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수·송지원·마리 할린크 새얼굴 합류...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올해 주제는 ‘가족’

4월23일부터 5월5일까지 60명 참여 13일간 14회 공연
‘고택음악회’는 서거·탄생 작곡가 기념 음악회로 개최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3.18 16:08 의견 0
2024년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에서 총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폐막공연 모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4월 23일, 열아홉 번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돌아온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브레겐츠 페스티벌’ 에딘버러 페스티벌’ 아비뇽 페스티벌’ 등 한 도시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유명 예술축제는 해당 도시의 문화 예술 이미지를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에도 이러한 세계적인 음악 축제를 만들기 위해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예술감독과 서울시가 뜻을 같이 하여 ‘서울’이란 타이틀을 전면에 걸고 해마다 4월과 5월에, 약 2주간에 걸쳐 SSF를 열고 있다.

‘음악을 통한 우정’이라는 모토로 2006년 시작된 SSF는 “실내악은 어렵다”라는 편견을 깨고 관객들의 지평을 넓혀 서울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 축제가 됐다. SSF의 성공적 개최를 본보기 삼아 지역이나 단체를 대표하는 실내악 축제가 속속 생겨났다.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로 인해 SSF도 최초로 취소의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연기하여 가을 시즌에 축제를 개최했고 2021년에는 다시 SSF의 이름에 어울리는 봄 시즌에 축제를 열었다.

2022년 SSF의 주제는 ‘첼리시모!(Cellissimo!)’로 실내악 음악의 중요한 축을 이루는 악기인 첼로를 집중 조명했다. 2023년은 6중주에서 8중주에 이르는 대규모 실내악 작품으로 짜인 ‘다다익선’이라는 주제로 SSF의 내공과 저력을 뽐냈다.

2024년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에서 총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개막공연 모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2024년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4월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에서 총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4월 23일부터 25일까지는 세종체임버홀, 4월 27일은 윤보선 고택의 야외무대에서, 나머지 일정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진행된다. 올해는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리는 갤러리 콘서트(4월 29일)를 신설했다.

19회를 맞이하는 2024년 SSF의 주제는 ‘All in the Family’로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해석해서 폭넓게 담아낸다. 음악 사조(思潮)에 따른 악파(樂派)들을 일일 주제에 담았다. SSF 음악가 부부들의 앙상블, 피를 나누진 않았지만 가족처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베테랑 앙상블, 동일 국적과 민족적 배경을 가진 작곡가들, 시대를 앞선 선구자적 작곡가들, 탄생과 죽음 등에서 유사한 개인사를 가진 작곡가들, 동일한 악기군의 작품 등이 일별 주제로 무대에 올린다.

매년 화제의 중심에 있는 고택음악회(장소 윤보선 고택, 사적 438호)는 2024년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 -서거 기념, 탄생 기념 등-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곡했다.

‘가족’을 전면으로 내세운 해인만큼 가족음악회는 ‘이구데스만 & 주(Igudesman and Joo)’라는 음악 퍼포먼스 듀오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주형기가 연출하는 음악극 ‘유머레스크’를 선보인다. 클래식 유명 작품에 유머 코드를 결합한 짧은 퍼포먼스를 모은 옴니버스형 공연으로 SSF의 음악가들과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총 13일간 이어지는 14회의 공연을 위해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60인의 예술가들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2024년 SSF의 새 얼굴로는 2023년 ARD 국제 콩쿠르 우승자이자 2018년 프림로즈 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비올리스트 이해수, 윤이상국제콩쿠르를 시작으로 다수의 국제적 명성의 콩쿠르 입상에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 브뤼셀 왕립음악원 교수인 첼리스트 마리 할린크가 있다.

2024년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에서 총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고택음악회 모습.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2009년 바이올리니스트 알렉세이 이구데스만과 앙상블로 SSF를 찾았던 주형기는 피아니스트이자 ‘가족음악회’의 연출이라는 새로운 역할로 축제에 참여한다.

새로운 앙상블로는 국내 유일의 실내악 콩쿠르인 아트실비아 실내악 오디션 2023년 우승팀이자 2023년 제주국제관악콩쿠르 금관5중주 부문 우승팀인 벤투스 브라스가 함께하며,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인 제이미 라레도(1941-)와 첼리스트 샤론 로빈슨(1949-)이 결성한 ‘에스프레시보! 피아노 콰르텟’이 최초의 리사이틀을 연다.

SSF의 예술감독인 강동석 바이올리니스트와 축제 원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자리를 지켜온 피아니스트 김영호(연세대학교 명예교수), 비올리스트 김상진(연세대학교 교수)이 올해도 함께한다.

실내악에 다채로운 색채를 부여하는 관악 연주자인 마티어 듀푸르(플루트, 베를린 필 플루트 수석 역임), 올리비에 두아즈(오보에, 라디오 프랑스 필 수석 역임), 로망 귀요(클라리넷, 유럽 체임버 오케스트라 수석 역임), 로랭 르퓌브레(바순, 파리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 및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 역임), 에르베 줄랭(호른,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및 라디오 프랑스 필 수석 역임)도 변함없이 한국행을 결정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일상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도 함께한다. 그는 2020년부터 SSF의 무대에 오르고 있다.

팬데믹 이전으로 축제 규모가 회복된 만큼 노부스 콰르텟, 아벨 콰르텟 등 한국을 대표하는 앙상블도 SSF의 자리를 지킨다. 오랜 시간 하늘길이 막혀 참여하지 못했던 해외 거주 음악가들이 다수 SSF의 무대를 찾아 “SSF가 완전체로 돌아온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음악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출연 아티스트들의 이력을 일일이 열거하기엔 지면이 모자랄 정도로 그 면면이 화려하다.

2024년 제19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4월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아트스페이스3, 윤보선 고택에서 총 14회의 공연이 열린다. 올해 포스터에는 장욱진 화백의 작품 ‘가로수’를 사용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매년 유명 미술 작품들을 포스터에 사용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2024년 SSF의 포스터에는 장욱진 화백의 작품 ‘가로수(The Roadside Tree, 1978, 캔버스에 유채)’가 자리했다. 2024년 2월 막을 내린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이다. 151일간 열린 전시에 약 26만명이 다녀가고 ‘N차 관람’이라는 현상을 빚어낸 전시였다.

선명한 초록의 가로수가 마을을 받치고 있는 특이한 구도에 일가족과 강아지, 소의 여유로운 일상을 담아낸 작품이다. 가족이나 마을, 가축 등 소박하고 동화적인 주제와 화풍을 보인 장욱진 화백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이야기하는 2024년 SSF의 주제와 가장 잘 맞는 선택이 아닐 수 없다.

SSF의 오랜 전통인 프린지 페스티벌 역시 2024년에도 이어진다. 축제 개막 이전인 4월 6일부터 21일까지 총 7회, 주말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에 서울공예박물관, 남산서울타워 광장, 국립중앙박물관, 세브란스 병원, 연세대학교 역사의 뜰에서 펼쳐진다. 미래의 거장을 꿈꾸는 젊은 음악가들과 아마추어 시민 실내악단이 무대를 꾸미고 SSF의 매력을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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