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사중주단 ‘느루 콰르텟’이 지난 2일 태국 방콕의 한국문화원에서 소프라노 신민원과 공연하고 있다. ⓒ태국한국문화원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현악사중주단 ‘느루 콰르텟(Neuru Quartet)’이 우리나라 문학작품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 명곡들을 연주해 태국 교포들과 태국인들을 감동시켰다. 또한 소프라노 신민원과 호흡을 맞춰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에 선율을 붙인 한국 가곡도 선사해 향수도 달래줬다.

느루 콰르텟은 지난 2일 태국 방콕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2025 문학과 클래식의 밤’에서 ‘When Classics Meet Literature(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를 주제로 공연했다.

공연 프로그램이 독특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연주된 곡들은 우리나라 문학 작품에 나오는 클래식 명곡과 우리나라 시인들의 시에 곡을 붙인 한국 가곡으로 구성됐다.

이선주 주태국 한국문화원 원장은 시를 낭독해 분위기를 띄웠다.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소프라노 신민원과 태국에서 우리 국악기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 김현지도 참여해 느루 콰르텟과 다양한 조합의 공연을 펼쳤다.

이선주 주태국 한국문화원 원장이 지난 2일 태국 방콕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2025 문학과 클래식의 밤’에서 시를 낭독하고 있다. ⓒ태국한국문화원 제공

그리고 ‘책속에 스며든 클래식’ ‘미술관에 간 클래식’ 등의 책을 출간하고 강연자와 공연해설자로도 활동 중인 느루 콰르텟의 리더 박소현의 해설은 70여명의 태국 국민을 포함해 100명이 넘는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태국 한국대사관의 박용민 대사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소현·김미현, 비올리스트 최지은, 첼리스트 박가경의 현악사중주 반주에 맞춰 가곡 ‘보리밭’을 직접 노래해 모두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주태국 한국대사관의 박용민 대사가 느루 콰르텟의 반주에 맞춰 한국 가곡 ‘보리밭’을 부르고 있다. ⓒ태국한국문화원 제공


태국에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인들에게 타향살이의 그리움을 달래준 이번 공연은 두 나라의 끈끈한 교류에 일조했다. 공연을 마친 뒤 느루 콰르텟은 주태국 한국대사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느루 콰르텟은 2015년 창단했다. 느루는 ‘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멋진 네이밍이다. 2022년부터는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박소현이 대표로 있는 ‘우주 클래식’의 산하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우주 클래식에는 느루 콰르텟뿐만 아니라 ‘로타 트리오’ ‘우주클래식 앙상블’도 같은 식구다.

느루 콰르텟은 2024년 예술의전당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2023 수원 유망예술가 지원 사업에 선정돼 해설이 있는 음악회 ‘행복한 우스개씨의 농담이야기’를 주최했다. 또한 서울시청, 서울V페스티벌, 파주 카메라타홀, 금호아트홀, 영산아트홀 전문연주자 시리즈, CNN 제작 현대 제네시스 CF 출연, 13회 서울 아트쇼 스페셜 아티스트 초대 및 연주 등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꾸준한 음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느루 콰르텟은 ‘실내악의 꽃’이라는 현악사중주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2024 오스트리아 VNYC 국제 콩쿠르 실내악 부문에서 1위없는 3위 입상, 2025 독일 EVMA 국제 콩쿠르 실내악 부문 1위 수상 등에 이어 해외 주재 한국문화원의 초청 연주까지 맡는 등 론칭 10주년을 맞아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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