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타고 돌아온 김선욱...벤스케 감독 부상으로 ‘베토벤 합창’ 대타 지휘

서울시향 피날레 정기공연 앞두고 낙상사고 부상
SOS 요청에 해외출국 미루고 급히 지휘봉 잡아
‘211명 한무대’ 대규모 편성으로 14·15·16일 공연

민은기 기자 승인 2022.12.09 11:36 의견 0
지휘자 김선욱이 해외출국을 미루고 공항에서 급히 돌아와 오는 12월 14~16일 서울시향의 2022정기공연 마지막 무대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지휘한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지휘자 김선욱이 해외출국을 미루고 공항에서 급히 돌아와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지휘한다. 지휘자·오케스트라 단원 87명, 성악가 4명, 합창단 119명 등 모두 211명이 한 무대에 오르는 대규모 편성으로 아듀 2022를 선사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베토벤 교향곡 ‘합창’을 마지막으로 2022년 정기공연을 마무리한다. 12월 14일(수) 서울 예술의전당, 12월 15일(목)·16일(금) 롯데콘서트홀에서 세 차례 공연을 선보인다.

당초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이 임기 중 선보이는 마지막 정기공연 무대로 합창 교향곡을 지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2월 7일 낙상 사고로 골절상을 입어 장시간 비행기 탑승이 불가해 짐에 따라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기대했던 공연이었는데 불가피하게 참여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오스모 벤스케 지휘 예정이었던 12월 8일 헬싱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도 지휘자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향은 대체 지휘자를 찾기 위해 국내외 지휘자들과 긴급하게 접촉했으며, 그중 서울시향과 오랜 인연이 있는 김선욱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와 연락이 닿았다. 해외 출국을 위해 공항에 도착했던 김선욱은 결국 비행기를 타지 않고 한국에 남았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긴급한 상황에서 깊은 고심 끝에 지휘를 결심해준 김선욱 지휘자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하며,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고 밝혔다.

소프라노 황수미·메조소프라노 이아경·테너 박승주·베이스 박종민(왼쪽부터) 오는 12월 14~16일 서울시향의 2022정기공연 마지막 무대 ‘베토벤 합창 교향곡’에 출연한다. ⓒ서울시향 제공


김선욱은 지난 8월 광복 77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서울시향 포디엄에 처음 섰으며, 서울시향과의 오랜 음악적 교감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지휘 데뷔 무대를 선보였다. 10월 정기공연 및 2022년 유럽 순회공연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런던 카도건 홀 공연의 피아노 협연자로 함께하며 서울시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그는 내년 10월 서울시향 정기공연 지휘 데뷔 무대를 앞두고 있었으나, 이번 공연 지휘로 서울시향 정기공연에 미리 데뷔하게 됐다. 본머스 심포니, KBS교향악단 등과도 호흡을 맞추며 지휘자로서의 역량을 증명하고 있으며, 이번 서울시향과의 베토벤 교향곡 합창 무대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선욱은 “피아노가 들어간 베토벤 작품은 피아니스트로서 거의 다 연주해 보았는데, 지휘자로서는 베토벤 교향곡을 하나씩 경험해 보고 있는 중이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을 지휘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이 순간이 일생일대의 기회고, 저의 음악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관객 여러분께 좋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향곡 9번은 대중들이 가장 사랑하는 베토벤 교향곡 작품이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를 가져 매년 매진되는 서울시향의 인기공연이기도 하다. 베토벤이 53세 때 쓴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9번 교향곡은 4악장에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독창자들이 한 명씩 등장하는데, 이는 교향곡에 처음으로 성악이 가미된 사례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향은 오는 12월 14~16일 2022정기공연 마지막 무대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공연한다. ⓒ서울시향 제공


특히 4악장은 이 작품의 가장 하이라이트다. 4악장 가사는 독일 극작가 프리드리히 실러(1759~1805)의 계몽주의적 시 ‘환희(기쁨)에의 송가’에서 가져왔다. 성악가들의 사중창과 합창의 울림이 커지면서 성대한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며, 질주하는 관현악 연주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교향곡 합창은 팬데믹의 힘든 시간을 뒤로하고 인류의 희망과 노고를 자축하는 연말 클래식 선물이 될 것이다.

또한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편성을 줄이고 소규모로 진행됐던 합창 교향곡이 제 모습으로 다시 서울시향 관객을 찾는다.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 87명, 성악가 4명(소프라노 황수미·메조소프라노 이아경·테너 박승주·베이스 박종민), 합창단 119명(안양시립합창단·서울모테트합창단·그란데오페라합창단) 등 총 211명이 무대에 올라 공연의 풍성함을 더할 예정이다.

티켓은 서울시향 누리집과 콜센터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향 누리집 회원은 1인 4매까지 10% 할인받을 수 있고, 코로나19 극복에 애쓴 보건의료인은 20%(동반인 1인까지), 만 24세까지 회원은 본인에 한해 40% 할인 혜택이 있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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