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 아르헤리치 깐깐심사...‘게자 안다 피아노 콩쿠르’ 내년 1월31일 신청마감

알렉세이 볼로딘·이진상 배출한 세계적 경연
미하일 플레트네프·파보 예르비 협주곡 지휘
​​​​​​​대한민국 공식 파트너로 소누스아트도 참여

민은기 기자 승인 2023.12.16 12:49 | 최종 수정 2024.06.11 13:50 의견 0
‘2024 게자 안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본격적인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경연에서는 마르타 아르헤리치(왼쪽)가 심사위원을 맡고, 미하일 플레트네프(가운데)와 파보 예르비가 지휘자로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클래식비즈 DB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세계적인 거장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심사위원을 맡고, 미하일 플레트네프와 파보 예르비가 지휘자로 나서는 ‘2024 게자 안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본격적인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월 19일(일)부터 온라인 신청 접수가 시작됐으며 내년 1월 31일(수)에 마감된다.

‘게자 안다 콩쿠르’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게자 안다(1921~1976)의 이름을 딴 글로벌 대회다. 사망한 뒤인 1979년부터 그가 살았던 스위스 취리히에서 3년마다 열리고 있다. 실력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를 발굴해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 기반을 구축하게 해준다.

역대 수상자로는 알렉세이 볼로딘(2003년 1위)이 대표적이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어 2009년 이진상이 동양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었고, 2012년 김다솔(2위)·2018년 박종해(2위)가 차례로 수상했다.

‘게자 안다 콩쿠르’는 엄정한 심사로 유명하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으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 모두 8명이 위촉됐다. 준결승부터는 현존 최고의 지휘자들과 호흡을 맞춰 피아노 협주곡으로 승부를 겨룬다. 준결승은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결선은 파보 예르비가 지휘봉을 잡는다.

1992년 5월 30일 이후 출생한 사람이면 국적 상관없이 누구나 참가 지원할 수 있다. 지원서와 제출 자료를 심사해 3월 중 본선 진출자를 선발한다. 본선 1차 경연은 5월 30일(목)~6월 1일(토), 2차 경연은 6월 3일(월)~6월 4일(화) 열린다. 그리고 준결승은 6월 5일(수)~6일(목), 결선 및 시상식은 6월 8일(토) 열린다.

1위 4만 스위스프랑(약 6000만원), 2위 3만 스위스프랑(약 4500만원), 3위 2만 스위스프랑(3000만원)의 상금을 준다. 이밖에 특별상으로 게자 안다 오디언스상, 빈터투어 음악원 모차르트상, 호텐스 안다-뷔를레상을 수여한다. 1~3위 수상자는 3년간 게자 안다 재단에서 연주활동을 위한 매니지먼트를 제공받는다.

특히 ‘2024 게자 안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의 대한민국 공식 파트너사로 소누스아트가 함께 한다. 소누스아트는 피아니스트이자 스위스 취리히 콘서바토리 부총장인 허승연 대표가 지난 2019년 스위스에 본사를 설립한 클래식 전문 기획사다.

게자 안다 콩쿠르의 준결승이 취리히 콘서바토리에서 열리는 점에서 게자 안다 재단과 소누스아트의 파트너십이 성사됐다. 2024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탄생은 5월 30일부터 6월 8일까지 소누스아트 공식 채널과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백브리핑>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첫 전곡 녹음한 게자 안다

피아나스트 게자 안다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을 첫 전곡 녹음했다. ⓒ인터넷 캡처


피아니스트 게자 안다(1921~1976)는 제1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막 사라진 1921년 11월 1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났다. 코다이, 바르토크 등 수많은 작곡가들이 민족 음악을 부흥시키려던 때였고, 이러한 흐름 속에 그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에 큰 재능을 보였다.

리스트 음악원에 진학해 이후 1939년 멩겔베르크가 지휘하는 부다페스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어 20세기 최고의 거장 푸르트벵글러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프랑크의 ‘교향적 변주곡’을 연주했고, 이를 계기로 ‘건반 위의 음유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중한 실력으로 이름을 떨친 그는 베토벤, 슈만, 리스트, 브람스, 바르토크, 리스트 등 고전과 낭만을 아우르는 레퍼토리를 뛰어난 테크닉과 수준 높은 음악 해석으로 선보이며 유럽을 매료시켰다. 이후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스위스에 정착했고 1950년대 이후부터 모차르트 연구에 전념했다. 약 7년 동안 온전히 음악에만 몰두했고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을 건반으로 녹음한 최초의 피아니스트가 됐다. 전성기 때 그가 들려준 자연스럽고 흠잡을 데 없는 테크닉과 유려한 선율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다.

깊이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게자 안다는 1952년부터 그의 마지막까지 매년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 솔리스트로 출연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기록을 남긴다. 1960년대 그가 피아노와 지휘를 겸해 카메라타 잘츠부르크와 협연한 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전설의 앨범이다.

1974년 식도암 판정을 받았으나 묵묵히 투병생활과 연주활동을 병행하던 그는 많은 이들의 가슴에 영원히 떠나지 않을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남기고 1976년 6월 세상을 떠났다.

게자 안다의 삶은 전쟁의 폐허에서도, 삶이 꺼져가는 순간에도 오직 음악을 향한 강한 열정과 무대 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연주 그 자체였다. 그의 이러한 정신을 기리고자 그의 사후 3년 후인 1979년 ‘게자 안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됐고, 이어 3년에 한 번씩 열리게 됐다. 큰 별은 떠났지만 그의 강인한 정신과 영혼은 이제 막 떠오르는 샛별을 비추는 빛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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