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 10번·시벨리우스 4번...오스모 벤스케의 서울시향 5월 네차례 공연

리처드 용재 오닐에게 헌정된 ‘폴 치하라의 비올라 협주곡’ 세계 초연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4.25 21:58 | 최종 수정 2022.04.26 08:49 의견 0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5월에 총 4회의 정기 공연을 선사한다. Ⓒ서울시향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서울시립교향악단이 5월에 총 4회의 정기 공연을 선보인다.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켜켜이 녹여낸 말러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으로 관객을 만난다. 먼저 5월 12일과 13일 말러 교향곡 10번을, 5월 19일과 20일 시벨리우스 교향곡 4번을 들려준다.

특히 5월 19·20일 공연에서는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협연한다. 그는 2021년 3월 미국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클래식 기악 독주’ 부문을 수상했다. 실내악 연주자로서 링컨센터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와 카메라타 퍼시피카의 상주 비올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세계 정상급 실내악단인 ‘타카치 사중주단(Takács Quartet)’의 비올리스트로 합류했다.

● 말러 교향곡 10번...다양한 판본들의 효시 ‘데릭 쿡’ 버전 연주

서울시향은 5월 12일(목)과 13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오스모 벤스케의 말러 교향곡 10번’을 개최한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말러 전곡 녹음에 도전하는 등 말러 작품 해석 관련 최고의 지휘자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벤스케 음악감독의 뚜렷한 해석을 서울시향만의 색깔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벤스케는 2020년 2월 취임 연주회 역시 말러의 교향곡 2번 ‘부활’을 선택했다.

말러는 교향곡 10번의 다섯 악장 중 1악장만 오케스트레이션했고 나머지는 간단한 스케치만 남기고 숨졌다. 뼈대만 있는 ‘미완성 10번’인 셈이다. 영국의 작곡가 데릭 쿡은 이 스케치 등을 바탕으로 말러 10번에 살을 붙여 최초로 들을 만한 ‘완전한 작품’의 경지에 올려놓았다. 데릭 쿡 버전은 말러의 아내 알마의 승인 등 가장 높은 권위를 가지고 있다. 데릭 쿡 이후 다양한 판본들은 모두 ‘후렴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서울시향과 벤스케 음악감독은 이번 연주에서 말러 교향곡 10번의 데릭 쿡 버전을 연주한다.

● 10년에 걸쳐 완성한 4번 연주...시벨리우스 교향곡 사이클의 일환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오는 5월 19일과 20일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폴 치하라의 ‘비올라 협주곡’을 세계 초연한다. Ⓒ서울시향


서울시향은 5월 19일(목)과 20일(금) 롯데콘서트홀에서 ‘오스모 벤스케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4번’을 연다. 지난 4월 7일과 8일 벤스케 음악감독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5번에 이은 2023년까지의 시벨리우스 사이클의 일환이다. 그래미상 수상자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폴 치하라의 협주곡을 세계 초연으로 들려준다.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4번은 음악학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지만 대중에게 친숙한 작품은 아니다. 시벨리우스가 약 10년에 걸쳐 이 작품을 작곡할 때, 러시아의 압제의 강도가 심해지는 핀란드 대외 상황, 건강상의 이유 등 작업하는 데 힘들었다는 토로도 기록돼 있다. 이에 이전 교향곡들과 비교했을 때 선율이 짧고 단편적이며 어두운 색조를 띄기도 한다.

2007년 이후 15년 만에 서울시향과 협연하는 리처드 용재 오닐은 폴 치하라의 ‘비올라 협주곡’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이 곡은 아시아 후손의 이민자라는 공통 배경을 가진 폴 치하라(일본계 미국인)가 용재 오닐에게 헌정한 곡이다. ‘아리랑’과 일본의 전통 선율 등을 포함하며 오케스트라 협연곡이지만 실내악적인 정체성을 품고 있다.

이날 공연의 마지막 곡은 스메타나의 ‘몰다우’로 마무리한다. 연주 순서는 일상 회복이라는 ‘희망’을 품고 관객들이 돌아가길 희망하는 벤스케 음악감독의 바람으로 시벨리우스 교향곡을 먼저 연주하고 스메타나의 ‘몰다우’를 마지막 곡으로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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