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현대합창의 흐름 보여준다...국립합창단 정기연주회 ‘모던 사운드’ 공연

4월26일 예당 콘서트홀...다채롭고 톡특한 프로그램 구성

박정옥 기자 승인 2022.03.16 22:53 의견 0
국립합창단의 제188회 정기연주회 ‘모던 사운드’가 4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187회 정기연주회 모습. Ⓒ국립합창단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국립합창단의 제188회 정기연주회 ‘모던 사운드(Modern Sound)’가 4월 26일(화)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국립합창단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동시 생중계한다. 지휘자 윤의중이 포디움에 오른다.

이번 정기연주회 ‘모던 사운드’에서는 현대 합창음악의 이색적인 화음과 독창적인 리듬 전개 등을 바탕으로 현대음악의 진면목을 보여줄 예정이다.

첫 시작은 풍부한 화성과 강렬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에릭 휘태커의 현대합창이 문을 연다. 영국 유명밴드 디페쉬 모드의 곡을 바탕으로 만든 ‘침묵을 즐겨요(Enjoy the Silence)’, 시인 프레데릭 오그덴 나시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표현이 돋보이는 6개의 시를 기반으로 흑표범, 암소, 카나리아 등 여러 동물을 주제로 쉽고 즐거운 음악으로 구성한 ‘동물모양 크래커 I & II(Animal Crackers I & II)’를 선보인다.

다음으로 각국의 전통 민속음악을 소개한다. 인도네시아 메단 출신의 작곡가 켄 스티븐의 편곡으로 인도네시아 전통적 색깔과 요소를 현대적 기법과 하모니로 융합한 ‘헬라 로탄(Hela Rotan)’, 무언가에 찔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리듬 기법과 애처롭고 슬픈 멜로디가 돋보이는, 탱고의 거장 아스트로 피아졸라가 작곡하고 하비에르 젠트너가 편곡한 ‘천사의 죽음(La Muerte del Ángel)’을 통해서는 아르헨티나의 강렬하면서 밀도 높은 사운드를 한껏 느낄 수 있다.

국립합창단의 제188회 정기연주회 ‘모던 사운드’가 4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187회 정기연주회 모습. Ⓒ국립합창단


이어지는 곡은 머레이 쉐퍼의 합창음악이다. 환경 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머레이 쉐퍼는 도시와 자연의 모든 다양한 소리를 소음으로 분류해 나누기보다, 이를 조합해 음악으로 만들어내는 연구에 집중했다. 이렇듯 모든 소리의 사회적·과학적·예술적 측면을 통합해 바라본 시각을 바탕으로 그는 ‘음향 생태학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번 무대에 선보이는 혼합 합창곡 ‘불(Fire)’ 역시 소리를 향한 관점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머레이 쉐퍼의 대표곡 중 하나다.

유럽과 남아메리카의 현대 음악 레퍼토리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나를 떠나지 말아요(Neiseik Saulala)’는 비타우타스 미슈키니스가 작곡한 곡으로, 리투아니아 민속 음악의 특성을 담아낸 민요다. 다음으로 레이몬즈 티굴스의 ‘달빛소리 디자인(Moonlight Sound Design)’은 합창단과 ‘Hang’이라는 악기로 구성된 유일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Hang’은 독일어로 ‘손‘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됐으며, 독특한 모양과 깊이 있는 소리가 특징이다. 세자르 알레한드로 카리요의 ’푸가(Fuga)‘는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와 결을 같이 하며, 이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곡이다.

이 밖에 팝과 뮤지컬의 현대 음악도 만나본다. 제롬 컨이 작곡한 ‘당신이 있는 모든 것(All the Things You are)’은 1939년도에 제작된 뮤지컬 ‘베리 웜 포 메이(Very Warm for May)’의 넘버로, 대중들에게는 영화 ‘브로드웨이 리듬’에 수록되며 더욱 알려지게 됐다. 재즈의 대표적인 곡으로 평가받는 이 곡은 단순한 듯하면서도 독특한 전개와 따뜻하고 아름다운 가사로 곡의 매력을 한층 풍성하게 해주는 음악이다.

이어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듀오 어 그레이트 빅 월드의 대표곡 ‘뭐라고 말 좀 해줘요(Say Something)’를 5인조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가 편곡한 버전으로 노래한다. 원곡이 주는 아름답고도 애달픈 하모니를 국립합창단의 목소리로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해내며, 복잡하고도 쓸쓸한 감정의 여운을 더욱 증폭시킨다.

국립합창단의 제188회 정기연주회 ‘모던 사운드’가 4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제187회 정기연주회 모습. Ⓒ국립합창단


마지막으로 세계적 스윙 연주자 루이스 프리마가 작사·작곡한 ‘모두 노래해(Sing, Sing, Sing)’를 미국의 가수이자 작곡가 데크 샤론이 편곡한 버전으로 들려준다. 이 곡은 스윙 재즈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화려한 멜로디와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연주의 흐름 그리고 역동적인 리듬감이 특징이다.

윤의중 단장 겸 예술감독은 “세계 여러 나라의 다채로운 현대 합창 레퍼토리를 국립합창단이 새롭고 흥미롭게 재구성해 막연히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음악이라는 주제를 대중들이 조금 더 쉽고 재밌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각각의 주제별 키워드에 맞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이번 국립합창단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현대 합창음악에 내재된 아름다운 선율과 이국적인 색채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티켓 가격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이다. 예술의전당 및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은 4월 26일(화) 오후 7시 30분부터 약 80분 동안 국립합창단 네이버TV 채널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park72@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