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 사운드·극적 사운드 담았다”...첼리스트 박유신 두번째 앨범 ‘백야’ 발매
‘미야스코프스키 소나타 1번’ ‘라흐마니노프 두개의 소품’ 국내 첫 녹음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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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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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음악을 들어보면 앨범 전체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러시아적인 낭만과 감수성이 뜨겁다. 작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활을 긋는 단호함, 또다시 밀도 있게 몰아치는 촘촘한 에너지들이 옹골차면서도 담백하게 큰 그림을 뚝딱 그려냈다.”-이지영 칼럼니스트
탁월한 통찰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소유자인 첼리스트 박유신이 두 번째 앨범 ‘White Night(백야)’를 25일 소니 클래시컬 레이블로 전격 발매했다.
그는 팔방미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 축제 ‘어텀실내악페스티벌’과 ‘포항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서 놀라운 기획력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솔리스트로서 첼로 레퍼토리에 대한 끝없는 탐구로 폭넓은 해석을 겸비하고 있다.
박유신은 유학 시절부터 러시아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받아왔던 영감을 2019년 ‘러시안 첼로’, 2021년 ‘러시안 첼로II’ 전국투어로 선보였고, 한발 더 나아가 이번 앨범까지 확장시키며 깊이 있게 풀어냈다.
박유신은 ‘White Night’를 통해 미야스코프스키의 첼로 소나타 1번과 라흐마니노프 두 개의 소품을 국내 최초로 녹음해 선보인다. 다소 생소한 미야스코프스키는 그가 독일에서 스승을 통해 자주 접했던 작곡가로, 라흐마니노프에 비견할 만한 천재적 작곡가이다. 음반뿐 아니라 무대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없는 두 곡과 함께 마지막 트랙은 라흐마니노프의 유일한 첼로 소나타로 마무리한다.
유학 시절 러시아 작곡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키워온 박유신이 자신 있게 선택한 이 작품들은 러시아만의 서정성과 비애로 가득하지만, 그 안에 꺼지지 않는 희망을 노래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당시 혼란의 사회 속에서도 끝없이 타올랐던 그들의 예술적 의지에서 박유신은 ‘백야’라는 제목을 떠올렸다. 지난 3월 발매한 ‘Dichterliebe(시인의 사랑)’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도 독창적 레퍼토리 구성을 통한 진실된 스토리텔링으로 그의 숙련된 기획력을 엿볼 수 있다.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앨범에 힘을 보탰다.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 석권 후 현재 한국에서 가장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는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지난해 5월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녹음 작업을 마쳤다. 러시안 피아니스트로서 가장 자연스럽게 러시안 정서의 정수를 보여준 라쉬코프스키는 2021년 ‘러시안 첼로II’ 리사이틀에서도 박유신과 환상적 호흡을 선보인 바 있다.
박유신은 이번 앨범에 대해 “첼로만이 낼 수 있는 가장 풍성한 사운드와 극적인 감정들이 집약된 작품을 담았다. 첫 번째 앨범에서 고독한 읊조림을 표현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더욱 열정적인 노래를 들려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kim67@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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