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의 낭만’으로 10월 물들인다...서울국제음악제 올해 여섯 차례 명품 공연

명불허전의 실내악 시리즈 4번 준비
​​​​​​​류재준의 트럼펫 협주곡 세계초연도

박정옥 기자 승인 2023.09.13 14:56 의견 0
올해 15회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SIMF)가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6회의 공연을 준비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렸던 서울국제음악제 SIMF오케스트라 개막공연 모습.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낭만’은 들을 때마다 늘 가슴을 뛰게 하고 아련한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의 단어입니다. 누구나 평생 한번은 낭만을 꿈꾸고 바랍니다. 올해 서울국제음악제는 어렵고 힘들었던 시간의 터널을 지나 우리 모두의 마음에 간직한 낭만을 노래합니다. 낭만시대의 가장 위대한 작곡가이며 사랑, 소심함, 설렘으로 평생을 지낸 브람스의 음악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올해 15회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SIMF)가 다음달 개막한다. 류재준 예술감독은 올해의 주제를 ‘낭만에 관하여’로 정하고, 19세기 낭만 시대의 거장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의 음악 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교향곡 1번’ ‘교향곡 4번’ ‘비극적 서곡’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과 그의 다양한 실내악 작품 등을 들려준다.

10월 7일(토)부터 14일(토)까지 8일간 6회의 공연을 준비한다.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실내악 시리즈는 7일 개막공연을 포함해 8일, 10일, 12일 네 차례 관객을 만난다. 서울국제음악제를 대표하는 SIMF오케스트라는 11일과 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14일 폐막 공연에서는 류재준 작곡가의 ‘트럼펫 협주곡’을 세계 초연한다. 협연자로는 헝가리 트럼펫 연주자 가보르 볼도츠키가 나온다.

이번 음악제에 참가하는 아티스트들에게 각자 ‘음악의 낭만’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물어봤다. “음악은, 많은 경우 그 음악을 즐겨 듣던 시기의 기억과 감정을 함께 소환합니다.”(비올리스트 김상진) “우리의 깊고 다양한 감정과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여 이끌어내 주는 것.”(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음악과 낭만은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관계”(첼리스트 이경준) “그대로 또는 들리는 그대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음악”(비올리스트 김세준) 등 멋진 답변이 이어졌다.

올해 15회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SIMF)가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6회의 공연을 준비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렸던 서울국제음악제 SIMF오케스트라 개막공연 모습.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또한 “음악의 낭만이란 멋진 날씨에 경치 좋은 곳에서 귀로 즐기는 일품요리”(베이시스트 박정호) “단순히 사랑스러운 멜로디를 가진 멜로디컬한 즐거움이 아니라 음악적 수사학, 철학, 수학에서 신념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지식의 구조”(비올리스트 하르트무트 로데) “클래식의 진화, 더 대조적이고, 더 감정적인”(호르니트스 유후이 황) “아름다움과 영혼을 하나로 만드는 것, 음악을 낭만적으로 만드는 것으로 사랑을 만드는 것과 같다.”(피아니스트 이타마르 골란) 등 멋진 비유로 낭만을 정의해 눈에 띄었다.

서울국제음악제의 본질과 기본은 실내악이다. 올해도 명불허전의 실내악 시리즈가 네 차례 펼쳐진다. 브람스의 대표적 작품 위주로 꾸며지며 세계에서 모인 뛰어난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김수빈(바이올린, 미국), 이타마르 골란(피아노, 프랑스), 클라우디오 보호르케즈(첼로, 독일), 비토르 페르난데스(클라리넷, 스페인), 리카르도 실바(호른, 그리스), 엘리나 베헬레(바이올린, 핀란드), 야쿱 하우파(바이올린, 폴란드),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 러시아), 유후이 황(호른, 대만), 하트무트 로데(비올라, 독일)와 백주영, 송지원, 박규민, 옥유아, 김상진, 김세준, 이한나, 박하양, 김민지, 이경준, 홍은선, 조인혁, 채재일, 김홍박, 유성권, 박정호가 참여한다.

7일(토) 오후 8시, 8일(일) 오후 2시, 10일(화) 오후 7시 30분, 12일(목) 오후 7시 30분 IBK챔버홀에서 연주된다. 10일 연주회는 한국과 핀란드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열린다. 마그누스 린드버그의 ‘클라리넷 오중주’와 장 시벨리우스의 클라리넷, 바순, 호른, 현악오중주를 위한 ‘전설’,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 2번’을 들려준다.

12일에는 브람스의 피아노 작품을 위주로 선사하며 문지영, 김규연,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이타마르 골란 등 4명의 피아니스트가 출연한다.

SIMF오케스트라가 공연하는 두 차례의 무대도 설렌다. SIMF오케스트라는 특별함이 두드러진다. 앙상블오푸스가 중심이 되어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의 한계를 벗어났다. 백주영, 송지원, 김상진, 이한나, 김민지, 심준호, 박정호, 김홍박, 최인혁, 한문경이 주축이 된 앙상블오푸스는 2010년에 창단됐다. 그 후 앙상블로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최고의 연주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15회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SIMF)가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6회의 공연을 준비한다. 사진은 지난해 열렸던 서울국제음악제 SIMF오케스트라 폐막공연 모습.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SIMF오케스트라는 이 앙상블오푸스의 주축멤버들이 각 악기별 포지션의 수석과 단원 선정을 맡는다. 이들이 선정한 오케스트라 멤버들은 강력한 솔리스트로서의 역량과 함께 각 악기군의 완벽한 연주를 보장한다. 솔리스트로 활동하는 연주자들을 오케스트라에서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SIMF오케스트라는 특성상 서울국제음악제에서만 구성할 수 있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단원들도 많으며 솔리스트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최소 1년 전부터 단원 섭외가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막대한 비용이 들기도 한다. 대신 최대한 많은 리허설과 오랜 준비과정을 통해 최상의 연주를 보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라디오 프랑스 채널에서 SIMF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방송하고 극찬했으며 영국의 BBC 뮤직 매거진에도 소개됐다.

SIMF오케스트라는 그동안 랄프 고토니, 오코 카무, 파올로 보르틀라메올리, 바실리 페트렌코, 만프레드 호넥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을 포디움에 초청하고 있다. 이들과 SIMF오케스트라의 절정의 연주력이 보여주는 놀라운 결과를 매년 볼 수 있다. 올해는 파올로 보르톨라메올리(11일)와 바실리 페트렌코(14일)가 지휘봉을 든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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