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정의 ‘수제천 resounds’ 초연...국립심포니 환경콘서트 ‘ECO & ECHO’

정치용 지휘로 9월 세종·11월 통영서 공연
연주와 함께 미디어아트 상영 ‘보는 재미’도

베토벤 ‘전원교향곡’·멘델스존 ‘핑갈동굴’ 등
자연의 아름다움·다채로움 담은 곡들 선사

박정옥 기자 승인 2024.09.05 10:27 의견 0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13일 세종예술의전당과 11월 30일 통영국제음악당에서 환경콘서트 ‘ECO & ECHO’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특히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미디어아트가 동시에 무대에 상영된다. ⓒ국립심포니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환경이 파괴되고 생명이 위협받는 지금, 이 음악은 단지 전통 음악으로서의 가치를 넘어 우리에게 도달한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서양에서는 자연을 대상으로 보지만, 오늘 우리에게는 자연을 함께해야 하는 존재로 보는 수제천의 정신이 필요합니다.”

작곡가 최우정이 널리 알려진 국악 작품 중 하나인 ‘수제천(壽齊天)’을 재해석한 ‘수제천 resounds’의 초연무대가 열린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오는 9월 13일(금) 세종예술의전당과 11월 30일(토) 통영국제음악당에서 ‘ECO & ECHO’를 선보인다. 정치용이 지휘봉을 잡는다. 타이틀에서도 나타나듯 이번 공연은 환경(Eco)을 주제로 하며,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음악(Echo)으로 풀어낸다.

1500년 전 백제시대의 노래 ‘정읍사’를 원곡으로 하는 수제천은 ‘생명을 가지런히 하여, 하늘 앞에 고한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정신을 잇고자 한 최우정의 ‘수제천 resounds’는 두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첫 악장 ‘오래된 음악들의 메아리’는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자연에 대한 회상이며, 두 번째 악장 ‘먼 훗날로부터 오는 메아리’는 오늘날 사라져가는 자연을 상징한다.

작곡가 최우정이 널리 알려진 국악 작품 중 하나인 ‘수제천(壽齊天)’을 재해석한 ‘수제천 resounds’의 초연무대가 열린다. ⓒ국립심포니 제공


전체 프로그램의 구성 역시 흥미롭다. ‘수제천 resounds’ 첫 악장을 공연의 첫 머리에 놓고, 두 번째 악장을 공연의 마지막에 배치해 수미상관을 이룬다. 기후 변화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동양적 시선에서 탐구하는 작곡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현대음악, 오페라, 국악을 아우르는 최우정의 폭넓은 작품세계에서 이번 무대는 전통의 재해석을 넘어, 동시대성을 이끌어낼지 많은 관심을 모은다.

자연은 수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움이 묘사된 곡들이 역시 시선을 끈다.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대표하는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멘델스존이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 제도의 신비로운 자연을 노래한 ‘핑갈의 동굴’, 영국의 전원 풍경을 담은 본 윌리엄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종달새의 비상’이 연주된다.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이 본 윌리엄스의 ‘종달새의 비상’을 협연한다. ⓒ국립심포니 제공


특히 정교한 새소리를 닮은 바이올린 독주가 핵심인 ‘종달새의 비상’을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의 연주로 만난다. 최근 프랑스 롱 티보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그의 섬세한 연주력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특별히 이번 공연에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는 미디어아트가 동시에 무대에 상영된다. 청각과 더불어 시각적으로 음악적 체험을 극대화하는 다차원적 예술의 장이 펼쳐진다. 공연의 주제가 더욱 강렬한 경험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심포니는 이번 공연을 통해 문화예술 향유의 범주를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확대한다. 세종과 통영에서 두 차례 펼쳐지는 무대는 완성도 높은 클래식 공연을 통해 지역민들의 균등한 문화 향유권을 보장한다.

/park72@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