우크라이나·러시아 피아니스트 ‘한무대서 평화 선율’ 감동 터치...3700여명 찾은 ‘DMZ오픈국제음악제’

여덟번의 콘서트 마치고 11일 화려한 마무리
피날레 무대는 정명훈·한재민·김태한 등 장식
임미정 총감독 “가보고 싶은 평화장소 만들 것”

민은기 기자 승인 2023.11.13 12:27 의견 0
정명훈 지휘자가 11일 ‘DMZ 오픈 국제음악제’ 피날레 무대에서 KBS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DMZ오픈국제음악제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와 러시아 피아니스트가 DMZ에서 평화의 선율을 연주하는 등 다양한 콘서트를 선보인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폐막공연은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우승자 한재민(첼로)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부문 우승자 김태한, 그리고 정명훈이 지휘한 KBS 교향악단이 장식했다. 음악제 기간 동안 3700여명이 관객이 참여해 음악이 전해주는 평화의 메시지에 깊이 공감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클래식 음악을 통해 평화의 소리를 전한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총관람객 3787명이 다녀간 가운데 11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린 국제음악제는 김태한(바리톤), 한재민(첼로), 로만 페데리코(피아노), KBS교향악단(지휘 정명훈) 등 국내외 최정상급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펼쳤다. 총기획은 임미정 예술감독이 맡았다.

4일 개막공연에는 로만 페데리코와 임헌정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출연해 ‘DMZ 오픈 페스티벌’ 위촉곡인 김신 작곡의 ‘치유하는 빛’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5일 공연은 영화음악을 소재로 한 ‘시네마콘서트’였다. 아드리엘 김이 지휘하는 과천시립교향악단이 칼 플레쉬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채, 피아니스트 임미정과 호흡을 맞췄다.

임희영(첼로), 김은채(바이올린), 임미정(피아노)이 6일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있는 ‘캠프 그리브스’에서 탄약고 음악회 ‘뮤직 인 더 쉐도우 오브 워’를 열고 있다. ⓒDMZ오픈국제음악제 제공


6일에는 민간인통제구역 안에 있는 ‘캠프 그리브스’에서 탄약고 음악회 ‘뮤직 인 더 쉐도우 오브 워’를 열었다. 임희영(첼로), 김은채(바이올린), 로만 페데리코(피아노), 임미정(피아노)이 연주했다. 이 공연은 DMZ 바로 인근에서 세계적 수준의 공연이 열렸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7일과 8일은 ‘예술감독 콘서트’라는 타이틀로 각각 김은채(바이올린)·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임희영(첼로)·임미정(피아노), 박혜지(타악기)·임희영(첼로)·로만 페데리코(피아노)·정인호(베이스)·임미정(피아노)이 무대에 섰다.

9일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부문 수상자들인 바리톤 김태한과 베이스 정인호가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와 함께 갈라 콘서트를, 10일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수상자들인 드미트리 초니와 안나 게뉴시네가 내한공연을 펼쳤다. 초니와 게뉴시네는 한국 첫 공연이었다.

첼리스트 한재민이 11일 정명훈 지휘자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DMZ 오픈 국제음악제’ 피날레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오픈국제음악제 제공
마리톤 김태한이 11일 정명훈 지휘자가 지휘하는 KBS교향악단과 ‘DMZ 오픈 국제음악제’ 피날레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다. ⓒDMZ오픈국제음악제 제공


11일 폐막공연에서는 한재민(첼로), 김태한(바리톤), 그리고 정명훈이 지휘한 KBS교향악단이 피날레를 장식했다.

국제음악제는 8번의 콘서트를 통해 짧고 굵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호로비츠 콩쿠르 1위 수상자인 우크라이나 출신의 로만 페데리코가 세 차례 공연했다. 또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2위와 3위를 차지한 러시아 출신의 안나 게뉴시네와 우크라이나 출신의 드미트리 초니가 한 무대에서 연주해 뭉클함을 안겨줬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심포지엄이 10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고 있다. ⓒDMZ오픈국제음악제 제공


‘음악과 평화’를 주제로 세 차례(4·6·10일)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CEO 자크 마퀴, 국제콩쿠르연맹 사무총장 플로리안 리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사무총장 니콜라스 데논코트가 전쟁, 음악, 평화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국제음악제 한 관계자는 “이번 제1회 국제음악제는 출연진, 구성, 프로그램에서 직간접적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담아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멘트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 해 임윤찬이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 해 더욱 유명해진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CEO 자크 마퀴는 “한국의 임윤찬 발굴은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플로리안 리임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 사무총장은 “음악이 도구가 되기보다는 음악을 통해 계속 영감을 주고 도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미정 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은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전했다.

또 9일에는 공연 후 로비에서 예정에 없던 팬 사인회가 열렸다. 공연을 펼친 아티스트 김태한과 정인호는 자연스럽게 관객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 관람객은 “이번 공연이 경기도가 하는 행사인 줄 몰랐다”며 “라인업과 가격, 구성 전부 너무 마음에 든다. 앞으로 이런 좋은 기회를 계속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미정 총감독은 “대중이 바라보는 DMZ는 조금은 무겁고 어두웠던 것이 사실이다”며 “이번 페스티벌이 DMZ를 아름답고 가고 싶은 평화의 장소로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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