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박유신(사진)이 피아니스트 손정범과 함께 오는 10월 12일 리사이틀을 연다. ⓒJino Park/목프로덕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첼리스트 박유신은 멀티 플레이어다. 못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이다. 야나체크·루빈슈타인·브람스 콩쿠르를 석권하며 국제무대에서 깊이 있는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다.
‘러시안 첼로’ 시리즈와 전국 투어 등 활발한 독주회 활동으로 솔리스트로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견고히 다져왔다. 폭넓은 레퍼토리를 바탕으로 ‘Dichterliebe(시인의 사랑)’ ‘White Night(백야)’ ‘Winterreise(겨울나그네)’ 등 세 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또한 어텀실내악페스티벌과 포항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을 맡아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긴밀히 협력해 국내 음악계와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통해 탁월한 기획력을 선보이고 있다.
박유신이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손정범과 함께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무대에서는 연주자로서의 깊이와 기획자로서의 안목을 자양분 삼아 시대와 대륙을 넘나드는 입체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첼리스트 본연의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박유신과 호흡을 맞출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뮌헨 ARD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만장일치 우승을 거두며 세계 음악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자신만의 해석을 다져온 그는 이번 만남을 통해 박유신과 함께 또 하나의 예술적 지형을 그려낸다.
각기 다른 음악적 배경에서 출발한 두 연주자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첼로와 피아노라는 서로 다른 언어로 빚어낼 깊은 정경이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 앞에 오롯이 펼쳐진다.
첼리스트 박유신과 피아니스트 손정범(사진)이 오는 10월 12일 리사이틀을 연다. ⓒ목프로덕션 제공
이번 리사이틀은 첼로가 표현할 수 있는 깊은 낭만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각기 다른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 음악의 다채로운 감정을 공유한다.
프로그램의 중심을 이루는 쇼팽과 바버의 소나타를 통해 낭만주의의 결을 비교해보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첫 곡인 베토벤의 ‘모차르트 마술피리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은 고전주의 특유의 정교함과 유쾌함이 가득하다. 이어지는 바버의 ‘첼로 소나타 c단조’는 유럽의 전통적 낭만과는 결이 다른, 미국 특유의 간결하고 직설적인 선율 속에 응축된 서정성과 현대적 긴장감을 담아낸다.
체코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드보르자크의 ‘4개의 로맨틱 소품’은 친근하면서도 따뜻한 보헤미안 색채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을 선물한다. 마지막으로 연주되는 쇼팽의 유일한 첼로 소나타인 ‘첼로 소나타 g단조’는 그의 명성처럼 가늘고 세밀한 서정성의 극치를 보여준다. 첼로와 피아노가 나누는 내밀한 대화는 낭만적 감성을 최고조로 이끌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처럼 네 개의 작품은 각기 다른 시대와 문화적 배경을 품고 있지만, 첼로라는 악기가 표현할 수 있는 폭넓은 감정의 스펙트럼 안에서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진다. 이번 무대는 작곡가의 국적 및 시대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음악의 색채와 첼로의 다채로운 매력을 동시에 만끽하는 특별한 시간이다.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을을 풍성하게 채울 박유신 첼로 리사이틀 티켓은 예술의전당(1668-1352)과 NOL티켓(구 인터파크)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