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기리는 오페라 ‘1592’ 주요곡 들려준다...이마에스트리 창단 19주년 연주회

‘신에게는 열두척의 배가 있나이다’ 등 5월 30일 연주
양재무 창작오페라 맛보기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진행
​​​​​​​베토벤 합창교향곡 ‘환희의 송가’ 남자 버전도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4.05.15 21:50 의견 0
‘남성 보이스 오케스트라’ 이마에스트리가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양재무의 창작오페라 ‘1592’의 주요곡을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창단 19주년 정기연주회를 오는 5월 30일 개최한다. ⓒ이마에스트리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남성 보이스 오케스트라’ 이마에스트리(I Maestri)가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당시의 활약을 다룬 양재무의 창작오페라 ‘1592’의 주요곡을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인다. 또한 베토벤 합창교향곡 초연 200주년을 기념해 남성 성악가 100명의 목소리로 4악장 ‘환희의 송가’를 연주한다.

양재무 음악감독이 이끌고 있는 이마에스트리는 오는 5월 30일(목)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창단 19주년 기념 정기연주회를 연다. 조이 오브 스트링스와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이 함께 한다.

이마에스트리는 정기연주회를 마친 뒤 6월 23일 이탈리아 유네스코 음악도시인 페자로 국제영화제 6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 참가해 폐막공연에서 단독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정기연주회 1부는 ‘거북선을 만드는 남자들’을 주제로 오페라 ‘1592’의 주요 노래들을 연주한다. 1592는 임진년이다. 양재무 감독은 2022년부터 한국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위인들을 조명하는 ‘영웅 시리즈’ 작업에 착수했다. 그 첫 시도로 오페라 ‘안중근’을 작곡하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1592’도 동시에 만들고 있다. 오페라 ‘1592’는 2025년 초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오페라 ‘1592’의 웅장한 서곡을 연주한 뒤 ‘한산섬 달 밝은 밤에’(한산섬 달의 노래)를 부른다. 임진왜란이 한창이던 1595년, 이순신은 남해안 진중에서 닥쳐올 나라의 운명을 걱정하며 시조 한 수를 써내려간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을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一聲胡笳)는 나의 애를 끊나니” 바로 이 시조를 모티브로 작곡한 곡이다.

이어 조국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조선 수군들의 사기충천 합창곡 ‘바다를 지배하라!’, 일본으로 잡혀가는 도공 심수관의 슬픈 심정을 노래한 ‘앞산에 만발한 꽃들!’, 포로가 되어 끌려가는 민초들의 아픔을 표현한 ‘조선 노예들의 합창’을 들려준다.

또한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의 각오로 전쟁에 나서는 이순신과 절체절명 난국의 시대을 맞아 고뇌하는 지식인 유성룡이 부르는 이중창 ‘신성한 불꽃’은 가슴 뭉클함을 선사한다.

“쌍용검 높이 들어 죽음으로 죽음으로 맹세하오니 승리를 주소서/ 신에게는 신에게는 열두척의 배가 있나이다. 내가 죽어 길을 열리라/ 내가 죽어 길을 열리라/ 앞서 가니 나를 따르라/ 우리 끝내 이기리라” 명량 바다의 거센 물결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한 사나이의 함성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신에게는 열두척의 배가 있나이다’는 애국심을 샘솟게 한다.

‘남성 보이스 오케스트라’ 이마에스트리가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양재무의 창작오페라 ‘1592’의 주요곡을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선보이는 창단 19주년 정기연주회를 오는 5월 30일 개최한다. ⓒ이마에스트리 제공


2부는 오페라 아리아, 교향곡, 한국 가요 등 다양한 곡을 ‘아름다운 날들’이라는 테마로 역어 연주한다.

성악 위주의 콘서트에 액센트를 주기 위해 첼리스트 홍은선이 연주곡 2곡을 들려준다. 비발디의 사계 중 ‘여름’은 아주 빠른 프레이즈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바이올린 곡이지만 특별히 첼로의 고난도 테크닉으로 폭풍우 몰아치는 분위기를 표현한다. 아울러 칼 젠키스의 ‘무장한 사람: 평화를 위한 미사’에 나오는 ‘축복(Benedictus)’도 연주한다.

홍은선은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입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유럽으로 진출해 권위 있는 에네스쿠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실력파 첼리스트다.

이마에스트리는 이어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에 나오는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a città)’와 푸치니 오레라 ‘투란도트’ 중 ‘아무도 점들지 마라(Nessun dorma)’를 선사한다. 채정은 작사·한태수 작곡의 ‘아름다운 나라’와 한스 메이 작곡의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Heut' ist Der Schönste Tag In Meinem Leben)’도 연주한다.

올해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초연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100명의 가수들이 남자들만의 목소리로 합창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Ode to Joy)’를 부른다. 합창교향곡에는 주요 음악적 전환점마다 남성의 목소리가 사용되도록 베토벤이 음악을 설계했다. 그러한 강조점을 부각시켜 베이스와 테너 두 명의 남자 솔리스트가 등장하도록 재구성했다.

세계 여러 곳이 전쟁으로 얼룩져있는 지금, 어느 때보다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가 필요한 때다. “친구여, 기뻐하며 노래하자! 우리는 모두 한 형제다!” 이마에스트리의 강렬한 음색으로 평화의 노래를 피날레로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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