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여친의 매력 뽐낸다...소프라노 김성혜 데뷔 15주년 리사이틀
11월5일 롯데콘서트홀 ‘라 보체’ 개최
‘언처처블 고음’ 가득한 프로그램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4.10.11 15:32
의견
0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저의 목소리를 키운 건 바로 여러분의 목소리입니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김성혜가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고막여친의 매력이 가득한 프로그램으로 리사이틀을 연다.
김성혜는 오는 11월 5일(화) 오후 7시 30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라 보체(La Voce)’라는 타이틀로 독창회를 개최한다. 콜로라투라(coloratura)는 ‘채색한’ ‘색을 입힌’이라는 의미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는 복잡한 장식음을 정확한 기교로 소화해 내는 화려한 고음의 성악가다. 요즘말로 ‘고막여친 가수’다. 김성혜는 김광현이 지휘하는 코리아쿱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 매력을 뽐낸다.
‘라 보체’는 목소리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김성혜는 “제가 성악가로 첫 발을 내딛었을 때 분발하라며 격려해준 사람이 여러분이었고, 어느 정도 완성된 가수로 활동했을 때 늘 따뜻한 응원의 말을 건넨 이도 여러분이었다”라며 “결국 저의 목소리를 키운 건 여러분의 목소리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들이 보내준 고마운 마음을 담아 ‘라 보체’라고 제목을 달았다”며 “이번 무대는 저 혼자만의 공연이 아닌 관객 모두와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이 엑설런트하다. 김성혜는 오랜 고민 끝에 첫 곡으로 모차르트 ‘c단조 미사(Mass in c Minor, KV472)’ 중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시고(Et incarnatus est)’를 부른다. ‘대미사’로도 불리는 c단조 미사는 모차르트가 아내 콘스탄체와의 결혼을 셀프 축하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사랑의 몸으로 태어나시고’는 플루트·오보에·파곳의 선율과 소프라노의 음색이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들려준다.
김성혜의 강력한 무기는 역시 오페라 아리아다. 모차르트 ‘후궁으로부터의 탈출’ 중 ‘아, 나는 사랑했었네(Ach, ich liebte)’,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깊은 침묵은 밤을 덮고(Regnava nel silenzio)’, 번스타인 ‘캔디드’ 중 ‘반짝이고 명랑하게(Glitter and be gay)’를 들려준다.
벨리니의 노래는 두 곡을 준비했다. ‘카플레티가와 몬테키가’에 나오는 ‘아, 얼마나 여러 번(Oh! quante volte)’과 ‘청교도’에 흐르는 ‘그의 다정한 목소리(Qui la voce sua soave)’를 선사한다. 흥겨움이 가득한 들리브의 가곡 ‘카딕스의 처녀들(Les filles de Cadix)’도 기대된다.
김성혜는 한국가곡도 능통하다. 지난해 4월 외국가곡과 한국가곡을 반반씩 섞어 부른 독창회에서도 베테랑 실력을 발휘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이라는 애틋한 그리움을 표현한 ‘얼굴’(심봉석 시·신귀복 곡)과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면/ 그 맑은 눈으로 세상을 볼꺼야/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면/ 그 밝은 미소로 늘 웃겠네”라는 가사가 뭉클한 ‘내 마음에 아이가 산다’(김효근 시·곡)를 연주한다.
든든한 지원군도 힘을 보탠다. 스페셜 게스트로 바리톤 김동섭이 출연한다. 그는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잔인하고도 비통한 열망이여(Cruda, funesta smania)’를 부른 뒤, 김성혜와 듀엣으로 ‘눈물로 고통 받고 아픔으로 괴로워하며(Soffriva nel pianto)’를 연주한다.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말은 힘차게 달려(Il cavallo scalpita)’도 선물한다.
또한 ‘파라솔 클라리넷 앙상블’이 ‘섬집아기’(이흥렬 곡)를 연주한다. 2020년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만든 이 앙상블은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지난해 일곱 번째로 열린 ‘전국 발달장애인 음악축제(GREAT MUSIC FESTIVAL)’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eunki@classicbiz.kr
저작권자 ⓒ ClassicBiz,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