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우리 삶을 해피엔딩으로 이끄는 마법 같은 뮤지컬이 찾아온다.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강찬과 김범준, 서유진과 김이후가 남녀 주인공으로 더블캐스팅 됐다. 전동민 작가와 임나래 작곡가 등 준비된 신예 창작진이 재기발랄한 무대를 선사한다.
세종문화회관은 4월 19일부터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서울시뮤지컬단의 창작뮤지컬 ‘더 트라이브(THE TRIBE)’를 선보인다고 4일 밝혔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이번 작품은 유물 복원가 조셉과 시나리오 작가 끌로이가 거짓말을 할 때마다 춤을 추며 등장하는 고대 부족(tribe)과 얽히는 기발한 소재의 창작 신작이다. 웹툰을 보는 것과 같이 현실과 판타지를 빠르게 넘나드는 유쾌한 서사, 아프리카 리듬을 기반으로 한 통통 튀는 뮤지컬 넘버가 MZ세대 창작진의 신선하고 감각적인 스타일을 덧입어 코미디 뮤지컬로 탄생했다.
창작뮤지컬 ‘더 트라이브’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라 차마 커밍아웃할 엄두를 못 내고 엄마의 결혼 강요로 억지 소개팅을 보러 다니는 남자 주인공 조셉, 프리랜서 작가로 궁극적으로는 영화감독을 꿈꾸지만 현실은 계약 직전에 늘 엎어지는 현직 백수이자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있는 여자 주인공 끌로이, 이 둘이 중심이 되어 펼쳐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나다움’을 찾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괜찮다. 스스로가 든든한 나의 편이 돼준다면 언제든 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 위해, 갈등을 피하기 위해, 솔직한 내 안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있는 평범한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더 트라이브’ 공연장에 출몰할 코믹하고 유쾌한 부족들과 통쾌하게 웃으며 우리 삶의 해피엔딩을 꿈꿀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 창작 초연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극창작협동과정 졸업독해를 거쳐, 2022년에 공연예술창작산실 뮤지컬 대본 공모에 선정됐다. 지난 해 낭독 워크숍을 거치는 등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정들을 거쳤다.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장은 “작년에 단계적 작품개발과 단원 역량강화를 위해 단원들과 함께 낭독공연을 진행했는데, 저절로 몸이 움직여지는 음악과 재기발랄한 이야기의 매력에 모두가 빠져들었다”며 “중년 여성들이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낸 ‘다시, 봄’,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뮤지컬로 만든 ‘멕베스’에 이어 MZ의 감성을 한껏 담아낸 ‘더 트라이브’를 통해 서울시뮤지컬단 레퍼토리의 내용, 형식, 대상에 있어서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 나가겠다”고 작품 선정 배경을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서울시뮤지컬단은 단원들과 함께 작품을 개발하여 큰 성공을 거둔 ‘다시, 봄’ 사례가 있다”며 “이번 작품도 민간 뮤지컬 제작사와 차별화된 창작 뮤지컬 개발 및 진흥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더 트라이브’ 공연 개막 4월 19일부터 4월 21일까지 공연에 한하여 프리뷰 할인 30%를 제공한다. 관람료 전석 5만원. 문의는 세종문화티켓.
● 준비된 신예 창작진들의 유쾌한 도전장
‘더 트라이브’의 전동민 작가는 프랑스 파리 여행 중 찾았던 비서구권 지역 초기 문명 유물이 전시된 퀘 브랑리 박물관에서 작품의 배경이 될 장소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와 같은 판타지적 설정에 등장할 고대 부족이라는 존재는 미국의 한 의사가 호주 오지의 부족을 만나 겪은 일을 쓴 ‘무탄트 메시지’라는 책의 도움을 받았다.
초고는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스스로를 인정해가는 과정을 진지하고 무게감 있게 그렸지만 ‘나다움’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접근해보기로 하면서 현재의 대본으로 탈바꿈했다. 속마음을 숨길 필요 없이 텔레파시로 모든 소통이 가능한 부족이 춤추고 노래하는 설정 자체가 관객들로 하여금 이 작품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입덕 포인트가 될 것이다.
