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배성연, 이강현, 이유빈, 김준우는 발달장애인 피아니스트다. 이들은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서 음악 공부를 하며 아동·청소년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수준급 피아니스트가 됐다. 이들 중 두 사람은 서울대 음대에서 공부하고 기업에 취업해 전문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 나머지 두 사람은 대학 재학 중으로 각종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는 오는 7월 26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 용산구 일신홀에서 이들 4명의 발달장애 피아니스트들이 ‘비전 피아노 앙상블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비전 피아노 앙상블’은 지난해 창단연주회를 가졌다. 이번 무대는 일신문화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으로 취약계층 아동 전문 음악인 양성 지원 프로그램 사업을 통해 개최되는 공연이다.
독주 무대부터 2명의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하는 포핸즈(Four hands), 세 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식스핸즈(Six hands), 네 명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에잇핸즈(Eight hands) 편성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준비했다.
뷰티플마인드에서 구자은 선생을 사사하고 발달장애인 최초로 서울예고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진학한 배성연 피아니스트는 졸업 후 뷰티플마인드 취업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메리츠캐피탈 소속 전문 연주자로 취업했고, 올해 세계적 지휘자 금난새와 협연 무대를 갖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강현 피아니스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뷰티플마인드 강소연 선생을 사사하며 기본기부터 테크닉까지 탄탄히 다지며 맞춤형 피아노 레슨을 받았고, 서울예고를 거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진학해 현재는 동국제약 소속 전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선화예고 작곡과를 졸업하고 올해 국민대학교 작곡과에 입학한 이유빈 피아니스트는 성보경 선생을 사사하며 뛰어난 피아노 연주와 작곡 실력으로 각종 콩쿠르를 휩쓸며 이목을 집중시켰고 현재 오미아코리아 소속 전문 연주자로 다양한 레퍼토리의 음악적 커리어를 지속해 나가고 있다.
올해 새로 합류하게 된 김준우 피아니스트는 어려서 부터 오롯이 음악만을 반복해서 듣고 귀 기울이며 터득한 뛰어난 청음감으로 김정은 선생을 사사하며 실력을 쌓았고 강릉원주대학교 음악대학에 진학해 각종 음악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1부는 포레의 ‘돌리 모음곡’ 중 네 곡을 포핸즈로 연주하며 문을 연다. 이어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순간’ 1번,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2번’, 리스트의 ‘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를 3명이 화려한 독주 기교로 선보인다. 2부에서는 이유빈 피아니스트가 작곡한 곡으로 선화 작곡 콩쿠르에서 입상했던 ‘피아노, 클라리넷을 위한 Notre Dame’을 특별히 스승인 성보경 피아니스트와 뷰티플마인드 강사 김정태 클라리네티스트의 듀엣 무대로 연주한다. 또한 모차르트의 ‘파가로의 결혼’ 서곡 K.492를 3명의 피아니스트가 원 피아노 식스핸즈 연주로 선보이며, 라비냑의 ‘갤롭 행진곡’과 조플린의 ‘엔터테이너’를 4명의 피아니스트가 원 피아노 에잇핸즈로 연주해 풍성 선율이 가득한 무대를 선사한다.
공연 사회를 맡은 뷰티플마인드 지도 강사이자 운영위원인 유혜영 피아니스트는 “발달장애를 가진 연주자들이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에잇핸즈를 연주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라며 “하지만 음악을 배우고 소화하는 재능이 남다른 뷰티플마인드 피아니스트들이 피나는 노력을 거쳐 서로를 배려하고 맞추어 가며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분들이 감동과 힐링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전 피아노 앙상블 정기연주회’는 전석 무료로 누구나 관람 가능하며, 예매 및 자세한 내용은 뷰티플마인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뷰티플마인드는 음악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문화 외교 자선단체다. 2008년부터 시작된 ‘뮤직아카데미’를 통해 장애·비장애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169명의 음악인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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