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바리톤 이응광이 ‘나의 사랑, 클라라에게’라는 타이틀로 오는 5월 9일 성음아트센터 무지카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성음아트센터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클래식 음악 역사에서 로베르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의 러브 스토리는 유명하다. 슈만은 피아노 스승이었던 프리드리히 비크의 교제 반대에 법정싸움으로 응수하며 그의 딸인 클라라 비크를 사랑했다. 두 사람은 약 5년간의 열애 끝에 1840년에 결혼했다.

얼마나 행복했을까. 슈만은 이 해에 약 140여곡의 명품 가곡을 작곡했다. ‘시인의 사랑’을 비롯해 ‘리더크라이스’ ‘여인의 사랑과 생애’ ‘미르테의 꽃’ 등이 가곡집이 줄줄이 탄생했다. 그래서 슈만의 생애에서 1840년을 ‘가곡의 해’라고 부른다.

세계적인 바리톤 이응광이 ‘나의 사랑, 클라라에게(Meine Liebe Clara)’라는 타이틀로 리사이틀을 연다. 오는 5월 9일(금) 오후 7시 30분 성음아트센터 무지카홀에서 팬들을 만난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슈만의 대표 가곡들을 노래해 클라라에게 바치는 헌정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응광은 월드 클래스 실력을 갖춘 아티스트다. 독일 알렉산더 지라르디, 이탈리아 리카르도 잔도나이, 스위스 에른스트 해플리거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스위스 바젤 오페라극장 전속 주역가수로서 베를린 필하모닉, 샹젤리제 극장, 자브뤽켄 국립극장 등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

이번 독창회에서 이응광은 단순히 슈만의 곡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슈만의 시선에서 클라라의 삶과 정서에 공감하며 그에게 위로를 보내는 음악적 대화를 시도한다. ‘시인의 사랑’을 비롯한 슈만의 가곡 중 깊은 정서를 담은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사랑과 분노, 회한과 존경이 뒤섞인 다층적인 감정의 레이어를 드러낸다.

이응광 리사이틀 ‘나의 사랑, 클라라에게’는 이소영이 피아노 반주를 맡고 ‘왼손 피아니스트’ 이훈이 특별출연한다. ⓒ성음아트센터 제공


반주는 스위스 루체른 음대에서 리트반주를 전공한 피아니스트 이소영이 맡아, 깊이 있는 해석으로 이응광의 서사를 섬세하게 뒷받침한다. 또한 스페셜 게스트로 뇌졸중을 극복한 ‘기적의 왼손 피아니스트’ 이훈이 출연한다. 이훈은 신체의 한계를 넘어 예술의 본질을 보여주는 감동의 연주로 공연의 메시지를 더욱 강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성음아트센터가 운영하는 ESG ART CONCERT 시리즈의 일환으로 열린다. 인쇄물을 최소화해 환경을 보호하고, 수익금을 장애인 음악가 육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는 사회적 음악 프로젝트다. 단순한 예술 소비를 넘어 ‘같이의 가치’를 실천하는 공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음아트센터 허대광 대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이응광과 이소영 선생님을 모실 수 있어 영광이며, 이번 공연을 통해 ESG ART CONCERT가 지향하는 공감, 환경, 나눔의 가치를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현아 예술감독은 “클라라의 삶을 음악으로 재조명하고, 장애 예술인과 함께하는 무대로 예술의 본질을 묻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이번 기획의 의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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