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출신의 김예원 박사가 AI 작곡 도구 ‘어뮤즈’를 소개하며 ‘AI와 인간 창작의 공존’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음그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국내 최고 수준의 작곡 입시·창작 교육 기관인 음그(EUMG)가 주최한 ‘작곡의 경계를 넘다 : AI와 인간 창작의 공존’ 특별 강연이 지난 26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행사에는 작곡을 공부하는 대학생, 현업 작곡가, 음악 교육자, 그리고 음악 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 등 음악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직업군이 참석해 AI와 음악 창작의 접점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강연에서는 음악 AI의 현재와 발전 흐름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다양한 작곡 AI의 특징 비교가 이루어졌으며, KAIST 출신의 김예원 박사는 AI 작곡 도구 ‘어뮤즈(Amuse)’의 설계 철학과 차별화된 기능을 소개했다. 특히 텍스트·이미지·오디오 등 다중 모달 입력을 코드 진행으로 변환하는 어뮤즈의 핵심 기능을 실시간 시연하며, 음악 AI가 단순히 완성된 음악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작곡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질의응답 시간에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지만 주로 음악 AI에 관한 우려 섞인 질문들이 주를 이루었다. 방대한 음악 자료를 AI가 어떤 권한으로 학습할 수 있는지, 작곡 AI가 만든 음악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음원 제작 과정에서 AI가 사용될 경우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처리되는지, 음성 AI가 특정 가수의 목소리를 모방하는 것은 윤리적·법적으로 허용 가능한지 등이 언급됐다.
또한 현업에서 웹드라마 등 다수의 음악이 이미 AI로만 제작되고 있다는 현실, 그리고 AI가 작곡한 작품이 저작권협회에 등록될 수 있고 그렇다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저작권 관련한 질문에는 김예원 연구원이 “빅테크 회사들은 저작권법을 어기며 AI를 학습시킬 이유가 없으며, 그로 인해 얻는 것보다 훨씬 큰 법적 리스크를 감수하게 된다. 어뮤즈 역시 이러한 이유로 저작권이 만료된 작품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덧붙여 그는 “어떠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필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우려와 실질적 변화가 뒤따르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가 마련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는 연구계만의 노력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연구계·산업계·예술계·국가기관이 모두 참여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을 함께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그 교육기획부 장진규 파트장은 “AI의 흐름은 50여년 전 엘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혁명을 예견했듯 거스를 수 없는 변화다. 앞으로 음그는 대중이 음악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한 교육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오늘과 같은 음악인·연구계의 만남을 강연·세미나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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