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소한 곡에 생명 불어넣는 것도 저의 임무”...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 독주회
9월22일 부천아트센터 단독리사이틀
블라디게로프의 ‘바르다르’ 등 연주
바르톡의 난곡 ‘소나타 2번’도 선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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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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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는 2023 몬트리올 국제음악콩쿠르(CMIM)에서 바이올린 부문 2위 및 세미파이널 최고 소나타상, 캐나다 작품 최고 공연상, 청중상을 휩쓸었다. 올해는 퀸 엘리자베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최송하가 오는 9월 22일(일) 오후 3시 부천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연다. 독일 한스 아이슬러 음악대학에 함께 재학 중인 피아니스트 김정환이 반주를 맡는다.
최송하는 이번 독주회에서 불랑제, 풀랑크, 라벨 등을 비롯한 대표적인 프랑스 작곡가들부터 그리그, 블라디게로프, 바르톡이라는 국민악파 성향의 개성 있는 작곡가들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1부의 시작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성 작곡가 릴리 불랑제의 짧지만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녹턴으로 구성했다. 필립 글래스, 아스트로 피아졸라와 같은 유명 작곡가들의 음악 선생님이었던 나디아 불랑제의 동생인 릴리 불랑제는 파리 음악원에서 또 다른 프랑스의 유명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를 사사했다. 이외에도 클로드 드뷔시, 앙리 호네거 등의 프랑스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불랑제의 작품은 가히 프랑스 특유의 다채로운 하모니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후 불랑제와 동시대에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프랑시스 풀랑크의 작품이 뒤를 잇는다. 마찬가지로 짧지만 녹턴과 대조되어 파워풀하고 생동감 넘치는 풀랑크의 바가텔 다음으로는 노르웨이의 대표 작곡가 에드바르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이 준비돼있다. 민족적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는 이 곡은 총 3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1부의 끝을 알리는 판초 블라디게로프의 불가리아 랩소디 ‘바르다르’는 불가리아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드러내는 곡으로, 그리그의 작품과 함께 민족주의가 성행하던 시대의 음악 분위기를 생생히 전달한다. 한국 무대에서는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곡인 만큼 큰 기대를 자아낸다.
2부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세미 파이널에서 연주했던 벨러 바르톡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으로 시작된다. 총 2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바르톡 스스로도 “유별나게 어렵다”고 묘사했을 정도로 매우 비르투오소적이다. 1악장은 하나의 긴 음으로 시작되며, 모호한 화성과 함께 조성이나 박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멜로디로 진행된다. 2악장은 강렬한 피치카토로 시작돼 반복적이면서 공격적인 리듬으로 펼쳐진다.
공연의 피날레는 모리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이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사이의 독특한 텍스처를 선보이는 1악장, ‘블루스’라는 타이틀답게 슬라이딩·당김음·자유로운 리듬으로 블루스 음악을 연상케 하는 2악장, 그리고 현란한 기교가 돋보이는 3악장으로 이루어져있다.
뚜렷한 색채의 연주 스타일과 실력으로 입지를 다지고, 최근에는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까지 거두며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는 최송하. 더스트라드 9월호 인터뷰에서 “관객들에게는 생소한 곡일지라도 작품성이 뛰어난 곡들을 발굴하고, 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연주자로서 우리의 임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한 그가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리사이틀은 그만의 음악적 철학과 여정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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