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운명’ 두드리는 얍 판 츠베덴...‘브루흐 최고 히트작’ 연주하는 클라라 주미 강

서울시향 10월 24·25일 공연 티켓 전석 매진
‘교향곡 5번’으로 역경 이긴 승리의 삶 추억
​​​​​​​원숙한 연주로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선사

민은기 기자 승인 2024.10.21 09:06 | 최종 수정 2024.10.21 09:34 의견 0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7년 만에 서울시향 정기공연 무대에 올라 막스 브루흐의 최고 히트작인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얍 판 츠베덴이 ‘베토벤의 운명’을 두드리고, 클라라 주미 강은 ‘브루흐의 최고 히트작’을 연주한다. 두 조합의 공연 소식에 티켓은 이미 전석매진 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오는 10월 24일(목)과 25일(금) 양일간 롯데콘서트홀에서 ‘얍 판 츠베덴의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선보인다. 지난 5월 힐러리 한과 브람스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한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최근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BBC 프롬스 등 굵직한 일정을 이어오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협연을 선보인다.

공연은 차이콥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으로 무대의 막이 오른다. 1878년 가을, 차이콥스키는 결혼 실패의 상처와 모스크바 음악원 교수 생활을 뒤로 하고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이탈리아의 눈부신 태양, 신선한 공기, 풍부한 예술적 유산에 영감을 받아 이 곡을 썼다. 1880년 로마에서 스케치를 끝낸 후 상트페테르부르크 카멘카에서 완성해 12월 모스크바에서 니콜라이 루빈스타인의 지휘로 초연됐다.

이 곡은 차이콥스키의 작품 중 이례적으로 경쾌한 선율과 밝은 색조가 두드러지는 곡으로 트럼펫의 찬란한 팡파르와 경쾌하고 화려한 이탈리아적인 음률이 펼쳐지며, 무겁고 음울한 주제가 동시에 교차하지만 열정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며 마무리한다.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연주한다. ⓒ서울시향 제공


이어 ‘매혹적인 선율’과 ‘흠잡을 데 없는 우아함과 균형감을 갖춘 아티스트’로 평가받는 클라라 주미 강이 7년 만에 서울시향 정기공연 무대에 올라 막스 브루흐의 최고 히트작인 ‘바이올린 협주곡 1번’으로 관객을 만난다.

국제무대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클라라 주미 강은 독일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음악가 가정에서 태어나 세 살에 바이올린을 시작했고, 네 살이 되던 이듬해 최연소 나이로 만하임 국립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했다. 일곱 살에 전액 장학생으로 줄리어드 음악원에 입학해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했으며, 열 살에 바렌보임의 지휘로 시카고 심포니와의 데뷔 무대를 가졌다.

2009년 서울 국제 음악콩쿠르 우승, 2010년 센다이 바이올린 콩쿠르와 인디애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과 동시에 다섯 개의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넓은 레퍼토리와 유려한 표현력을 선보이고 있다.

멘델스존, 브람스의 작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독일 낭만주의 바이올린 협주곡’ 장르의 대표작인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은 풍부한 열정과 달콤씁쓸한 서정, 도도한 서사적 흐름과 장쾌한 극적 고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감미로운 선율과 협연자의 화려한 기교를 엿볼 수 있는 명곡이다. 독일인 고유의 정서와 민족적인 색채를 낭만적인 선율로 녹여낸 브루흐 특유의 빼어난 선율미가 매력적이며 드라마틱한 구조가 돋보이는 곡으로 클라라 주미 강의 원숙하고 우아한 연주가 더욱 기대된다.

2부는 이날 공연의 메인 레퍼토리이자 얍 판 츠베덴의 뛰어난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는 베토벤 교향곡 5번으로 운명의 문을 두드리며 시작한다.

이 곡은 베토벤 교향곡 중 견고한 구축력과 치밀한 전개가 유감없이 발휘된 걸작으로 1악장 도입부의 인상적인 네 개의 음표와 베토벤 특유의 마초적이고 강렬한 패시지로 대중에게 ‘운명 교향곡’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이 곡은 원래 3번 ‘영웅 교향곡’이 작곡된 직후에 첫 구상이 시작됐으나 4번 교향곡 이후로 작곡 순서가 밀리면서 이후 1808년 12월 빈에서 베토벤의 지휘로 초연됐다.

신분의 장벽, 청각 장애, 정치적 격변기의 혼란 등을 겪으며 숱한 역경과 맞서 싸워야 했던 베토벤의 치열한 인생역정을 담고 있으며, 비극적 운명을 거슬러 승리로 나아가는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얍 판 츠베덴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고 강력한 앙상블이 아름다움과 벅찬 감동으로 승화되는 과정뿐만 아니라 악장마다 주제의 다양한 변주를 발견하는 음악적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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