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심준호가 오는 12월 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1번~5번) 연주를 펼친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첼리스트 심준호가 ‘베토벤의 심장’으로 들어간다. 심준호는 오는 12월 6일(토)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1번~5번) 연주를 펼친다. 총 160분 동안 이어지는 이 여정은 전곡 연주를 넘어, 베토벤이라는 인간과 예술가를 새롭게 사유하는 하나의 탐험에 가깝다.

심준호는 그동안 슈만(2023)과 브람스(2024)를 거치며 해마다 특정 작곡가의 세계를 깊이 파고드는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그가 올해 선택한 작곡가는 바로 베토벤. 그는 “음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일이다”라며, 연주는 결국 삶의 태도라고 말한다. 가르치는 일에서 느끼는 책임감, 예술가로 오래 바르게 서고 싶은 마음이 이번 베토벤 전곡이라는 거대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베토벤 첼로 소나타 다섯 곡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문턱을 오가며 작곡가의 삶을 압축한 기록과도 같다. 1번 소나타의 고전적 균형, 2번의 격정, ‘전원’ 교향곡과 같은 시기에 태어난 3번의 따뜻한 서정, 후기적 성찰을 담은 4번, 그리고 깊은 인류애의 정점으로 불리는 5번까지, 심준호는 이 시간의 흐름을 하나의 서사처럼 엮어 청중에게 건넨다.

피아니스트 신재민은 오는 12월 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첼리스트 심준호와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1번~5번) 연주를 펼친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무대에는 피아니스트 신재민이 함께한다. 베를린과 LA에서 음악적 기반을 다진 그는 국내 최초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 전곡 실황 음반을 남긴 연주자이기도 하다. The Strad가 주목한 이 피아니스트와 심준호의 만남은 이번 무대에 또 다른 깊이를 더한다.

국내외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실내악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온 심준호는 현재 세계적 현악기 브랜드 라센 스트링스의 한국인 최초 아티스트이자 1710년산 카를로 루게리(Carlo Ruggeri) ‘바스카(Vaska)’를 연주하고 있다. 그가 베토벤에 던지는 ‘어떻게 오래, 바르게 음악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자신의 삶과도 닿아 있다.

이번 리사이틀은 베토벤에 대한 헌정이자, 두 연주자가 함께 써 내려가는 또 하나의 음악적 고백이다. 12월, 그의 첼로는 베토벤의 시간을 건너 오늘의 청중에게 가장 인간적인 울림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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