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이진상·박종해·김도현과 지휘자 김대진이 호흡을 맞춰 오는 11월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더 피아노 오딧세이’를 연다. ⓒ영앤잎섬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오는 11월 25일, 청중이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 협주곡 세 곡을 한 자리에서 듣는다.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협주곡 2번,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협주곡 1번, 에드바르드 그리그의 협주곡 a단조가 하루 저녁에 연주되는 무대다. 공연 타이틀은 ‘더 피아노 오딧세이(The Piano Odyssey)’. 낭만주의 피아노 콘체르토 연주회다.
마음을 건드리는 선율이 끝없이 교차하는 라흐마니노프, 거대한 산맥을 넘으며 모든 감정을 보여주는 차이콥스키, 또 대담하게 악기의 한계를 시험하는 그리그까지. 낭만주의 음악의 정수이자 피아노 음악의 전성기를 웅변하는 작품들이다.
역시 피아노의 황금시대이자 각자의 전성기에 있는 피아니스트들이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이진상은 오차 없는 테크닉과 한계 없는 음악성을 겸비한 드문 음악가다. 게자 안다 국제 콩쿠르의 동양인 최초 우승자, 쾰른 국제 콩쿠르와 홍콩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넓은 시대와 장르의 작품을 연주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 잡았다. 18세에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번으로 오케스트라와 첫 협연을 한, 무서운 신예였던 이진상은 이제 자신의 시그니처 협주곡이 된 이 곡으로 굳건한 타건을 선보인다.
피아니스트 박종해는 흘러넘치는 음악성, 물러서지 않는 저돌성으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한 연주자다.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때 그는 피아노를 넘어 음악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또 뛰어난 실내악 주자인 만큼 모든 소리를 듣고 반응하며 피아노를 다룬다. 그는 “오직 피아니스트의 모든 것을 보여주기 위한 작품”이라고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에 대해 평하며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도입부 중 하나인 이 곡의 새로운 해석에 나선다.
그리그의 유일한 협주곡을 선택한 김도현은 독특하고 강렬한 음악 세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부소니 국제 콩쿠르의 결선 무대에서 그가 연주한 프로코피예프 협주곡 2번은 서늘함과 폭발적 힘의 예술적인 결합을 선사했다. 김도현의 트레이드마크는 무서운 집중력과 전례 없는 상상력. 그는 모두에게 익숙한 곡에서 새로운 세계를 이끌어낸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역시 최상의 조합이다. 피아니스트들의 대부이자 피아노를 가장 잘 아는 지휘자 김대진이 세 피아니스트와 호흡을 맞춘다. 정교하고 뛰어난 피아니스트이자 수많은 명연주자를 길러낸 스승인 그는 음악의 깊이를 만들어내는 지휘자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최초의 직선제 총장이자 피아니스트 총장으로 4년 임기를 2025년 8월 마친 그는 고향과도 같은 무대로 돌아와 피아노 음악의 정수를 전한다. 김대진은 “가장 사랑받는 협주곡들을 대단한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연주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각 피아니스트에 맞는 고유한 색으로 걸작을 탐험하는 무대다”라고 내다봤다.
공연을 위해 조직된 오케스트라J는 중앙음악콩쿠르의 역사와 함께 한다. 중앙일보 창간 10주년인 1975년에 시작된 중앙음악콩쿠르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음악가들을 길러내는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 김대진을 비롯해 조수미, 연광철 등의 굵직한 음악가들이 이를 증명한다.
유서 깊은 이 콩쿠르의 수상자들이 오케스트라J의 주요 포스트를 맡는다. 29회 수상자인 이석중(바이올린)이 악장으로 연주하며, 윤은솔(32회)이 제1바이올린 수석을 맡는다. 첼로 임재성(34회), 플루트 손소이(33회), 클라리넷 조성호(32회) 또한 각 파트의 수석을 맡아 중앙음악콩쿠르가 길러낸 젊은 음악인들의 빛나는 기량을 증명한다. 지휘자 김대진(5회)과 협연자 이진상(26회) 또한 중앙음악콩쿠르의 우승자 출신이다.
11월 2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김호정이 해설을 맡는다. 롯데콘서트홀과 놀티켓, BC카드 페이북 앱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BC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는 15% 할인이 제공되며, 할인 혜택은 각 예매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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