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무’ ‘투란도트’ 등 히트로 자체수입 200억 첫 돌파...세종문화회관 ‘제작극장 변신의 힘’

지난해 6개 예술단 공연수입 12억 증가 33억원
​​​​​​​올해도 29개 작품 229회 새 공연으로 매진 예고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1.23 09:47 의견 0
세종문화회관이 6개 서울시예술단의 창작공연 활성화에 힘입어 1999년 법인화 이후 최초로 지난해 자체 수입 200억원을 돌파했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 등이 지난 9일 2024시즌 라인업 발표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 안호상 사장, 박혜진 서울시오페라단 단장, 고선웅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세종문화회관이 ‘일무’ ‘투란도트’ ‘다시, 봄’ ‘가곡시대’ ‘키스’ 등의 히트에 힘입어 1999년 법인화 이후 최초로 자체 수입 200억원을 돌파했다. 6개 서울시예술단의 창작공연 활성화를 통한 ‘제작극장 변신의 힘’이 수익에 반영된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은 2023년도 예산결산 결과 공연 관람료, 대관료, 임대수입 등으로 이뤄진 자체수입이 전년 대비 18%(34억원) 증가한 219억원이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자체 수입은 공연수입과 대관수입이 전년대비 12% 증가한 112억원, 후원금과 매장 임대수입 등 기타수입은 23% 증가한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소속 예술단 중심으로 진행한 공연수입은 전년대비 14% 증가한 76억원에 이른다.

지난 2022년 ‘제작극장’ 선언 이후 세종문화회관은 소속 예술단인 6개 서울시예술단(서울시국악관현악단·극단·무용단·뮤지컬단·오페라단·합창단)의 공연 품질개선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23년 자체수입 중 예술단 공연수입은 전년 대비 12억원이 증가한 33억원으로 집계됐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9일 올해 사업발표회를 통해 ‘기존 공연장과 차별화된 관람 체험 서비스로 관객에게 새로운 극장경험을 꾸준하게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의 ‘제작극장’ 비전은 올해도 계속된다. 2024년 세종 시즌은 소속 6개 서울시예술단 중심의 29개 작품 229회 공연으로 구성했다.

1999년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매년 시로부터 출연금 형태로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순수예술 중심의 서울시예술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예술교육사업, 사회공헌사업 등도 꾸준히 진행해 왔다. 공공 문화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은 공익사업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기관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재정 건전화를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세종문화회관이 6개 서울시예술단의 창작공연 활성화에 힘입어 1999년 법인화 이후 최초로 지난해 자체 수입 200억원을 돌파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2021년 안호상 사장 취임 이후 세종문화회관은 2022년 2월 대관 중심에서 벗어나 ‘제작극장’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그 결과 서울시예술단 중심으로 자체 공연을 제작하는 비중은 높아졌고, 조직개편을 포함한 공연제작 시스템을 개선해 공연 품질도 높여 나갔다.

‘예술단 중심의 제작극장’ 비전을 제시한 지 3년 차에 접어든 세종문화회관은 민간과는 차별된 창작공연으로 공연 생태계를 살리고 관객들과 꾸준히 만났다. 우리나라 공연예술 시장에서 창작공연으로 매표 수입을 올린다는 것은 어려운 선택이었다. 세종문화회관은 대극장 등 공연장과 미술관의 공실률을 최소화해 대관수입이 많이 증가됐다. 또한 기관 내 임대공간을 적극 발굴해 임대 수입을 늘리는 등 수입 다변화하며 자체 수입을 높였다.

2023년 자체수입에서 주목할 부분은 서울시예술단 창작공연의 성공이다. 2023년 세종문화회관의 유료 관람객 수는 49만5537명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49만7320명)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고, 2023년 소속 6개 예술단 전체 관람객 수는 8만6275명으로 2022년(5만9222명) 대비 46% 증가했다. 그 결과 예술단 공연수입은 2022년 21억원에서 2023년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상승을 기록했다.

예술단 공연 매진 사례도 이어졌다. 서울시무용단 ‘일무’, 서울시오페라단 ‘투란도트’, 서울시뮤지컬단 ‘다시, 봄’, 서울시합창단 ‘가곡시대’, 서울시극단 ‘키스’ 등 소속 예술단 공연이 매진됐다. 특히 서울시무용단 ‘일무’는 뉴욕 링컨센터에 진출해 공연 전회차를 매진시키는 등 큰 성과를 거두었다.

세종문화회관은 올해 세종 시즌 공연, 야외 공연, 싱크넥스트24 등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해서 펼칠 예정이다.

안호상 사장은 “법인화 이후 처음으로 자체 수입 200억원을 넘긴 것은 광화문광장 개장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1층을 활짝 열어 시민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주효했다”며 “앞으로 세종문화회관은 시민들이 서울 사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차별화된 예술 콘텐츠를 제공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공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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