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클래식의 두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왼쪽)와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서울시향 신년음악회에서 호흡을 맞춘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굿모닝~ 2026!” 세계 클래식의 두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와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새해를 말처럼 힘차게 열어젖힌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붉은 말의 해’로 불리는 병오년(丙午年)를 맞아 1월 9일(금)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신년 음악회를 개최한다.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의 지휘로 밝고 활기찬 선율과 함께 희망찬 2026년을 시작한다.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오스트리아 출신 거장 피아니스트 루돌프 부흐빈더가 협연자로 나선다. 그는 섬세한 음색과 탄탄한 기교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연주로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첫 곡은 클래식과 재즈 음악을 결합한 음악으로 현대음악에 큰 발자취를 남긴 미국 작곡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으로 시작한다. 클래식 협주곡 형식을 재즈 언어로 해석한 작품으로 곳곳에 재즈적 요소가 눈에 띄는 약 30분 길이의 3악장 협주곡이다.

그의 또 다른 대표작인 ‘랩소디 인 블루’와 다르게 직접 관현악 편곡(오케스트레이션)까지 해낸 첫 대규모 관현악 작품으로 1925년 12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거슈윈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초연됐다.

2부에서는 서울시향이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과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를 들려준다.

슈베르트 교향곡 8번은 비록 미완성에 그쳤지만, 음악적으로는 완성된 감정을 담아낸 작품으로 낭만주의적 정서와 색채,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인다. 1822년에 작곡됐으나 두 악장만 완성된 채 남겨졌고, 1865년 세상에 공개되며 ‘완성되지 않은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2악장 구성의 드문 형태의 교향곡이지만, 한 편의 완결된 드라마 같은 서사와 깊은 정서의 원형을 보여주며 오늘날까지 사랑받는 교향곡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섬세하고 투명한 음색 위로 노래하듯 흐르는 선율이 고요한 서정과 격정의 대비 속에서 교차하며 깊은 울림과 짙은 여운을 남긴다.

이어 축제와 자연 풍경을 유려한 관현악법으로 그려낸 레스피기의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1924)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로마의 분수(1916)’ ‘로마의 축제(1928)’와 함께 레스피기의 ‘로마 3부작’을 이루며, 로마의 역사와 자연이 자아내는 정취를 서로 다른 명소와 그곳에 자리 잡은 소나무를 주제로 그려내고 있다.

보르게세 정원에서 아이들이 뛰노는 생기 넘치는 장면에서 시작해 카타콤의 장엄한 정취와 자니콜로 언덕의 달빛 어린 밤을 지나, 새벽 안갯속 아피아 가도를 따라 진군해 오는 로마 군단의 장면으로 고조된다. 겹겹이 쌓이는 웅장한 금관과 오르간의 압도적 사운드로 새해의 시작을 힘차게 알리며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티켓은 좌석 등급별 1만~12만원이며, 서울시향 누리집(www.seoulphil.or.kr)과 콜센터(1588-1210)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향 누리집 회원은 1인 4매까지 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만 24세 이하 회원은 본인에 한해 4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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