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 토머스 햄프슨이 선물한 ‘네 개의 엄숙한 노래’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7.27 16:41 의견 0
세계적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이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월드클래스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이 서울시향의 실내악 무대에 출연해 풍성한 음악을 선물했다.

햄프슨은 3월 30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2024 서울시향 실내악 시리즈 II: 브람스와 브루흐’ 무대에 섰다.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두 차례(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9일 롯데콘서트홀) 협연한 후 실내악 공연에도 나온 것.

헤르만의 ‘기상곡 1번’으로 문을 열었다. 헤르만은 라이프치히 음악원 교수이자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수석으로 활동했다. 이 작품은 헤르만이 세 대의 바이올린이라는 이례적인 악기 조합을 위해 쓴 세 개의 카프리치오 가운데 첫 번째 곡이다. 같은 음색을 지닌 세 악기의 낭만적이고 현란한 스타일의 연주가 돋보였다.

세계적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이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세계적 바리톤 토머스 햄프슨이 브람스의 ‘네 개의 엄숙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이어 브람스의 말년 걸작인 가곡 ‘네 개의 엄숙한 노래’를 햄프슨이 노래했다. 브람스가 사모한 ‘정신적 연인’ 클라라 슈만을 향한 숭고한 사랑, 삶과 죽음에 모티브를 두고 있으며, 성서에서 노랫말을 가져온 가곡이다.

중후하고 고독한 음형을 통해 짙은 애수와 젊은 날의 초상과 회한을 보여줬다. 클라라가 세상을 떠난 뒤, 브람스가 직접 피아노를 치며 이 곡을 처절하게 불렀다는 서글픈 일화가 전해진다. 영국 작곡가 데이비드 매슈스가 피아노 파트를 현악 오케스트라로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했다.

서울시향 단원들이 세 대의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한 헤르만의 ‘기상곡 1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단원들이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3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단원들이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3번을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단원들이 브루흐의 현악 8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단원들이 브루흐의 현악 8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향 단원들이 브루흐의 현악 8중주를 연주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3번은 작곡가 만년의 작법이 반영된 실내악 명곡으로, 그의 피아노 삼중주 가운데 가장 짧고 간결하게 압축돼 있다. 브람스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해 작곡한 3번은 섬세하고 풍부한 서정성이 잘 드러나 있다.

마지막으로 브루흐의 현악 팔중주가 펼쳐졌다. 브루흐는 실내악곡을 즐겨 썼으며, 실내악곡은 그의 음악적 인생과 발전을 잘 반영하고 있다. 고전적인 구성을 따르고 있지만 스케르초를 생략해 3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브루흐는 이 곡에서 제2첼로를 더블베이스로 교체함으로써 더 풍부한 짜임새와 묵직한 음향을 들려줬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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