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 후원 ‘1590년산 비올라’로 153명 제쳤다...이해수 ARD국제음악콩쿠르 우승

깊고 풍성한 소리의 명품 ‘가스파로 다 살로’ 연주
​​​​​​​윌리엄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 선사해 우승 영광

박정옥 기자 승인 2023.09.11 15:24 의견 0
비올리스트 이해수가 삼성문화재단이 후원한 1590년산 명품 비올라 ‘가스파로 다 살로’로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72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우승했다. ⓒ삼성문화재단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악기 후원 프로그램 ‘Samsung Music Fellowship’의 펠로우인 비올리스트 이해수(23)가 지난 9월 2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72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해수의 우승은 2013년 비올리스트 이유라가 우승을 거둔 이후 10년 만에 나온 역대 두 번째 비올라 부문 한국인 우승이다. 특히 61년간 이어진 대회 역사에서 1위 수상자를 매회 수여하지 않는 콩쿠르로도 알려져 있어, 이번 우승으로 ARD 콩쿠르 비올라 부문 통산 7번째 우승자로 기록됐다.

이번 비올라 부문은 4개 경연 부문 중 가장 많은 153명이 지원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본선에는 51명이 진출해 9일간의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이해수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해수는 청중상, 오스나브뤼크 음악상, 게바 특별상까지 함께 수상해 1위 상금 1만유로(한화 약 1431만원) 외에 특별상 상금 9000유로(한화 약 1288만원)를 받았다. 또한 오스나브뤼크 심포니 협연 기회와 악기 케이스를 받는다.

올해 비올라 부문은 51명의 본선 진출자를 대상으로 2일부터 6일까지 1, 2차 본선을 통해 6명의 준결승 진출자를 선정했으며, 8일 뮌헨 국립음대에 마련된 준결승 무대에서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작곡가 알베르토 포사다스에게 위촉한 신작 등을 연주하며 결선을 향한 경쟁을 펼쳤다.

이해수는 10일 뮌헨 레지덴츠 헤라쿨레스잘에서 앤드루 그램스가 지휘하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함께한 결선 무대에서 맨 마지막 순서로 출전해 윌리엄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으로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2018년 프림로즈 국제 비올라 콩쿠르 당시에도 이해수는 결선 무대에서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을 연주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ARD 국제 음악 콩쿠르는 독일 제1공영방송연합(ARD)이 주최하는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다. 1952년부터 시작돼 현악기와 관·타악기, 건반악기, 성악, 실내악 등 21개 부문에 대해 매년 4개 부문씩 개최한다. 올해는 전 세계 만 17세에서 29세 사이 음악가를 대상으로 비올라, 더블베이스, 하프, 피아노 삼중주 4개 부문의 경연을 열었다.

이해수는 2018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 프림로즈 국제 비올라 콩쿠르에서 만 18세의 나이로 1위를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에 앞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주관 앨버트 M. 그린필드 콩쿠르와 요한슨 국제 콩쿠르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하며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비올리스트 이해수가 삼성문화재단이 후원한 1590년산 명품 비올라 ‘가스파로 다 살로’로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72회 ARD 국제 음악 콩쿠르 비올라 부문에서 우승했다. ⓒ삼성문화재단 제공


줄리어드 음악학교 예비학교,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거쳐 만 13세에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해 로베르토 디아즈와 신연 황을 사사했고, 독일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국립음대에서 타베아 치머만 문하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다가오는 10월부터 독일 크론베르크 아카데미 Professional Studies 과정에서 학업을 이어가며 독주와 ‘커티스 온 투어’ ‘뮤지션스 프롬 말보로’의 일원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이번 콩쿠르에서 이해수는 삼성문화재단의 악기 후원 프로그램 ‘Samsung Music Fellowship’을 통해 1590년산 ‘가스파로 다 살로’ 비올라를 후원받아 연주했다. 깊고 풍성한 음색이 특징인 이 악기와 함께 4차례의 경연 무대에서 바로크, 고전부터 현대곡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작품을 개성 있는 음색과 해석으로 선보였다.

‘Samsung Music Fellowship’은 전도유망한 한국계 연주자들에게 세계적인 명 현악기를 무상으로 대여함으로써 음악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세계적인 음악가로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199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원 사업이다.

현재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랜들 구스비·박수예, 비올리스트 이해수, 첼리스트 한재민, 노부스 콰르텟(첼로 이원해), 세종솔로이스츠에게 ‘스트라디바리우스’ ‘과르네리 델 제수’ ‘과다니니’ 이올린, ‘가스파로 다 살로’ 비올라, ‘마테오 고프릴러’ ‘조반니 그란치노’ 첼로 등을 대여해 한국 정상급 연주자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시상식 직후 이해수는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대회를 무사히 마무리 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사용하는 가스파로 다 살로 악기와 함께 무대에 올라 기뻤고, 앞으로 이 악기와 할 여정이 더욱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문화재단 류문형 대표이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예술적 역량을 유감없이 펼치며 음악을 향한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이해수에게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며 “특히 재단의 후원 악기로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을 의미 있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며 훌륭한 예술가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문화재단은 뛰어난 재능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예술 영재를 발굴하고자 한국예술영재교육원과의 협력으로 ‘영재 콘서트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으며, ‘피아노 조율사 양성사업’ 등을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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