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은 내년 창단 70주년을 맞아 풍성한 2026시즌 라인업을 준비했다. ⓒKBS교향악단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정명훈의 말러 교향곡, 엘리아후 인발의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피에타리 잉키넨의 시벨리우스 교향곡 등 역대 상임·객원 지휘자들이 각자의 시그니처 레퍼토리로 2026년 KBS교향악단의 70년을 빛낸다.

또한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브루스 리우 등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장한나·김한·이혁·이효·김세현 등 국내 연주자들이 KBS교향악단과 함께해 세계로 이어지는 협업의 폭을 넓힌다.

KBS교향악단은 내년 창단 70주년을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라인업으로 팬들을 만난다. 공영방송 교향악단으로서 찾아가는 음악회·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최근 구독자 20만명을 넘어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주 실황·하이라이트를 더 높은 품질로 제공해 디지털 접근성도 강화한다. ‘국민의 오케스트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다.

● 마렉 야노프스키·요엘 레비 등 거장 지휘자들의 ‘대표 레퍼토리’ 퍼레이드

KBS교향악단은 내년 창단 70주년을 맞아 풍성한 2026시즌 라인업을 준비했다. ⓒKBS교향악단 제공


거장 지휘자들이 각자의 대표 레퍼토리로 무대를 채운다. 말러, 쇼스타코비치, 브루크너, 시벨리우스 등 교향악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작들을 시즌 전반에 고르게 배치했다.

정명훈은 지난해에 이어 자신의 말러 해석 시리즈를 이어가며 ‘제4번’(10월 2일)과 ‘제5번’(3월 13일)을 지휘한다. 지난 시즌 ‘제1번’과 ‘제2번’로 큰 감동을 남긴 그는 이번에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크리스티아네 카르크(10월 2일)와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3월 13일)와 함께 무대에 올라 말러 가곡과 교향곡을 한 프로그램 안에 담는 특별한 시도를 선보인다. 이는 국내에선 보기 드문 구성으로, KBS교향악단의 사운드와 어우러져 또 한 번의 예술적 성취를 예고한다.

쇼스타코비치 해석의 대가 엘리아후 인발은 교향곡 제13번 ‘바비 야르’(2월 28일)를 통해 인간성과 시대의 비극을 묵직하게 풀어낸다. 독일 음악의 거장 마렉 야노프스키는 브루크너 교향곡 제4번 ‘로맨틱’(3월 13일)으로 정통 독일 관현악의 울림을 전하고, 2024년까지 KBS교향악단을 이끌었던 피에타리 잉키넨은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6번·제7번’(9월 10일)을 통해 북유럽 교향악의 순수한 정서를 펼쳐낸다.

요엘 레비는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시절(2014-2019) 호평을 받았던 말러 교향곡 제6번 ‘비극적’(5월 28일)을 다시 지휘해 악단의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선으로 이어준다.

또한 안드레스 오로스코-에스트라다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6월 18일)으로 정열적인 러시아 낭만을, 미하엘 잔데를링은 브람스 ‘피아노 사중주 1번’의 관현악 버전(10월 30일)으로 색다른 해석을 선보인다.

이처럼 각 지휘자들은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무대를 채워 70년을 넘어 새로운 세대를 향한 KBS교향악단의 음악적 도약을 이끈다.

● 세계무대에서 증명된 K클래식의 위상...한국인 연주자들의 활약 확인 무대

KBS교향악단은 내년 창단 70주년을 맞아 풍성한 2026시즌 라인업을 준비했다. ⓒKBS교향악단 제공


KBS교향악단의 2026시즌은 주목받는 한국인 연주자들의 활약이 빛을 발한다. 클라리네티스트 김한은 마렉 야노프스키가 지휘하는 무대에서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3월 31일)을 선보인다. 그는 구스타보 두다멜에게 발탁돼 파리 오페라 오케스트라 350년 역사상 첫 아시아인 슈퍼 솔리스트로 활약 중이며, 관악계의 편견을 넘어선 새로운 세대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형제 피아니스트 이혁·이효는 풀랑크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5월 28일)으로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2025년 제19회 쇼팽 피아노 국제 콩쿠르 본선 진출자로서, KBS교향악단과 함께 젊은 세대의 열정과 음악적 진정성을 보여준다.

또한 2025년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우승자 김세현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8월 27일)을 협연해 섬세한 감성과 탁월한 테크닉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처럼 다채로운 세대의 한국 연주자들이 세계 거장들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는 KBS교향악단의 70주년이 단지 과거의 영광을 회고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를 향한 약속의 무대임을 보여준다.

시즌의 대미는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인 여성 지휘자 장한나가 이끄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12월 30일)으로 장식된다. 첼리스트, 지휘자, 예술감독으로서 세계무대에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통찰이 피날레 무대에 고스란히 녹아든다. 장대한 합창의 울림 속에서 70년의 여정은 하나의 완결을 이루며, 동시에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한다.

