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하나된 한국과 아프리카...뷰티플마인드 30분 랜선콘서트 ‘감동 300시간’
에스와티니의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사흘간 아름다운 협업무대
박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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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06 11:11 | 최종 수정 2021.12.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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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5일 오후 7시 30분 유튜브 화면에 한국, 아프리카, 미국의 연주자들이 등장했다. 코로나 때문에 함께 모이지 못하자 각자의 나라에서 연주를 진행했다. 다양한 인종, 문화, 배경을 가진 연주자들은 랜선 음악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국의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아프리카 에스와티니(옛 스와질란드·수도는 음바바네)의 ‘음바바네 챔버 오케스트라’ ‘찔로 어린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이다. 미국 단체 두 곳, 그리고 티칭 아티스트 인터내셔널과 프로젝트 뮤직도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냈다. 단 30분의 연주였지만 ‘감동은 300시간’이었다.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와 아프리카 찔로임파워먼트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2021 아프리카 유스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공동 진행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 이번 페스티벌은 화상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에스와티니에서는 오프라인 행사도 병행했다. 마지막 날인 5일의 피날레 음악회는 한국 및 해외 관객을 위해 랜선으로 진행했다.
뷰티플마인드는 다양한 음악 활동을 통해 세계의 소외된 이웃에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랑’을 실천하는 문화외교 자선단체다. 매년 각국에 주재한 대한민국 외교공관, 현지 기업, 국내외 NGO 등의 초청을 받아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음악을 접하기 어려운 해외 문화소외계층 시설을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고 있다.
2017년에 설립된 아프리카 찔로임파워먼트는 에스와티니에 등록된 비영리 단체다. 음악이 갖는 치유와 화합의 힘을 통해 소외된 아프리카 아동들과 청소년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하고 글로벌 시민이자 커뮤니티 리더로 양성하고자 하는 비전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에스와티니 아이들에게는 방과 후 오케스트라 교육을, 청년들에게는 음악교사 트레이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단체는 사흘간 ‘2021 아프리카 유스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공동 진행했다. 행사 기간에는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서 재능 기부를 통해 무료로 음악을 가르치는 국내 대학교수급 전문 강사진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온라인 소규모 그룹 레슨, 마스터클래스, 워크숍 등을 진행하는 형태로 개최됐다.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학 오페라 스쿨 디렉터 제레미 실버도 오페라 레슨에 함께 참여했다. 뷰티플마인드에서 후원하는 에스와티니 최초의 기악 콩쿠르도 현지에서 열렸다.
30분의 공연이었지만 준비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 단원 41명 중 27명은 발달장애(지적·자폐성 장애)이고, 7명은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다. 시각 장애인 단원들은 점자 악보를 익힘과 동시에 외워서 연주했고, 발달 장애인 단원들은 오랜 시간을 반복하며 연습을 거듭했다. 오케스트라는 이번 랜선 공연을 위해 올해 하반기 내내 방역 수칙을 지키며 음악을 만들어냈다. 단원들은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 음악 강사와 일대일로 지도를 받으며 연습했다.
아프리카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에스와티니는 에이즈 감염률 세계 1위로 아프리카 내에서도 경제적으로 최하위 국가로 알려져 있다. 작년부터는 코로나와 국내 민주화 시위로 인해 에스와티니의 모든 학교들은 문을 닫았다. 아동들을 위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이 매우 미비한 환경에서 음바바네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배움을 향한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연습하며 음악회 준비를 했다.
뷰티플마인드 총괄이사 배일환 이화여대 교수는 “음악을 통해 소외된 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 커뮤니티를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미션에 공감해 아프리카 찔로임파워먼트와 파트너십을 구축해 이번 페스트벌을 공동 진행했다”며 “특별한 오케스트라들이 열심히 준비한 마지막 피날레 콘서트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park72@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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