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란트 “슈만 교향곡 4번은 차마 부치지 못한 러브레터”...초판본 연주로 열정·대담성 재현
국립심포니 9월16일 예술의전당 공연
드미트로 우도비첸코 한국 첫 협연무대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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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5:19 | 최종 수정 2024.09.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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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슈만의 음악은 차마 부치지 못한 러브레터와 같고, 마치 GPS 없이 마음을 떠다니는 여행과 같습니다. 그의 교향곡 4번 초판본을 통해 슈만이 지닌 본래의 열정과 초기의 대담성을 재현하려고 합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인 다비트 라일란트는 슈만 스페셜리스트다. 로베르트 슈만이 지휘자로 활약한 400년 역사의 뒤셀도르프 심포니에서 마리오 벤자고에 이어 두 번째로 ‘슈만 게스트’로 임명됐다. 슈만 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뛰어난 감수성을 인정받은 그가 슈만의 음악적 본질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간다.
다비트 라인란트와 국립심포니는 9월 26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슈만의 걸작인 교향곡 4번을 중심으로 슈만의 깊은 음악 세계를 탐험하며, 관객들에게 그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재발견할 기회를 선사한다.
공연의 포문은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으로 연다. 슈만이 어린 시절 매료되었던 작가 바이런의 극시 ‘만프레드’에서 영감을 받아 1848년에 16곡의 음악극으로 작곡됐다. 주인공 만프레드가 옛 연인 아스탈테의 영혼을 만나 구원받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30대 청년 슈만의 시선을 통해 투영된 만프레드의 삶의 격정과 낭만이 이 한 곡에 응축돼 펼쳐진다.
2024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의 국내 첫 협연 무대도 만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그는 이번 무대에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초절기교와 더없이 맑은 선명한 음색을 동시에 요구하는 난곡으로 그의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를 확인하는 자리다.
대미는 슈만 교향곡 4번이 장식한다. 1841년 오리지널 버전이 연주된다. 다비트 라일란트는 “나에게 슈만은 현실에 묶이지 않고 다른 세상을 향한 꿈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말한다. 라일란트는 웅장한 관현악법이 돋보이는 개정본 대신 관습적인 틀을 벗어난 초판본을 통해 슈만의 본래의 의도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겠다는 각오다.
국립심포니는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감상 지평을 열고자 미술작가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포스터 작업에는 AI(인공지능) 전문가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이은준이 참여했다.
AI와 다른 기술의 혼합하여 탄생한 이번 미술작품 ‘TIMELESS’는 슈만 작품에 대한 시각적 은유이자 시간을 초월하며 사랑받아온 음악에 대한 경의가 담겨있다. 작품이 뿜어내는 승리감과 기쁨을 유기적인 형태로 담고, 작품이 지닌 역동성과 파동을 표현했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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