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임희영이 아홉 번째 정규 앨범 ‘The Encores Album(앙코르 앨범)’을 21일 발매한다. ⓒ임희영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첼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에 비해 레퍼토리의 폭이 좁은 편입니다. 이번 앨범은 그 한계를 넘어서고자 누구에게나 친숙한 클래식 소품들을 편곡해 더 따뜻하게, 더 친근하게 첼로 음색으로 들려줍니다.”

베이징 중앙음악원 교수인 첼리스트 임희영이 아홉 번째 정규 앨범 ‘The Encores Album(앙코르 앨범)’을 21일 발매한다. 멜론, 카카오뮤직, 애플뮤직, 스포티파이, 아마존, 큐큐뮤직, 디저 등 국내외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서도 들을 수 있다.

‘The Encores Album’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친숙한 클래식 소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포레의 ‘꿈을 꾼 후에’,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등 위로와 휴식을 선사하는 포근하고 감미로운 음악 15곡을 수록했다.

임희영은 이번 앨범에서 ‘편곡자 임희영’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쇼팽의 ‘24개의 전주곡 중 e단조(Op.28 No.4)’ ‘24개의 전주곡 중 A장조(Op.28 No.7)’ ‘마주르카 C장조(Op.67 No.3)’, 그리고 슈베르트의 ‘즉흥곡(Op.90 No.3)’을 셀프 편곡했다.

그는 최근 전화인터뷰에서 “특히 전주곡 e단조는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멜로디와 화성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다고 여겨질 수 있으나, 깊은 예술성과 내면의 진정한 표현력이 요구되는 곡이다”라며 “듣는 이로 하여금 고독, 회한, 그리움 등 내면의 목소리를 첼로의 깊이 있는 울림으로 전달하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시절 3년간 피아노 수업을 들었는데, 이번 작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첼리스트 임희영이 아홉 번째 정규 앨범 ‘The Encores Album(앙코르 앨범)’을 21일 발매한다. ⓒ임희영 제공


6번 트랙에 수록된 프로코피예프의 발레곡 ‘돌의 꽃 이야기’에 나오는 ‘왈츠’는 오랫동안 애를 태운 곡이다. 2010년께 유럽에서 공부할 때 한 첼리스트의 독주회에서 앙코르 곡으로 처음 들었다. 즉시 몽환적인 분위기에 매료됐다.

“연주회 직후 첼리스트에게 악보를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지금 악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어요. 그래서 러시아에서 유학 온 친구에게 부탁해 어렵게 크누셰비츠키가 편곡한 첼로 악보를 구했으나, 반주 악보는 구하지 못해 집에서 혼자 가끔 무반주로 연주해 보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다 세월이 지나 제가 직접 많은 편곡을 해본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발레 원곡 악보를 찾아 직접 반주 악보를 만들어야 겠다고 결심했어요. 피아노 반주 악보를 완성해 처음 연주했을 때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이 왈츠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임희영의 섬세하고 깊이 있는 음악성과 넓은 음역을 아우르는 첼로의 매력이 고스란히 담긴 이번 음반은 원곡과는 또 다른 감성을 전한다. 차이콥스키의 ‘사계’ 중 ‘10월-가을의 노래’는 첼로의 풍부한 울림을 위해 원곡의 d단조를 e단조로 조바꿈해 연주하는 등 같은 곡이 다른 악기로 연주될 때의 새로운 매력을 선사하기 위해 애를 썼다.

또한 이번 앨범은 음악적 파트너십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든든한 우군들이 힘을 보탰다. 베이징 중앙음악원 출신이자 클리브랜드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지지엔 웨이,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안지원, 그리고 베이징 중앙음악원 교수인 기타리스트 천추안이 참여해 연주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kim67@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