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쇼스타코비치 별세 50주년’ 실내악 시리즈 II를 오는 10월 26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연다. ⓒ국립심포니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올해는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가 세상을 떠난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쇼스타코비치 별세 50주년을 맞아 그의 실내악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특별한 실내악 시리즈를 준비했다.

지난 2월 첫 시리즈에 이어 ‘쇼스타코비치 50주기’ 실내악 시리즈 II가 오는 10월 26일(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은 시대의 아픔과 기쁨이 교차하는 작품들을 통해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휴머니즘을 조명한다.

먼저 베토벤의 ‘플루트, 바이올린, 비올라를 위한 세레나데’로 문을 연다. 베토벤의 젊은 시절의 희망과 유희가 담긴 작품으로, 춤곡과 변주곡을 포함한 다채로운 구성이 특징이다. 화려한 기교 대신 절제된 음향으로 만들어낸 유희적 세계는, 당대 혁명과 변혁의 격동기와 무관하게 음악이 전하는 기쁨을 일깨운다.

이에 맞서는 쇼스타코비치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5개의 소품’은 살롱음악적 유머와 가벼운 춤곡의 형식을 띠지만, 그 안에는 풍자와 아이러니가 스며있다. 왈츠와 폴카의 경쾌함 뒤로 비껴드는 씁쓸한 그림자는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시대의 공기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3중주 2번(Op.67)’은 친구 이반 솔레르친스키를 잃은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애도의 음악이다. 절제된 카논, 격정적인 스케르초, 장송의 파사칼리아 등 작품은 인간적 슬픔을 반어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어조로 풀어낸다. 특히 마지막 악장의 유대 민속 선율은 훗날 ‘현악 사중주 8번’으로 이어지며, 전쟁과 시대의 상처를 증언하는 동시에 고통 속에서도 삶의 의지를 붙드는 휴머니즘의 고백으로 다가온다.

연주에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단원들(바이올린 이지수·김정·이재혁, 비올라 윤지현, 첼로 이경진, 플루트 윤문영)이 참여해 섬세한 호흡과 극적 표현으로 상반된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관객에게 슬픔과 즐거움의 교차를 체감하게 한다. 스페셜 게스트로 김다솔의 피아노가 더해져 실내악 특유의 유머와 반어적 분위기가 풍부하게 완성한다.

예매·문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홈페이지(www.knso.or.kr) 또는 전화(02-523-625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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