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 콰르텟이 올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16곡 전곡 연주에 나서는 가운데 첫 공연은 7월 5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린다. ⓒ목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아벨 콰르텟은 올해 결성 13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3년 바이올린 윤은솔, 바이올린 박수현, 비올라 박하문, 첼로 조형준이 의기투합해 론칭했다. 이들은 실내악단의 꿈을 꾸기 시작한 순간부터 귀국 직전까지의 음악적 여정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어 왔다.

2015년 빈에서 열린 제6회 요제프 하이든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현악사중주단 최초로 1위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결성 10주년이던 2023년에는 빈 현지에서 올 하이든 레퍼토리로 레코딩을 진행한 음반 ‘In nomine Domini’를 발매했다. 하이든은 자신의 자필 악보 머리 부분에 항상 ‘인 노미네 도미니’라고 적었다. ‘in the name of the God’, 즉 ‘주님의 이름으로’라는 뜻인데 이 문구를 타이틀로 삼았다.

지난해 아벨 콰르텟은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2025년 제3회 서울예술상 ‘포르쉐 프론티어상’ 음악 부문을 수상했다. 하이든 스페셜리스트면서 멘델스존 전곡연주까지 완료해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레퍼토리를 두루 아우르는 실력을 보여줬다.

아벨 콰르텟이 두 번째 전곡연주 레퍼토리로 올해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현악사중주 16곡 대장정을 시작한다. 레퍼토리의 확장을 넘어 현악사중주의 더 깊은 본질까지 탐구하고자 하는 팀의 의지가 느껴진다.

공교롭게도 독일 출신의 베토벤이 하이든을 사사하고 활발하게 활동한 메인 무대가 빈이었음을 생각해 보면, 아벨 콰르텟은 빈에서 이미 베토벤의 음악을 체화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 5회차로 예정된 이번 시리즈는 베토벤 현악사중주의 모든 시기를 아우르며 고전에서 낭만으로 이어지는 음악사의 흐름을 생생하게 담아낼 예정이다.

아벨 콰르텟이 올해 베토벤 현악사중주 16곡 전곡 연주에 나서는 가운데 첫 공연은 7월 5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린다. ⓒ목프로덕션 제공


그 서막을 여는 첫 번째 공연이 오는 7월 5일(토) 오후 2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린다. 이번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시리즈는 매 공연마다 베토벤의 초기부터 중기, 후기를 모두 아우르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베토벤 실내악 작품세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현악사중주 1번 F장조(작품번호 18-1)와 6번 Bb장조(작품번호 18-6), 격렬한 감정의 응축체로 알려진 중기의 걸작 11번 f단조(작품번호 95 ‘세리오소’), 그리고 후기 사중주의 심오한 미학을 담은 12번 Eb장조(작품번호 127)가 시리즈의 첫걸음을 함께한다.

베토벤은 모두 16개(대푸가 포함 17개)의 현악사중주를 남겼다. 크게 초기(작품번호 18의 6개 작품)·중기(작품번호 59 ‘라주모프스키’의 3개 작품, 작품번호 74 ‘하프’, 작품번호 95 ‘세리오소’)·후기(작품번호 127, 130-133, 135)로 구분된다.

초기 작품들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영향을 받은 고전 양식으로 쓰였지만, 기존에 쓰지 않던 4악장 배치 형식이나 미뉴에트-스케르초의 대비 형식 등을 선보이는 등 베토벤만의 실험적인 면모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다.

중기 작품은 고전 양식에서 형식적으로 좀 더 자유롭게 확장되며, 규모가 커지고 화성이 자유로워지는 등 베토벤의 개성이 더욱 돋보인다.

후기 작품은 더욱 폭발적인 감정 표현과 극대화된 형식적 독창성으로 베토벤이 현악사중주의 완연한 새 지평을 열었음을 느끼게 한다.

현악사중주 장르의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후대 음악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베토벤의 작품을 아벨 콰르텟 특유의 우아하고 따뜻한 음색과 감성으로 표현할 ‘아벨 콰르텟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시리즈 티켓은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NOL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한편 두 번째 공연은 9월 20일(토), 세 번째 공연은 11월 21일(금) 열린다. 네 번째 공연은 내년 2월 5일(목), 마지막 다섯 번째 공연은 2월 7일(토) 개최한다.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