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클래식’ 멤버들이 15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개최해 12월의 풍성한 음악세트를 선물했다. ⓒ우주클래식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팀명이 멋지다. ‘우주 클래식’이다. 2022년 창단했다. ‘우리 주위의 클래식’을 통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음악을 세상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날까지 즐겁게 연주하고 널리 알리자는 모토로 탄생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잘 지은 이름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호주, 일본, 이탈리아 등에서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서 활동 중인 다양한 국적의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솔로에서 다편성 앙상블까지 크고 작은 공연을 꾸준하게 선보이고 있다, 또한 다양한 예술 단체들과 꾸준하게 협업하며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우주 클래식’은 기업으로 따지면 그룹사에 해당한다. 산하 단체로 ‘느루 콰르텟’ ‘로타 트리오’ ‘우주 클래식 앙상블’을 두고 있다. 언터처블 실력으로 중무장한 똘똘한 계열사를 세 개나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느루 콰르텟’은 2015년에 론칭한 현악 사중주단이다. ‘한꺼번에 몰아치지 아니하고 오래도록’이라는 뜻의 순우리말 ‘느루’에서 이름을 따왔다. ‘우주 클래식’의 대표인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 박소현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임성윤, 비올리스트 권기혜, 첼리스트 박다인이 멤버다. 이들은 독일, 오스트리아 등의 국제 콩쿠르 1위 수상은 물론 예술의전당 정기연주회, 태국 한국문화원 초청 방콕 해설 음악회, CNN 제작 현대 제네시스 북미 CF에 음원과 출연을 하는 등 다양한 공모사업과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우주 클래식’ 멤버들이 15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개최해 12월의 풍성한 음악세트를 선물했다. ⓒ우주클래식 제공
‘우주 클래식’ 멤버들이 15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개최해 12월의 풍성한 음악세트를 선물했다. ⓒ우주클래식 제공
‘로타 트리오’는 2016년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트리오로 창단했다. 이들 역시 네이밍 실력이 탁월하다. ‘로’맨틱 ‘타’임을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로타’로 이름 붙였다. 또한 이탈리아 작곡가 ‘니노 로타’의 성이 연상되도록 중의적 의미도 담았다. 우주 클래식 산하 단체가 된 후에는 원래의 오리지널 구성에 머물지 않고 다양하게 조합을 변화시켰다. 필요할 때마다 현악 삼중주, 피아노 트리오 등의 형태로 포맷을 바꿔가며 공연장은 물론 도서관 등에서 많은 관객을 만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주 클래식 앙상블’은 ‘우주 클래식’ 소속 아티스트들의 독주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듀오에서 다편성의 구성까지 다양한 앙상블을 조직해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 있다. ‘우주 클래식’ 창단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 단체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비롯한 다양한 기획의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우주 클래식’ 멤버들이 15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개최해 12월의 풍성한 음악세트를 선물했다. ⓒ우주클래식 제공
‘우주 클래식’이 15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은 ‘앙상블 Festa! 우리 주변의 클래식’이었다. 기존 ‘느루 콰르텟’ 멤버들(박소현·임성윤·권기혜·박다인)은 물론 바이올리니스트 유연주·강민송, 비올리스트 이현영, 첼리스트 박가경, 피아니스트 백승우·키타무라 아사미 등이 ‘우주 클래식’의 메인 연주자로 무대에 섰다.
이들뿐만 아니라 매우 특별한 단체도 든든하게 힘을 보탰다. 그 주인공은 바로 ‘숨 앙상블’이다. 관악기를 연주할 때의 ‘호흡하다’라는 의미와 연주자들이 음악을 통해 청중과 함께 ‘호흡하다’라는 뜻의 의미를 담고 있는 연주단체다. ‘숨 앙상블’의 플루티스트 김지혜와 호르니스트 채우리가 이번 공연을 함께 해 더욱 풍성한 음악을 선사했다.
그냥 음악만 연주하는 콘서트가 아니었다. ‘우주 클래식’의 리더 박소현이 친절하게 곡에 대한 해설을 해주었다. 이 덕분에 미리 공부하고 감상하는 ‘귀쏙쏙’ 음악회가 됐다. 박소현은 ‘책 속에 스며든 클래식’ ‘미술관에 간 클래식’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를 출간하며 작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우주 클래식’ 멤버들이 15일 서울 거암아트홀에서 정기 연주회를 개최해 12월의 풍성한 음악세트를 선물했다. ⓒ우주클래식 제공
1부 첫 곡으로 하이든의 ‘메아리’를 연주했다. 두 팀의 현악 삼중주(임성윤·유연주·박가경/강민송·박소현·박다인)가 각기 다른 곳에서 연주해 실제 메아리처럼 소리가 들리는 효과를 연출했다.
피아니스트 백승우와 키타무라 아사미는 원 피아노 포핸즈로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류드밀라’ 서곡을 들려줬다. 이어 느루 콰르텟은 멕시코 작곡가 마르케스의 ‘단손 2번’을 선사했다. 원곡은 쿠바의 세련된 살롱 춤곡 단손(Danzon)을 아름다운 교향곡으로 만들었지만, 현악사중주 편곡 버전으로 연주했다.
2부 첫 곡은 바흐의 칸타타 ‘눈 뜨라 부르는 소리 있도다’(BWV 140)를 느루 콰르텟과 로타 트리오가 힘을 합쳐 현악8중주로 선사했다. 플루티스트 김지혜와 호르니스트 채우리는 피아니스트 키타무라 아사미와 팀을 이뤄 도플러의 ‘리기의 추억’을 연주했다.
피날레는 강민송·유연주·이현영·박가경·백승우가 현악5중주로 슈만의 피아노 오중주(Op.44)를 들려줬다.
모두 12명의 연주자가 한마음으로 들려준 ‘우주 클래식’ 정기 연주회는 12월에 받은 음악 종합선물세트였다. 벌써 다음 선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