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리뷰] 노쇼 티켓 200석도 4분만에 매진...광화문 달군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시시각각 변하는 LED 무대에 관객들 만족
시민예술단 프로 뺨치는 노래·연기에 감탄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6.12 19:04 | 최종 수정 2024.06.13 08:32 의견 0
서울시오페라단이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광화문광장이 시칠리아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사전관람 예약이 오픈 2분 만에 2000석 전석 매진된데 이어 노쇼 티켓 200석도 4분 만에 마감되는 히트를 기록했다. 야외공연이라는 오페라 대중화 실험이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 오페라단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첫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객석 2000석을 가득 채웠고,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시민들은 공연장 밖 벤치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 앉아 관람하기도 했다. 길을 지나가다 잠시 멈춰 노래를 듣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공연장을 찾은 이희연(36) 씨는 “답답한 공연장이 아닌 밖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좋았다”면서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이런 야외 오페라를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란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오페라단이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또 다른 관객 김현정(25) 씨는 “영화 ‘대부3’에도 나왔던 간주곡을 들을땐 아름다운 선율에 뭉클했다”며 “시민예술단도 참여한걸로 아는데 아마추어 티가 나지 않고 모두들 프로같았다”며 놀라워했다.

단연 무대 세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목재로 만든 조형물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LED로 꾸몄다.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무대 준비를 위해 공연 중간에 막간을 둬야 하지만, LED 무대는 순식간에 무대 배경을 바꿀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

고흐와 마티스 등 위대한 화가들의 다양한 그림을 활용한 배경은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시각적인 효과가 지나치게 화려해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오페라단이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오페라단이 11일 광화문광장에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공연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소프라노 조선형, 테너 정의근, 바리톤 유동직, 메조소프라노 송윤진·정세라 등 베테랑 성악가들의 연기와 노래는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마저 감탄하게 했다. 또한 공개모집을 통해 선발된 123명의 시민예술단도 제몫을 해내며 실력을 뽐냈다.

김덕기의 지휘 아래 군포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마에스타오페라합창단이 멋진 음악을 들려줬다. 엄숙정 연출의 촘촘한 무대 구성도 돋보였다.

서울시 오페라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12일 오후 7시30분 두 번째 공연이 열린다. 이날 공연은 정의근과 유동직을 대신해 테너 이승묵과 바리톤 박정민이 출연한다.

/eunki@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