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 감독 “K클래식 키우는 국내 생태계 만드는 게 목표”

10월7~14일 ‘낭만’ 주제로 브람스 집중조명
네 번의 실내악·두 번의 오케스트라 공연

민은기 기자 승인 2023.09.21 16:44 의견 0
지난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서울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류재준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김민지, 호르니스트 김홍박.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최근 세계 콩쿠르에서 한국 연주자들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시장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이들을 위한 생태계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늘 함께 해온 멤버들이라 호흡이 익숙해서인지 조금만 연습해도 착착 잘 맞아요. 상시가 아닌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지만 하모니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단시간 집중적인 리허설로 엄청난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백주영 바이올리니스트)

열다섯 번째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가 올해는 ‘낭만’을 노래한다. 오는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낭만에 관하여’라는 주제로 낭만을 극한으로 표현하고 사랑을 노래했던 요하네스 브람스의 음악들을 선보인다. 거기에 더해 낭만의 끝자락을 잡고 유영했던 장 시벨리우스, 신낭만주의적 작품을 선보이는 작곡가 류재준의 신곡도 선보인다.

류재준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이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음악제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음악제를 이끌고 있는 류재준 예술감독은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브람스 탄생(1833~1897) 190주년을 맞아 브람스를 메인 작곡가로 선정했다”며 “삶이 그리 평탄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음악 구석구석을 보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로맨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국제음악제는 처음부터 연주자들이 참여해 함께 만들어온 축제다”라며 “해외에서 콩쿠르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낸 높은 수준의 연주자들을 직접 보고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는 4개의 실내악 공연과 2번의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구성했다. 네 차례 예술의 전당 IBK홀에서 펼쳐지는 실내악 시리즈는 세계에서 모인 뛰어난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해외 연주자로는 엘리나 베헬레(바이올린·핀란드), 야쿱 하우파(바이올린·폴란드), 클라우디오 보호르케즈(첼로·독일), 김수빈(바이올린·미국), 비토르 페르난데스(클라리넷·스페인), 이타마르 골란(피아노·프랑스), 리카르도 실바(호른·그리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러시아), 유후이 황(호른·대만), 하트무트 로데(비올라·독일)가 무대에 오른다.

바이올린 백주영·송지원·박규민·옥유아, 비올라 김상진·김세준·이한나·박하양, 첼로 김민지·이경준·홍은선, 클라리넷 조인혁·채재일, 호른 김홍박, 바순 유성권, 더블베이스 박정호 등 한국의 세계적 연주자들도 함께 한다.

첫 회부터 특정 국가의 음악을 소개한다는 점도 이 음악제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올해는 한국·핀란드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10월 10일에 마그누스 린드버그의 클라리넷 오중주, 시벨리우스의 ‘전설’, 브람스의 피아노 오중주를 선보인다.

비올리스트 김상진은 “지난 몇 년간의 고통을 지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것 자체가 낭만인 것 같다”며 “가장 좋아하는 브람스의 곡을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하게 돼 기쁘다”고 했다.

지난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서울국제음악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류재준 예술감독,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김민지, 호르니스트 김홍박.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서울국제음악제를 대표하는 SIMF오케스트라는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파올로 보르톨라메올리 지휘로 브람스의 곡을 선보인다. 14일에는 바실리 페트렌코 지휘로 류재준의 신작 트럼펫 협주곡을 선보인다. 헝가리의 뛰어난 트럼펫 연주자인 가보르 볼독츠키가 협연한다.

SIMF오케스트라는 백주영, 야쿱 하우파, 송지원, 김상진, 이한나, 김민지. 김홍박, 최인혁 등을 주축으로 꾸려진 연주단체다. 올해는 톈진 줄리아드 교수로 재직 중인 퍼쿠셔니스트 한문경과 폴란드의 국립 오케스트라 오보에 수석 연주자인 세바스티안 알렉산드로비츠, 도이치오퍼의 부수석인 한이제,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인 클라리네스트 비토르 페르난데스, 세계 정상급 트럼본 주자인 라스 칼린, 블라디미르 베레스가 합류했다.

1회부터 붙박이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브람스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곡가다”라며 “엄청난 기량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게 돼 굉장한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첼리스트 김민지는 “이번 음악제에 대해 굉장히 기대가 크다”며 “한해 한해 깊어지는 음악제를 만들어가기 위해 예술감독, 부감독들이 굉장히 노력하고 있으니 많이 와서 즐겨달라”고 했다. 그는 2회부터 참여했다.

호르니스트 김홍박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악기를 소개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그런 부분에 대해 갈증이 있었는데, 이번 음악제를 통해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unki@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