●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보리스 길트버그...월클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글로벌 협연

KBS교향악단은 내년 창단 70주년을 맞아 풍성한 2026시즌 라인업을 준비했다. ⓒKBS교향악단 제공


KBS교향악단의 2026시즌은 세계 정상의 거장들과 한국 교향악의 위상을 증명하는 해가 된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는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1월 16일)으로 시즌의 서막을 연다. 그는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 및 지휘자들과 협연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지휘자로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어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3번 ‘바비 야르’에서는 러시아 베이스 그리고리 슈카루파(2월 28일)가 참여해 비극적 시대의 울림을 묵직한 목소리로 전한다. 2021년 제18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인 브루스 리우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6월 18일)으로 낭만적 카덴차를 펼친다.

벨기에 국립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안토니 헤르무스는 바게나르의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서곡’·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7월 9일)으로 지휘봉을 잡는다. 이 무대에는 프랑스 빅토르 뮤직 클래식 어워드 ‘올해의 솔리스트’(2015) 수상자 바이올리니스트 네만야 라두로비치가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협연자로 나서 자유롭고 강렬한 연주로 무대를 물들인다.

보리스 길트버그는 201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의 이력을 바탕으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9월 10일)을 협연한다. 프랑크 페터 짐머만은 월튼 ‘바이올린 협주곡’(10월 30일)으로 독일적 절제와 미학을 들려주며, 그래미상 두 번 수상 이력에 빛나는 첼리스트 스티븐 이설리스는 로버트 스파노의 지휘 아래 슈만 ‘첼로 협주곡’(11월 28일)으로 섬세한 울림을 완성한다.

이처럼 KBS교향악단은 세계 정상급 지휘자와 협연자들을 초청해, 서울을 중심으로 한 교향악의 장(場)을 국제무대로 확장한다. 이들의 참여는 KBS교향악단이 70년간 쌓아온 신뢰와 예술적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이다.

● 정명훈의 ‘카르멘’ 콘서트 버전...창단 70주년 특별연주회도 준비

정명훈이 지휘하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4월 18일) 콘서트 버전은 KBS교향악단 2026시즌의 백미로 꼽힌다. 1997년 베르디 ‘오텔로’로 국내 최초의 콘서트 오페라 형식을 선보였던 정명훈은, 29년 만에 KBS교향악단과 다시 오페라 무대에 오른다. ‘카르멘’은 오페라 지휘자로서 그의 예술적 통찰과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앙상블이 결합된 무대로, 원작의 극적 긴장감과 음악적 서정을 극대화한다.

KBS교향악단의 오페라 콘서트 버전은 2017년 푸치니의 ‘토스카’, 2019년 ‘라보엠’에 이어 세 번째로 단독 기획된 프로젝트다. 방송교향악단의 오페라 시리즈로서, 오케스트라 중심의 음악적 깊이를 살리면서도 무대 예술의 감동을 동시에 선사해왔다.

이번 ‘카르멘’ 무대에는 세계적인 성악가들이 함께한다. 메조소프라노 알리사 콜로소바(카르멘), 테너 갈레아노 살라스(돈 호세), 소프라노 김순영(미카엘라), 베이스바리톤 김병길(에스카미요) 등 유수의 해외 오페라 하우스에서 활약 중인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예고한다. 연출은 엄숙정이 맡는다.

또한 창단 7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연주회(7월 22일)도 비장의 카드로 준비되어 있다. 오페라와 특별연주회로 이어지는 2026시즌은 70년의 역사와 전통 위에 세워진 KBS교향악단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감동의 무대이자, 관객들에게 클래식의 깊이와 생명력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 70년의 선율, 계속되는 울림...‘전통과 혁신의 공존’ 지속

1956년 서울방송관현악단으로 창단한 KBS교향악단은 국내 최초의 방송교향악단으로서 TV와 라디오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국민의 일상으로 전해왔다. 이후 국립교향악단 시기를 거치며 규모와 위상을 확장했고, 2012년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며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및 연주자들과의 협연을 통해 국제적 명성을 쌓아온 KBS교향악단은, 70주년을 맞는 2026년 시즌을 통해 ‘전통과 혁신의 공존’을 예술적으로 증명한다.

KBS교향악단 이승환 사장은 “2026년은 KBS교향악단이 창단 70주년을 맞이하는 뜻 깊은 해로, 지난 시간을 기념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새로운 70년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바탕으로 한층 더 깊은 공감과 울림을 전하고, 70년의 역사 속에서 다져온 예술적 신뢰 위에, 세대와 국경을 넘어서는 음악의 힘을 통해 클래식이 일상의 감동으로 이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26년 정기연주회 시즌 전체 패키지 티켓은 12월 9일(화) 오후 2시, 기획연주회 패키지 티켓은 12월 18일(목) 오후 2시 NOL 티켓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티켓 구매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재단법인 KBS교향악단의 홈페이지로 문의하면 된다.

/eunki@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