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이혜지가 기타리스트 김진세·피아니스트 문재원과 함께 오는 1월 28일 ‘노래의 여정’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브릿지오브인스피레이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소프라노 이혜지는 올해 야심찬 기획을 시작한다. ‘노래의 여정(A Journey of Song)’이라는 타이틀로 매회 특색 있는 리사이틀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 첫 공연으로 기타리스트 김진세·피아니스트 문재원과 함께 ‘건반과 기타 편(The Keys and Guitar Edition)’을 준비했다. 오는 28일(수)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팬들을 만난다.

1부는 이혜지의 노래와 김진세의 기타 컬래버레이션이다. 소프라노의 풍부한 표현력이 따뜻하고 섬세한, 때로는 강렬한 기타 선율을 만나 어떤 오묘한 빛깔의 음악을 만들어낼 지 설렌다.

헨리 퍼셀의 ‘Music for a While(음악이 있는 동안)’로 콘서트의 문을 연다, ‘오이디푸스’라는 희곡에 삽입된 부수음악으로, 카운터테너의 주요 레퍼토리를 소프라노 버전으로 들려준다. 가브리엘 포레의 ‘Les Berceaux(요람들)’ ‘Clair de Lune(달빛)’에 이어 쥘 마스네의 ‘Nuit d’Espagne(에스파냐의 밤)’이 펼쳐진다. 페르난도 오브라도스의 ‘스페인 고전가곡’에 들어있는 ‘El Vito(엘 비토)’로 흥을 폭발시킨다.

김진세의 기타 독주 솔로도 감상할 수 있다. 에이토르 빌라-로부스의 ‘Suite Populaire Brésilienne(브라질 파퓰러 모음곡)’ 중 제1곡 ‘Mazurka-Chôro(마주르카-쇼루)’와 제5곡 ‘Chorinho(쇼리뉴)’를 연주한다. 그리고 다시 이혜지와 호흡을 맞춰 빌라-로부스의 ‘Melodia Sentimental(감성적 멜로디)’를 연주한다.

소프라노 이혜지가 기타리스트 김진세·피아니스트 문재원과 함께 오는 1월 28일 ‘노래의 여정’이라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브릿지오브인스피레이션 제공


2부는 이혜지와 문재원이 꾸미는 보이스와 피아노의 시간이다. 정통 성악곡에서 살짝 벗어나 대중적 노래 기법이 가미된 퓨전 현대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최근의 트렌드에도 열중하고 있는 ‘공부하는 이혜지’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 뮤지컬 넘버를 연상시키는 곡들이다.

먼저 캐러멜 마키아토 맛을 닮은 달달한 사랑 노래 두 곡을 선사한다. 에두아르 리페가 작곡한 ‘How Do I Love Thee?(어떻게 당신을 사랑하느냐고요?)’는 남편 로버트 브라우닝을 향한 아내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의 절절함이 가득한 시에 곡을 붙였다. “해가 있을 때나, 촛불 아래서나 항상 사랑하겠다”는 19세기 시인 부부의 엔드리스 러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어 오스카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세 개의 왈츠’에 들어있는 이네트의 러브송 ‘Je t’aime(사랑해)’를 통해 고막여친의 매력을 뽐낸다.

문재원의 피아노 솔로도 기대된다. 윌리엄 볼컴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모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3개의 유령 래그(3 Ghost Rag)’ 중 첫 번째 곡 ‘Graceful Ghost Rag(우아한 유령의 래그)’를 터치한다. 그런 뒤 그의 피아노 선율 위에 이혜지의 목소리를 실어 볼컴의 ‘George(조지)’와 ‘Amor(사랑)’을 선물한다. 이 두 곡은 ‘카바레 송’이라는 모음곡에 들어 있는 노래다.

피날레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오페레타 ‘캔디드’에 나오는 퀘네공드의 아리아 ‘Glitter and be gay(화사하고 명랑하게)’로 장식한다.

이혜지는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와 더 스테이지(The Stage)로부터 “마치 불꽃놀이와 같은 화려한 기교를 보여주는 소프라노”라는 극찬을 받았다. 2017년 세계 3대 오페라 극장 중 하나인 런던 로열오페라 하우스의 예트 파커 아티스트 프로그램(Jette Parker Artist Programme)에 16년 만의 두 번째 한국인 여성으로 발탁되며 두각을 나타냈다.

서울대 재학 당시 제16회 음악춘추 콩쿠르 여자 대학부 1위, 제24회 전국 학생콩쿠르 1위를 수상했으며 2012년 프랑스 마르세이유 국립음대에 입학해 석사·최고연주자과정을 최고점수로 졸업했다. 2013년 프랑스 마르세이유 J.S.바흐 콩쿠르 1위, 2015년 한국 성악가 협회 콩쿠르 2위를 수상하며 음악적 역량을 입증했다.

2017-18 시즌 로열오페라 하우스에서 세계적인 연출가 데이비드 맥비커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마술피리’의 파파게나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세계적인 지휘자 안토니오 파파노, 야쿠브 후르샤, 마크 민코브스키, 세바스티안 바이글, 그리고 세계적 연출가 바리 코스키, 리처드 존스 등과 함께 작업하며 음악적·연기적 견문을 넓혔다.

이후 웨일스 국립 오페라단의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영국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2022-23 시즌에는 웨일스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라보엠’의 무제타 역으로 위치를 공고히 했다.

현대음악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마르세이유 국립음대 재학 당시 지도교수인 이자벨 베르네와 다른 여러 현대음악 전문가들에게 사사 받으며 다양한 현대음악 기법을 익혔다. 2023년 잉글랜드 국립 오페라(ENO)와 미니멀리즘을 응용한 현대음악 작곡가인 필립 글래스의 오페라 ‘아크나텐’의 티예 여왕 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내며 현지 언론 매체의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또한 웨일스 국립 오페라단에서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역과 푸치니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의 라우레타 역으로 데뷔하며 클래식한 레퍼토리에 걸맞은 리릭 소프라노로서의 역량도 입증해 보였다. 2024년에는 런던 카도간 홀에서 오페라 ‘라크메’의 라크메 역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유럽 내에서는 현대음악 작곡가인 앙리 토마지, 조나단 도브의 곡들을 피아니스트 말콤 마티누와 초연 발표하고 로열 필하모닉과의 협연 등 다양한 리사이틀과 콘서트로 대중들에게 끊임없이 다가가고 있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에서는 한국 가곡과 외국 가곡을 잘 아우르는 리사이틀 시리즈로 한국 아티스트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국립오페라단의 ‘한여름 밤의 꿈’의 티타니아 역으로 한국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최근 부산 콘서트홀에서 지휘자 정명훈과 함께 ‘카르멘’ 콘서트오페라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