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호흡을 맞춰 10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를 한 뒤 관객을 향해 엄지척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독일을 대표하는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호흡을 맞춰 10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열었다.
원래 그는 지난 2023년 10월 내한 독주회를 계획했으나 급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공연 일정이 전면 취소돼 한국 팬들을 만나지 못했다. 당시 그는 공연기획사를 통해 “올 가을 가장 고대해왔던 한국투어를 이렇게 놓치게 돼 매우 황망하고 죄송하다”며 “공연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 다수의 권고로 부득이 연주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호흡을 맞춰 10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호흡을 맞춰 10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호흡을 맞춰 10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열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뮐러-쇼트는 이번 무대에서 2년 동안의 아쉬움을 확실하게 보상해줬다. 그의 이름 앞에 붙는 “전 세계 오케스트라 섭외 1순위” “음악가들의 음악가” “두려움 없이 불타오르는 테크닉” 등이 수식어가 헛말이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1부에서는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A장조(Op.69)’와 슈만 ‘환상 소곡집(Op.73)’을, 2부에서는 베베른 ‘3개의 소품(Op.11)’과 브람스 ‘첼로 소나타 2번 F장조(Op.99)’를 연주했다. 베베른 3개의 소품은 3분 정도의 짧은 곡이었고, 브람스 첼로 소나타는 4악장 구성이었다.
전체 프로그램 구성은 독일 음악의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특별한 여정이었다. 독일 음악사의 굵직한 흐름을 보여주면서도,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으로 채웠다.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호흡을 맞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호흡을 맞춰 리허설을 하고 있다. ⓒ인아츠프로덕션 제공
공연 전 인터뷰에서 그는 “베토벤이 피아노와 첼로가 동등한 위치에서 언어를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소나타를 만들어 냈다면, 브람스는 오케스트라의 색채를 녹여낸 교향곡적인 소나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런 포인트를 관객에게 잘 전달했다.
뮐러-쇼트는 애수가 감도는 아름다운 보잉, 섬세한 해석과 부드러운 음색,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표현력, 그리고 열정적으로 자유롭게 비상하는 첼로 선율은 청중의 마음을 열고 자연스럽게 음악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앙코르는 3곡을 선사했다.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중 제13곡 ‘백조’,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Op.40)’ 중 2악장 스케르초, 슈만 ‘5개의 민요풍의 소품(Op.102)’ 중 ‘랑잠’을 들려줬다. ‘Langsam’은 ‘천천히, 느리게’라는 뜻이다.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