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리스 포가가 지휘하는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는 내년 3월 한국 투어에 나선다. ⓒ라보라 제공
[클래식비즈 박정옥 기자]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WDR Sinfonieorchester Köln)는 1947년 창단했다. 올해로 론칭 78년이 됐다. 세련된 음색, 풍부한 다양성, 높은 예술적 완성도와 정통 독일 사운드를 간직한 독일 대표 방송교향악단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가 내년 3월 한국 투어에 나선다. 지난 2018년 유카 페카 사라스테와 내한 이후 8년 만의 재방문이다. 5일 부산 낙동아트센터를 시작으로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6일), 구미문화예술회관(7일), 부천아트센터(8일)를 거쳐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안드리스 포가가 지휘하는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는 내년 3월 한국 투어에 나선다. ⓒ라보라 제공
이번 연주의 지휘봉은 안드리스 포가(1980년생)가 잡는다. 마리스 얀손스, 안드리스 넬손스를 배출한 지휘 강국 라트비아 출신이다. 라트비아 국립교향악단 수석지휘자를 역임하고 현재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로 재임 중이다. 45세의 패기 넘치는 젊은 지휘자로 과감한 레퍼토리 해석을 하고 있다.
한국 투어는 독일의 젊은 첼로 명인 다니엘 뮐러쇼트와 K클래식의 바이올린 슈퍼 루키 김서현이 협연한다. 두 사람은 브람스 ‘바이올린과 첼로 이중협주곡’을 들려준다. 첼로의 중후함과 바이올린의 예리함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명곡이다.
내년 3월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의 한국 투어에는 독일의 젊은 첼로 명인 다니엘 뮐러쇼트(사진)와 K클래식의 바이올린 슈퍼 루키 김서현이 협연한다. ⓒ라보라 제공
1976년 뮌헨에서 태어난 뮐러쇼트는 하인리히 쉬프, 스티븐 이설리스를 사사했고, 무터 재단의 후원으로 1년 동안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에게 배우기도 했다. 열다섯 살 때인 1992년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베니스에서 만들어진 1727년산 마테오 고프릴러 첼로로 연주한다.
뮐러쇼트의 연주는 탁월한 음색의 아름다움, 어택음의 부드러움으로 대표된다. 오래 마음속에 지속되는 첼로 소리를 들려준다. 힘의 조절, 여운을 남기는 템포의 절묘함, 무엇보다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으로 시대와 양식에 구애받지 않고 감동을 안겨주는 첼리스트다.
17세 바이올리니스트 김서현은 K클래식 슈퍼루키다. 초등학교 때 참가했던 음악저널 콩쿠르, 음악춘추 콩쿠르, KCO 콩쿠르, 성정음악콩쿠르, 권혁주 콩쿠르, 금호영재콘서트 등 국내 주요 콩쿠르와 오디션을 모조리 석권했다. 이후 외젠 이자이, 레오니드 코간, 토머스 앤 이본 쿠퍼, 티보르 바르가 콩쿠르 등 국제 콩쿠르에서도 모두 1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얍 판 츠베덴은 2025 서울시향 최초의 협연자로 김서현을 세웠고, 시벨리우스 협주곡에서 프레이징을 세분화하고 강약을 조절하는 입체적인 해석으로 곡을 장악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티보르 바르가가 사용했던 1753년산 G.B. 과다니니를 기한 없이 대여해 쓰고 있다.
내년 3월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의 한국 투어에는 독일의 젊은 첼로 명인 다니엘 뮐러쇼트와 K클래식의 바이올린 슈퍼 루키 김서현(사진)이 협연한다. ⓒ라보라 제공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는 한국 공연에 앞서 2월 27일 쾰른에서 안드리스 포가 지휘로 슈만 ‘만프레드 서곡’, 뮐러쇼트와 김서현이 협연하는 브람스 ‘바이올린과 첼로 이중협주곡’, 그리고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다음날인 28일에는 역시 포가 지휘와 뮐러쇼트·김서현 협연의 브람스 ‘이중협주곡’,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내한 투어 프로그램도 독일에서의 양일간 연주곡목과 동일하다. 부산 낙동아트센터·구미문화예술회관·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슈만 ‘만프레드 서곡’, 브람스 이중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부천아트센터에서는 브람스 이중협주곡, 브루크너 교향곡 4번을 선사한다.
격정적인 운명의 모티브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과 드넓은 대자연을 오르간적 음향으로 펼치며 삼림욕을 방불케 하는 브루크너 교향곡 4번 등에서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의 육중한 금관군의 위용과 깊이 있는 현악군의 조화가 기대된다.
이번 투어는 라보라(LABORA) 매니지먼트가 주관한다. 2005년 설립 이후 국립합창단, 프랑스국립오케스트라, 벨기에국립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 단체의 한국 공연 및 유럽 투어를 다수 기획해온 예술 전문 기획사다.
라보라 측은 “WDR쾰른방송오케스트라의 내한은 한국 무대에서 자주 접하기 어려운 정통 독일 사운드를 직접 경험하는 좋은 기회다”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공연 기획을 통해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park72@classicbiz.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