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은진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은진작가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은진 작가가 10년 동안 빠지지 않고 꼭 참여하는 것이 LA아트쇼(LA ART SHOW)다. 31회째를 맞은 LA아트쇼는 새해 1월 7일부터 11일까지 LA 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서 열린다. 23개국 90여개 갤러리가 참여해 2만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 이름 지니 서(Jinny SUH)로 활약하는 서 작가는 이번 아트쇼에서 위상이 달라졌다. ‘특별부스 전시(FEATURED EXHIBITION) 작가’로 선정돼 스페셜 대접을 받는 것. 지난 10년의 꾸준한 개근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고, 독창적인 작품 세계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다.

그의 미국 상륙은 ‘무대뽀 도전’이었다. 2016년 작품 두 점을 들고 비행기를 탔다. 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 딱 그 마음이었다. 무작정 큐레이터를 찾아가 ‘간청’했고, 좋은 기회를 얻어 아트쇼에 참여했다. 서 작가에게도 ‘생큐! LA아트쇼’였던 셈이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은진 작가가 ‘peaceful forest(평온한 숲)’라는 타이틀로 1월에 개인전을 연다. ⓒ서은진작가 제공


새해 벽두부터 겹경사다. 아트쇼를 마치고 곧바로 개인전도 이어진다. 16일부터 25일까지 EK ART GALLERY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peaceful forest(평온한 숲)’. LA에 아트 법인 J&J ART를 설립해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닭과 새와 숲을 소재로 하고 있다.

대체로 서 작가의 그림은 전통자수를 한지로 재현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다시 말해, 한지가 갖는 물질성과 전통자수를 떠올리는 구성이 결합된 양태라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가 한편으로는 그의 작품을 규정하는 조건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현대예술에 제기하는 물음으로 나타난다.

우선 전통자수의 천연염색처럼 제한적인 색상(원색)을 사용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작품의 형식을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중간색을 피하고 원색을 주로 사용함으로써, 스푸마토(sfumato) 기법과 같이 색의 단계적 변화를 줄 수 없는데, 그로써 오브제는 입체적인 표현 대신 색의 평면성이 부각된다. 나아가 오브제를 채우는 색면은 바탕에 맞서 뚜렷한 경계를 형성한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은진 작가가 ‘peaceful forest(평온한 숲)’라는 타이틀로 1월에 개인전을 연다. ⓒ서은진작가 제공


두 번째 특징은 작품의 내용과 관련된 소재가 전통자수에서 흔히 보듯 길상(吉相)의 의미를 지닌 동물이나 자연물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특히 전통적인 가치를 현대인들에게 전달하려는 작가의 작품들은 항상 여유롭고 우아한 자유로움을 그려내고 있다. 화려한 한국의 색과 닭, 새, 나비 의인화를 통해 인간의 삶이 보다 풍족하고 행복하길 기원하며, 주요 소재인 한지를 통해 삭막하고 도식화된 현대인의 주거공간에 인간적인 따스함과 평온함을 제공하려 애쓴다.

따뜻하고 포근한 한국의 이미지와 정서를 보여주려는 시도와 한국적인 것을 통해 세계적인 것을 찾으려는 시도는 영국의 유명갤러리 Rebecca Hosaack Gallery가 그 의 작품을 구입하게 했다. 많은 갤러리와 개인 소장가들의 작품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서 작가는 선화예고와 이화여대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유학했으며 미국 IAU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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