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치료함과 동시에 더 나은 세상으로 통하는 관문이라고 생각해요.” 클래식계의 슈퍼스타 랑랑은 3세 때 처음 피아노를 시작해 불과 5세의 나이로 단독 리사이틀을 열며 천부적인 음악성을 드러냈다. 13세에 제2회 차이콥스키 국제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랑랑은 많은 음악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갔다고 말한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글렌 굴드 등을 꼽는다.
랑랑이 네 살이 되던 해, 모스크바에서 본 호로비츠가 연주한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트로이메라이’는 현재까지도 랑랑의 마음 속 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랑랑이 열 살 때 접한 굴드의 앨범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그가 2020년에 발매한 바흐 앨범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위대한 예술가들에게 받은 영향만큼, 랑랑 또한 뛰어난 음악가뿐만이 아니라 교육자, 자선가로서 많은 후배 음악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랑랑국제음악재단’을 통해 어린 음악가들에게 물질적 지원과 정신적 멘토로서 그의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중국인 최초로 유엔 평화대사로 임명됐고 2024년에는 아시아 클래식 아티스트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했다. 또한 얼마전 2024 파리 올림픽 개막 행사의 ‘파리 에펠탑 콘서트’에서 연주 및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하는 등 진정한 클래식 음악계 우상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새로운 작곡가 및 뒤에 숨어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계속해서 발굴하고 재발견해야 합니다.”
많은 연주 활동과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랑랑은 앨범 활동에 있어서 역시 지속적으로 도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음악의 에베레스트라 불리며 모든 연주자들이 연주 인생 중 한 번은 꼭 도전해야 할 곡으로 여기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 레코딩 및 투어에 도전했고, 그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음악 평론가 및 관객들의 극찬을 자아냈다.
2022년에 발매한 ‘디즈니 북’은 랑랑음악재단의 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수록된 27곡을 4년에 걸쳐 편곡하고 런던, 뉴욕, 상하이,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2년 간 녹음 작업한 음악을 담아냈다.
랑랑의 피아니즘이 오롯이 녹아 있는 연주곡 그 자체로 작품성을 띄는 이 음반에 대해 그는 “오랫동안 꿈꿔온 앨범이며,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앨범이다”라고 말하며 그가 가진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연주력을 지녔으며, 모든 작곡가의 작품마다 상응하는 각기 다른 음색의 다양성을 선보인다.”(더 가디언) “지구상에서 가장 핫한 클래식 뮤지션.”(뉴욕타임즈)
세계 유력 언론의 찬사를 받고 있는 랑랑은 올해에도 음악적 탐구를 계속하고 있다.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 그리고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2번, 그의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와도 함께한 동물의 사육제, 그 외에도 라벨·드뷔시의 작품들과 당대에 주목받지 못한 프랑스 여성 작곡가들의 보물 같은 작품을 발굴해 앨범 ‘생상스’를 발매했다. 그가 어린 시절 만난 음악들을 작품에 담아낸 또 하나의 따뜻한 음반, 진정한 낭만성을 담은 음반으로 평가받으며 예술가로서 해야 할 일을 묵묵히 해 나가고 있는 랑랑의 진가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랑랑이 2년 만에 국내 리사이틀을 연다. 오는 11월 30일(토)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 지난 2022년 독주회에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자신의 음악적 고뇌와 집중력을 보여주며 뜨거운 반응을 자아낸 랑랑은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포레, 슈만, 그리고 쇼팽의 작품을 그가 지닌 자유롭고 감각적인 피아니즘으로 선사한다.
1부는 최근 프랑스 레퍼토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랑랑이 프랑스 작곡가인 포레의 서거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 음악 특유의 감수성이 돋보이는 포레의 ‘파반느 올림바단조’로 그 문을 연다. 이어 독일 문학에서부터 영감을 얻은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를 연주해 음악 안에 담긴 변덕스럽고 극적인 이야기를 그가 가진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비르투오즘으로 선사한다.
2부에서는 쇼팽의 ‘마주르카’와 ‘폴로네즈’를 차례로 연주한다. 폴란드 전통 춤곡을 바탕으로 쇼팽이 작곡한 열두 개의 마주르카와 한 개의 폴로네즈를 각 곡이 가진 리듬, 선율, 화성 등의 특징을 살려 각기 다른 매력의 연주로 보여준다.
명랑함과 동시에 서정성과 웅장함을 함께 지닌 피아니즘으로 매 공연 경이로운 연주력을 자랑하는 랑랑이 이번 리사이틀에서 한층 무르익은 음악성을 기반으로 선사할 그 만의 독창적이고 우수에 젖은 낭만음악에 많은 관객들의 기대가 모아진다.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의 티켓은 예술의전당,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티켓 가격은 R석 20만원, S석 17만원, A석 14만원, B석 11만원, C석 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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