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현악사중주단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살아있는 전설’ 하겐 콰르텟이 무려 9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목프로뎍션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45년차 ‘하겐’, 13년차 ‘아벨’, 7년차 ‘아레테’ 등 세계 정상급 현악사중주단들의 공연이 11월을 가득 채운다. 글로벌 스트링 콰르텟의 롤모델이자 전설인 하겐 콰르텟, 전곡연주 레퍼토리로 관록을 더해 가는 아벨 콰르텟, 화제의 중심에 선 아레테 콰르텟의 리사이틀이 이어지며 실내악 팬들에게 다채로운 음악을 선사한다.

● 은퇴 전 마지막 한국 무대...9년 만에 성사된 하겐 콰르텟 내한

45년 차 앙상블이자 세계 현악사중주단들의 롤모델로 꼽히는 ‘살아있는 전설’ 하겐 콰르텟이 무려 9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이번 무대는 ‘목프로덕션 월드 스트링 콰르텟 시리즈’의 네 번째 공연이자 대망의 피날레 공연이다.

하겐 콰르텟은 1981년 하겐 가문의 네 형제(루카스, 안젤리카, 베로니카, 클레멘스)가 창단한 이래, 1987년 제2바이올린 라이너 슈미트가 합류한 이후에도 높은 음악적 지향과 학구적 레퍼토리 연구에 꾸준히 힘써 왔다.

이들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베토벤의 마지막 현악사중주 16번(작품번호 135), 서거 80주년을 맞이한 오스트리아 작곡가 베베른의 두 작품, 그리고 슈베르트의 걸작 ‘죽음과 소녀(D.810)’를 연주할 예정이다. 콰르텟 연주자로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초심, 한편으로는 황혼을 담으며 연주 인생을 회고하는 프로그램 구성이다.

은퇴를 앞둔 마지막 시즌, ‘왜 꼭 현악사중주여야만 하는가’에 대한 하겐 콰르텟의 궁극적인 답은 11월 9일(일) 오후 7시 30분 롯데콘서트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관록 쌓아 가는 13년차의 탐구 여정...아벨 콰르텟 ‘베토벤 전곡연주 3’

대한민국 대표 현악사중주단 아벨 콰르텟이 11월 21일 서울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 3’을 연다. ⓒ목프로뎍션 제공


결성 13년 차를 맞은 대한민국 대표 현악사중주단 아벨 콰르텟은 2024년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연주’에 이어 2025년에는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연주’에 도전하며 보다 깊이 있는 음악적 여정을 이어 나가고 있다. 내년 2월까지 총 5회 공연이 예정된 전곡 연주의 중반부로 향하는 ‘전곡연주 3’ 공연이 11월 21일(금) 오후 7시 30분 서울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린다.

이날 아벨 콰르텟은 베토벤이 가장 처음 작곡한 콰르텟 작품인 현악사중주 3번 라장조(작품번호 18-3), 강한 추진력과 밝은 힘이 특징인 현악사중주 9번 다장조 ‘라주모프스키 3번’(작품번호 59-3), 내면의 소리를 담은 듯 진중한 현악사중주 15번 가단조(작품번호 132)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토벤 전곡에 도전하기에는 다소 젊어 보이지만, 아벨 콰르텟은 “베토벤은 현악사중주단에게는 언젠가 꼭 해야 하고 해내고 싶은 레퍼토리다. 그 첫 도전이 지금이 되었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끊임없이 현악사중주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이들의 성숙한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 화제의 중심에 선 아레테 콰르텟...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 ‘야나체크 & 수크’

아레테 과르텟이 11월 29일 서울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첫 정식음반 발매를 기념해 ‘체코’를 주제로 리사이틀을 연다. ⓒ목프로뎍션 제공


2025년 밴프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 한국인 최초 본선 진출 및 준우승, 2025년 보르도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 한국 현악사중주단 최초 3위. 출전하는 콩쿠르마다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결성 7년 차 아레테 콰르텟도 첫 정식 음반 발매와 기념 리사이틀을 앞두고 있다.

이번 리사이틀은 지난 2021년 프라하의 봄 콩쿠르 한국인 최초 우승을 기념하며 ‘체코’를 주제로 구성했다. 야나체크의 현악사중주 1번 ‘크로이처 소나타’와 2번 ‘비밀편지’ 전곡, 수크의 ‘옛 체코 성가 벤체슬라브에 의한 명상(Op.35A)’가 연주된다.

특히 ‘크로이처 소나타’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서 아레테 콰르텟의 우승을, 밴프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 파이널 무대에서 준우승을 결정지은 작품이다. 관객들에게는 그날의 감동을 다시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젊음과 패기로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선보이는 아레테 콰르텟이 선보일 이번 리사이틀은, 한국 실내악계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이다. 11월 29일(토) 오후 8시 서울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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