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독창회 김우경 “15년전과 똑같이 ‘시인의 사랑’ 선곡...30대와 40대 목소리 비교해보라고”

독일어 가사 직접 한국어 번역해 자막 서비스
‘연가’라는 주제로 5월17일 15년만의 리사이틀
​​​​​​​프란체스코 토스티·레이날도 안의 가곡도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4.24 11:34 | 최종 수정 2024.05.31 16:49 의견 0
테너 김우경이 오는 5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국내 리사이틀을 연다. ⓒ썸월드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시간의 흐름 속에 많은 예술 작품들이 더욱 기품이 생기고 아름답게 변모하듯이 제 노래도 다양한 음악적 경험, 그리고 인생의 깊이와 함께 변화했을 겁니다. 동시에 20대, 30대, 40대 등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달라지는 음색을 그 시기가 아니면 팬들에게 들려드릴 수 없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40대 김우경의 목소리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테너 김우경이 2008년 첫 독창회에서 들려준 로베르트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Dichterliebe)’을 15년 만에 열리는 두 번째 독창회에서도 부른다. 그의 찐팬들이라면 30대 때와 40대 때의 보이스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굿찬스다.

세계무대와 국내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김우경이 오는 5월 17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 번째 국내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니스트 방은현과 호흡을 맞춘다.

31세 첫 독창회 이후 15년을 훌쩍 지나 47세에 준비한 이번 공연은 ‘연가(戀歌)’라는 주제로 사랑의 달콤함과 인생의 씁쓸함을 아우르는 곡을 골랐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과 함께 레이날도 안과 프란체스코 파올로 토스티의 가곡을 부른다. 그리고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한국 동요 몇곡을 최영민 작곡가가 새롭게 편곡한 곡도 준비해 풍성한 공연을 선사한다.

김우경은 한양대학교 성악과 졸업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나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노이에 슈팀멘 국제 콩쿠르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모차르트 아리아를 놀라울 만큼 능숙하게 소화해낸 그에게 독일의 신문기자는 20세기 최고의 테너라고 칭송받는 프리츠 분더리히에 견줘 “분더리히가 환생했다”고 극찬했다.

또한 그는 2004년 플라시도 도밍고 오페랄리아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테너 최초로 우승했다. 노래를 들은 도밍고는 “테크닉은 완벽했고, 음악의 해석은 그 누구도 그를 따를 사람이 없을 만큼 놀라웠다”고 호평했다.

이후 스페인 비냐스 국제 성악콩쿠르 1위, 핀란드 미리얌 헬린 국제 성악콩쿠르 1위 등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로 주목받았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로열오페라하우스, 밀라노 라 스칼라 등 세계 3대 오페라극장을 비롯해 세계 메이저 무대에서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 모교인 한양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번 독창회에서 선보일 여러 곡 가운데 하이라이트는 ‘시인의 사랑’이다. 슈만이 하이네의 시집 ‘노래의 책’ 중 16개의 시를 발췌해 곡을 붙였다. 당시 슈만은 클라라와 결혼하기 위해 법정의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었고, 그 시기 슈만에게 하이네의 시들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첫 곡 ‘아름다운 5월에(Im wunderschönen Monat Mai)’로 시작해 마지막 곡인 제16곡 ‘옛날의 불길한 노래(Die alten, bösen Lieder)’로 마무리되는 ‘시인의 사랑’은 사랑의 기쁨과 실연의 번민, 그리고 지나간 청춘에 대한 향수를 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김우경이 관객을 위해 ‘시인의 사랑’의 독일어 가사를 직접 한국어로 번역해 자막으로 선보인다. 그는 음악의 목적은 결국 ‘소통’이라며 “클래식 음악가로서 관객과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래하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소리와 음악은 영감이 있어야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릴 수 있는 아름다운 봄날에 ‘연가’라는 주제로 제 노래 인생을 여러분과 이야기해보려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우경은 이밖에도 이탈리아 가곡을 예술가곡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토스티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가곡 ‘여름의 달이여(Luna d'estate!)' ‘어부의 노래(Il pescatore canta!')’, 그리고 영어 가곡 ‘어제(Yesterday) ‘분리된(Parted)’을 노래한다.

프랑스의 자연주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평론가로 잘 알려진 안의 서정적이며 섬세한 가곡 ‘감미로운 시간(L’heure exquise)’ ‘사랑에 빠진 여인(L’énamourée)’도 함께 선사한다.

아름다운 5월, 테너 김우경이 따뜻한 음색과 섬세한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봄날의 감동과 전율을 선물한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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