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코리안심포니”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임영진 설레는 데뷔
‘KSO국제지휘콩쿠르 첫 우승자’ 2월17일 공연
창작곡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 세계 초연
박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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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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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KSO국제지휘콩쿠르 초대 우승자’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한국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그는 임영진의 창작곡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을 세계 초연한다. 두 사람 모두 설레는 데뷔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는 오는 2월 17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의 ‘해방’을 무대에 올린다. 제1회 KSO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이자 오케스트라상을 거머쥔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은 섬세한 해석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심사위원과 오케스트라를 사로잡았다. 대회가 끝난 뒤 3개월 만에 한국 관객 앞에 선다.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은 이번 프로그램을 구상하며 ‘떠오르는 밝은 빛’을 연상했고, 무엇인가로부터 해방됐을 때 느끼는 찰나의 감흥을 관객과 나눈다. 우선 그는 기존의 형식을 깬 시벨리우스와 하이든에 주목한다. 교향곡의 표준 논리에서 벗어나 시벨리우스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보여준 교향곡 2번, 계몽주의 시대와 고전주의 시대의 교차점에 쓰인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1번, 여기에 흥미로운 대조를 이루는 임영진의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 안에서 그만의 다채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은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의 매력을 따뜻함과 가벼움 그리고 확장성으로 꼽았다. 단순한 음으로 시작해 전체를 통합해나가는 형식미 속에서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에너지를 가지고 넓게 확장하는 음악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에서는 갈랑 양식(Gallant Style)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소리의 세계를 탐색한다. ‘갈랑’(Gallant)는 ‘구애한다’는 뜻에서 온 말로, 현학적인 음악보다 즐겁고 편안한 음악을 지향한다. 뒤셀도르프 심포니의 첼로 수석인 김두민과의 협주는 공연의 완성도를 기대하게 한다. 담담하면서도 깊은 탐구력을 겸비한 두 음악가의 케미스트리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2021년 코리안심포니의 ‘작곡가 아틀리에’ 참여 작곡가인 임영진의 ‘상한 갈대, 꺼져가는 등불’의 세계 초연 역시 눈길을 끈다. 임영진은 전위성과 새로운 음악적 상상력을 추구하며 음악을 써내려가는 창작자다. 이 곡은 누구나 삶에서 마주하게 되는 보편의 위태로운 순간을 다루는데 오케스트라를 커다란 두 대의 스피커로 상상한 그의 작풍이 흥미롭다. 이에 대해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은 “작곡가 아르보 패르트가 연상되면서도 독창적인 작품이다”라며 “폭발적인 합주 후 양극으로 확장돼 침묵으로 침잠되는 그 순간이 청중에게 많은 질문과 영감을 건넬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계를 무대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는 엘리아스 피터 브라운은 “KSO국제지휘콩쿠르에서 지휘자로서의 확신과 자신감을 얻게 해준 코리안심포니와의 재회가 감격스럽고 어떤 사운드를 만들어나갈지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음악가로서 현재 사회에 어떻게 반응하고 적응하며 확장해갈 것인가를 고민한다. 시벨리우스가 교향곡 2번을 발표할 당시 이 곡은 핀란드 국민에게 독립과 화합을 꿈꾸게 했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 분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 곡은 화합의 상징으로 우리 곁에 머문다. 이렇게 음악으로 시대와 소통하는 음악가이자 나아가 동시대적 소리 탐구를 위한 다양한 무대를 시도하는 지휘자로 포디움에 오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티켓은 1만~5만원이며 네이버TV로 생중계된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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