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는 오는 2월 14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Tam Lan Truong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가 보석같은 비외탕의 숨은 명곡 ‘몽상’과 ‘아메리카의 추억’을 선사하는 등 프랑스의 아름다운 시절(벨에포크)을 대표하는 곡들로 리사이틀을 연다.
최송하는 오는 2월 14일(금)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한다. 올해 한국에서 선보이는 첫 리사이틀로 어린 시절부터 깊은 관심을 가져온 프랑스 바이올린 레퍼토리를 기반으로 드뷔시, 프랑크, 풀랑크, 비외탕 등의 작품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박영성이 반주를 맡는다.
최송하는 2023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CMIM) 바이올린 부문 2위 수상과 함께 세미파이널 최고 소나타상, 캐나다 작품 최고 연주상, 청중상을 휩쓸었다. 또한 2024년 퀸 엘리자베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1부의 서막을 여는 작품은 클로드 드뷔시 ‘목신의 오후 전주곡(L.86)’이다. 인상주의 음악의 선구자로 알려진 드뷔시는 독창적인 음색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인물이다.
상징주의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이 곡은 특유의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로 관객을 매료시켜왔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될 ‘목신의 오후 전주곡’은 꿈속을 거니는 듯한 선율에 최송하만의 서정성과 정교함이 어우러져 프랑스의 아름다운 시절(벨에포크)로 안내한다.
뒤를 이어 연주되는 드뷔시의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L.140)’는 작곡가의 후기 걸작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혼란의 시대를 배경으로 작곡됐다. 강렬한 감정과 실험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이 곡은 드뷔시의 생애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대화하듯 주고받는 선율은 곡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드뷔시만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인다.
1부의 마지막 곡인 세자르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FWV.108)’는 낭만주의의 감성과 구조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으로 웅장하면서도 감미로운 선율로 잘 알려져 있다.
이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의 결혼 선물로 작곡됐으며, 하나의 주제를 작품 전체에 걸쳐 반복적으로 활용하고 변형시키는 사이클릭 형식이 돋보인다. 이러한 형식을 통해 네 개의 악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곡 전반에 강렬한 서정성과 깊은 감정의 흐름을 전달한다. 특히 3악장에서 독백처럼 시작되는 선율과 피아노와의 대화는 이 곡의 감정적 정점을 이루며, 낭만주의의 진수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2부의 시작은 드뷔시의 짧은 소품 중 ‘아마빛 머리의 소녀’와 ‘왈츠풍의 렌트보다 더 느리게’로 시작하며, 프란시스 풀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FP.119)’가 뒤를 이어받는다. 20세기 프랑스 음악을 대표하는 풀랑크는 특유의 유머와 감성적인 선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곡은 스페인의 시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에게 헌정됐으며, 진지함과 유머가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특히 2악장은 “The sound of guitar makes dream weep(기타의 소리가 꿈을 울게 한다)”라는 시구에서 영감을 받아 느린 탱고 리듬과 피아노의 기타 반주가 어우러져 독특한 색채를 지닌다.
공연의 마지막은 앙리 비외탕의 ‘몽상(Op.22)’과 ‘아메리카의 추억(Op.17)’ 등 두 개의 살롱 작품으로 마무리된다. 19세기 바이올린 음악의 선구자인 비외탕은 화려한 테크닉과 감정이 어우러진 작품들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기술적인 기교를 넘어 서정성과 민속적인 색채를 통해 대중적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 독주회에서 연주될 비외탕의 살롱 음악들은 그의 음악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곡들이며 특히 국내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새롭게 조명한다. 이 곡들은 단순히 기교를 뽐내기 위함이 아닌, 감각적이고 우아한 표현력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하고자하는 최송하의 마음이 담겨있다.
최송하 바이올린 리사이틀 티켓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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