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해외 유명 오르가니스트의 연주를 롯데콘서트홀의 ‘리거’로도 듣고 부천아트센터의 ‘카사방’으로도 듣는다. 세계 최고의 파이프 오르간을 보유한 수도권의 두 대표 콘서트홀이 오르간의 대중화를 위해 두 손을 맞잡았다.
롯데문화재단 김형태 대표와 부천아트센터 태승진 대표는 1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오르간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앞으로 ▲해외 오르가니스트 내한공연 진행시 상호 협력 ▲제3회 한국국제오르간콩쿠르 공동 주최 ▲파이프 오르간 프로그램 공동 제작 및 개발 ▲클래식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사업 발굴 및 상호 협력 등에 양 사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롯데문화재단과 부천아트센터는 지난 6월 프랑스 낭만주의 오르간의 권위자 벤 판 우스텐을 공동 초청해 2일(부천아트센터)과 4일(롯데문화재단) 기획공연을 성황리에 마쳤으며, 이번 협약 체결을 발판 삼아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상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데 동의했다.
롯데문화재단 김형태 대표는 “롯데콘서트홀이 국내 콘서트홀 최초로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한 이래 그간 국내에서 쉽게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오르간 곡을 연주함으로써 국내 클래식 레퍼토리를 다변화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앞으로 부천아트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오르간 음악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천아트센터 태승진 대표는 “지난해 5월 개관 이래, 무대에 선 국내외 오르가니스트들이 콘서트홀 공간과 어우러지는 파이프 오르간 소리에 여러 차례 극찬을 아까지 않았다”며 “그간 선도적으로 오르간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롯데문화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오르간 프로그램의 다변화와 대중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콘서트홀 최초로 파이프 오르간이 설치된 롯데콘서트홀의 오르간은 오스트리아 빈 뮤직페라인의 오르간을 제작한 ‘리거(Rieger)’에서 제작한 것으로 개발부터 설치까지 2년 이상 걸렸다. 2016년 롯데콘서트홀 개관과 함께 선보인 파이프 오르간은 디자인 및 도면제작 9개월, 파이프 제작 9개월, 운송 2개월, 설치 3개월, 조율 4개월, 테크니컬 테스트에 5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됐다. 파이프 오르간 제작 비용은 약 25억원이며, 무대 위에 있는 이동식 콘솔 비용은 약 8억원이다.
4단건반, 다양한 소리를 구현하는 68개의 스탑, 5000여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 오르간은 아름다운 조형미를 바탕으로 신비롭고 다채로운 소리의 향연을 선사한다.
지자체 건립 공연장 최초로 대형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용홀 부천아트센터 오르간은 세계적인 파이프 오르간 제작사 캐나다 ‘카사방 프레르(Casavant Frères)’가 제작을 맡았다. 2020년 8월 제작에 착수해 캐나다 오르간 장인들이 직접 제작한 고품질 자재들을 공수했고, 설치와 조율까지 총 2년 8개월이 걸렸다.
총 사업금액 약 28억원이 투입된 부천아트센터 파이프 오르간은 4576개의 파이프와 63개의 스탑, 4단 건반, 2대의 연주 콘솔로 이루어졌으며 바로크 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연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파사드 디자인은 다중 곡선형 2열 배치를 통해 콘서트홀 벽면과 어우러지는 입체적 물결무늬로 아름다운 조형미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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