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뮐러-쇼트의 ‘불타오르는 첼로 테크닉’...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과 첫 협연

4월 4일·5일 ‘슬픔 속 위안’ 엘가의 첼로협주곡 연주
​​​​​​​서울시향은 14년만에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4.01 12:02 의견 0
‘오케스트라 섭외 1순위’라는 별명을 가진 다니엘 뮐러-쇼트가 서울시향 음악감독 임기를 시작한 얍 판 츠베덴과 오는 4월과 5일 첫 협연을 선보인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두려움 없이 불타오르는 테크닉’으로 유명한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서울시향 음악감독 임기를 시작한 얍 판 츠베덴과 첫 협연을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14년 만에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를 들려준다.

서울시향은 4월 4일(목)일과 5일(금)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얍 판 츠베덴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을 개최한다. 2012년 서울시향과 한국 협연 데뷔 무대를 선보였던 독일의 첼리스트 다니엘 뮐러-쇼트가 오랜만에 무대에 오르며, 올해 서울시향 음악감독 임기를 시작한 얍 판 츠베덴과 첫 협연이다.

이번 공연에는 ‘오케스트라 섭외 1순위’ ‘음악가들이 더 좋아하는 음악가’라는 별명을 가진 뮐러-쇼트가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한다. 뮐러-쇼트는 2012년 미셸 플라송이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엘가 첼로 협주곡을 선보였고, 2019년에는 알레호 페레즈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프로코피예프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연주한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뮐러-쇼트는 1976년 뮌헨 출신으로 알반 게르하르트, 요하네스 모서와 함께 21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첼로 삼총사로 불린다. 탁월한 음색의 아름다움과 부드러운 어택음이 특징인 뮐러-쇼트는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들과 공연하고 있다. 곡에 대한 정교한 분석력과 탁월한 음색을 자랑하며 황금 디아파종, 그라모폰 에디터 초이스상, 오푸스 클래식상 등을 받았다.

또한 뮐러-쇼트는 첼로 명곡을 연주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대 작곡가와 협업으로 첼로 레퍼토리를 확장하고 있다. 자신에게 헌정된 앙드레 프레빈의 첼로 협주곡을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으며, 세바스찬 커리어의 신곡을 뉴욕 카네기홀에서 초연하기도 했다. 올해 5월에는 스위스 브베 봄 음악제 예술감독으로 참여한다.

‘오케스트라 섭외 1순위’라는 별명을 가진 다니엘 뮐러-쇼트가 서울시향 음악감독 임기를 시작한 얍 판 츠베덴과 오는 4월과 5일 첫 협연을 선보인다. ⓒ서울시향 제공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드보르자크, 슈만의 곡들과 더불어 낭만파 첼로 협주곡의 걸작으로 꼽힌다. 제1차 세계대전이 유럽을 할퀴고 지나간 직후에 쓴 곡으로 영화로웠던 시대와 생애에 작별을 고하는 만년 엘가의 회한과 우수를 담고 있다. 비극적인 운명에 울부짖는 듯한 첼로의 강렬한 화음으로 시작해 차분한 탄식으로 이어지며, 독주 첼로의 서정적이고 애틋한 흐름이 가슴을 파고든다. 다소 무겁고 우울하고 슬프지만 오히려 마음에 위안과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 뮐러-쇼트 특유의 애수 감도는 보잉과 여운을 남기는 절묘한 표현력이 기대되는 공연이다.

2부에서는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를 선보인다. 2010년 스테펀 애즈버리가 지휘한 이후 14년 만에 서울시향 무대에 오르는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 정부가 총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탄생한 예술 작품 가운데 하나로서, 파시스트 혹은 압제자의 침략과 수탈에 맞선 민중의 저항 정신과 애국심, 전쟁 한복판에서의 감정과 상념들이 투영되어 있다. 쇼스타코비치가 발표 당시 “이 곡은 전쟁의 시(詩)며, 뿌리 깊은 민족정신의 찬가”라고 밝혔던 작품으로 나치의 침공을 받아 포위된 그의 고향 레닌그라드에 헌정하는 진혼곡이다.

쇼스타코비치가 남긴 교향곡 중 가장 긴 교향곡으로 전체 연주 시간이 약 70분에 이르는 작품이다. 총 4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악장은 차례대로 ‘전쟁’ ‘추억’ ‘광야’ ‘승리’의 이미지를 그린다. 연주 시간만 30분에 이르는 1악장은 전쟁에 대한 묘사가 두드러진다. 2악장은 ‘유쾌한 일이나 일상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재미난 에피소드에 관한 추억’을 회상하고 있으며, 3악장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혜에 대한 외경의 마음’과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의 정이 담겨있다. 마지막은 ‘다가올 승리’를 표현하는 화려한 팡파르와 강렬하고 힘찬 연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티켓은 좌석 등급별 1만~12만원이며, 서울시향 누리집과 콜센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향 누리집 회원은 1인 4매까지 10% 할인받을 수 있고, 만 24세까지 회원은 본인에 한해 4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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