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학년부터 성당서 오르간 치던 이민준 ‘제2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우승

1100만원 상금·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 출연기회 특전
​​​​​​​결선서 바그너·바흐·리스트 곡으로 심사위원 높은 점수

민은기 기자 승인 2023.09.29 09:43 의견 0
롯데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수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민지(공동3위), 탐리우(공동3위), 노선경(2위), 이민준(1위). ⓒ롯데콘서트홀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초등 3학년 때부터 성당서 오르간 반주를 하던 이민준이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민준은 1100만원의 상금과 앞으로 2년 동안 롯데콘서트홀 기획공연 출연기회를 얻었다.

롯데문화재단은 ‘제2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1위는 이민준(한국·1998), 2위는 노선경(한국·1994), 3위는 톰 리우(프랑스·1997)와 최민지(한국·1992)가 공동수상했다.

1, 2, 3위 외에 클럽 아폴론 현대음악 특별상은 톰 리우, 클럽 아폴론 청중상은 최민지, 그리고 바흐 특별상은 민채원(한국·2006)이 수상했다.

2위 수상자에게는 500만원, 3위 수상자에게는 3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공동수상일 경우 상금을 분할해 수여한다. 현대음악 특별상, 바흐 특별상, 청중상 수상자에게는 100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우승을 차지한 이민준은 2017년부터 현대차 정몽구재단 문화예술 장학생으로 발탁됐다.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독일 뤼벡 국립음악대학교 오르간 학과에서 아르피트 가스트를 사사 중이다. 2021년 스위스 생모리스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1위에 오르는 등 국제 콩쿠르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다.

롯데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수상자들이 서로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있다. 왼쪽부터 탐리우(공동3위), 최민지(공동3위), 노선경(2위), 이민준(1위). ⓒ롯데콘서트홀 제공


결선에서 이민준은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편곡 르마레), 바흐의 ‘프렐류드와 푸가 G장조(BWV 541)’, 니시무라의 프렐류드 ‘불꽃 속의 비전’, 리스트의 ‘구원의 물길로, 우리에게로 주제에 의한 판타지와 푸가’를 연주해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민준은 어린 시절부터 성당을 다녔기 때문에 오르간은 친숙한 악기였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열 살 때부터 제가 다니던 동네 성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10년 넘게 반주 봉사를 해왔다”고 말했다. 그 후 명동대성당 오르가니스트를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르간은 피아노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미사와 예배 때 쓰이는 악기로서 영적인 느낌이 있고, 또 많은 음색장치가 있어 오케스트라적인 웅장함을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리를 무한정으로 지속할 수 있는 불멸함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문화재단이 주최한 ‘제2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수상자들과 심사위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롯데콘서트홀 제공


이번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는 총 10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지난 9월 18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21일(목) 한예종 이강숙홀 GoArt 오르간으로 본선 1차, 24일(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본선 2차 경연을 펼쳤다.

26일(화) 오후 1시부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는 지정곡(J.S. 바흐와 1960년 이후 작곡된 현대곡)을 포함한 약 50분 분량의 프로그램으로 자유롭게 구성해 연주했다.

콩쿠르 수상자들은 9월 27일(수)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심사위원 헨리 페어스에 이어 수상자 콘서트를 개최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이번 콩쿠르의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장 오자경 한예종 교수는 “거의 1회나 다름없는 국제 오르간 콩쿠르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의 실력이 어느 국제대회 수준만큼 높았다”며 “오르간은 매력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다루기 어려운 악기임에도, 이를 어려움이 아닌 도전으로 받아들여 최선을 다한 참가자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를 보낸다”고 소감을 밝혔다.

롯데문화재단 김선광 대표는 “오르간이라는 악기의 특성처럼 참가자가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구성해 같은 곡이라 하더라도 새롭게 표현하는 모습이 개성 넘쳤다. 콩쿠르를 통해 젊은 음악인들의 열정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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