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의 마술사가 선사하는 ‘페트루슈카’...뤼도비크 모를로 8월31일 국립심포니 지휘

스트라빈스키 대표 발레곡 새로운 접근
기존 악보 해체해 새로운 사운드 창조

‘늦깎이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코르산티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연주

김일환 기자 승인 2024.08.20 13:13 의견 0
‘음향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지휘자 뤼도비크 모를로가 8월 31일 국립심포니를 지휘해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를 연주한다. ⓒ국립심포니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러시아 혁명 이후 고국을 떠났다. 이들이 러시아를 등지기 전 탈고한 작품을 살펴보며 ‘시대의 이념’에 부응하지 않은 치열한 음악관이 엿보인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8월 31일(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뤼도비크 모를로의 지휘로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를 무대에 올린다.

공연의 포문은 스트라빈스키의 초기 작품 ‘불꽃놀이’로 연다. 스타 작곡가로의 서막을 열게 해준 작품이자 발레 뤼스의 창시자였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와 인연을 맺어준 작품이다. 잘 알려진 ‘불새’ ‘봄의 제전’과 달리 26살 청년 스트라빈스키의 대담한 화성 진행과 화려한 리듬의 전조가 두드러진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로맨스’와 ‘발라드’로 대표되는 작품이자 1975년 에릭 카멘의 히트곡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에 차용될 만큼 강력한 대중성을 지닌 작품이다.

‘늦깎이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코르산티아가 8월 31일 국립심포니와 호흡을 맞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국립심포니 제공


협연 무대에 오르는 알렉산더 코르산티아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세에 루빈스타인 콩쿠르(1995년)를 우승하며 ‘늦깎이 피아니스트’로 등장했다. 조지아 출신으로 40세에 비로소 이 곡을 협연한 그는 러시안적인 해석법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그는 “라흐마니노프는 쇼팽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 곡의 핵심은 쇼팽만큼이나 세련됐다”며 그만의 라흐마니노프를 들려준다.

대미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가 장식한다. 발레를 원작으로 해 무용을 염두에 둔 화려한 악기군이 이목을 끈다. 음악 그 자체로 훌륭해 오늘날에는 발레 없는 오케스트라 모음곡으로 자주 오른다.

특히 이번 무대에 오르는 뤼도비크 모를로는 ‘음향의 마술사’로 알려져 있다. 시애틀 심포니에 수차례 그래미상 안긴 모를로는 감정과 서사를 극대화하는 러시안 레퍼토리의 기존 해석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악보를 해체해 새로운 음향으로 세공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발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금관과 현악기가 주고받는 긴밀한 앙상블 기교뿐만이 아닌, 다채로운 음향의 향연이 그의 지휘봉에서 새롭게 조율된다.

8월 31일 국립심포니 공연의 포스터는 싱어송라이터 겸 화가로 활약하고 있는 마이큐(My Q)가 참여했다 . ⓒ국립심포니 제공


또한 국립심포니는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감상 지평을 열고자 미술작가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포스터 작업에는 마이큐(My Q)가 참여했다. 200곡이 넘는 작품을 발표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화가다. 발레 원작인 ‘페트루슈카’ 속 다채로운 리듬과 선율을 캔버스 색과 선으로 담아내 ‘상상 속 발레리나’를 통한 작품의 ‘자유로움’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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