임나래 작곡가는 유쾌한 드라마를 음악으로 한층 더 밝고 에너지 넘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마다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을 사용해 극의 다이내믹을 더했다. 조셉과 오드리 두 사람의 엄마들이 자녀들을 결혼시키기 위한 작당모의를 하는 장면에서는 왈츠를 사용해 엄마들의 로망을 재밌게 표현했고, 조셉과 끌로이를 괴롭히는 인물들이 이들을 압박할 때는 탱고의 리드미컬한 호흡을, 등장인물들이 각자 자기주장을 펼칠 때는 신나는 폴카음악으로 표현한다.
‘더 트라이브’의 음악의 가장 주요한 테마라 할 수 있는 고대 부족의 음악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단순한 코드, 싱코페이션(syncopation: 당김음) 리듬을 사용해 주요 라인을 만들고 이를 드라마 상황마다 변주해 재미를 더한다.
● 시크한 파리지엥과 요정미 넘치는 고대부족들의 유쾌한 이야기
이번 공연에 전동민 작가는 연출로, 임나래 작곡가는 편곡과 음악감독의 역할도 맡아 창작초연 배우들과 함께 본격적인 공연 연습에 돌입했다. 쇼케이스 무대부터 함께한 박신별 안무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댄스 시퀀스와 볼거리가 풍성한 소극장 쇼뮤지컬에 도전한다. 무대와 조명을 비롯해 의상, 소품 등 무대미술 파트의 디자이너들은 서로 다른 이질감에서 비롯되는 유쾌한 바이브를 표현하고자 아이디어들을 주고받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고대 유물 박물관, 소박한 카페와 미슐랭 레스토랑, 병원, 학교 등 여러 장소를 배경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주인공들이 거짓말을 하는 순간 등장할 미지의 고대 부족에 대한 유니크한 아이덴티티를 찾기 위한 작업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비주얼뿐 아니라 부족과 멀티 배역을 넘나드는 연기 톤과 장면마다 달라지는 음악 표현에 디테일을 더해 극의 재미와 밀도를 높일 것이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중심 공간으로부터 극의 흐름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펼쳐 보일 유쾌한 시너지가 기대를 모은다. ‘더 트라이브’는 남경식 무대디자이너, 김정태 조명디자이너, 조영진 음향디자이너, 의상디자이너 EK, 이소정 소품디자이너, 정지윤 분장디자이너가 함께한다.
● 서울시뮤지컬단의 주연급 배우로 꼽히는 김범준·서유진 등 출연
섬세하지만 소심한 성격의 고대유물 복원가 조셉 역은 강찬과 김범준이 캐스팅 됐다. 강찬은 ‘오즈’ ‘베어 더 뮤지컬’ ‘R&J’ 등 연극과 뮤지컬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실력파 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범준은 ‘원더보이’ ‘지붕위의 바이올린’ ‘맥베스’ 등 작품을 통해 탄탄하게 실력을 쌓고 있는 서울시뮤지컬단 주연급 배우 중 하나로 이번 ‘더 트라이브’를 통해 본격 코믹 연기에 도전한다.
서유진은 서울시뮤지컬단 최연소 단원으로 ‘작은아씨들’에서 베스 역을 맡아 섬세한 감성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최근 ‘맥베스’에서 폭군 맥베스에 대항하는 반란군을 이끄는 정의로운 메리 공주 역으로 무대에 서는 등 맡은 배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주연급 반열에 올랐다. 김이후는 ‘사랑의 불시착’ ‘브론테’ ‘여기, 피화당’ 등 변화무쌍한 이미지로 뮤지컬 팬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기며 최근 가장 주목받는 신예 배우다. 이 밖에 서울시뮤지컬단의 신대성, 고준식, 정선영, 이승재 배우와 김아영, 서예림, 임소라, 조희수 배우가 부족을 비롯한 멀티 배역으로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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