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리뷰] 뒤돌아서 합창석 보며 깜짝 앙코르 연주...정경화 감동 팬서비스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콘서트 첫공연 장식
브람스·그리그·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감동무대
앙코르 4곡 선사...케빈 케너와 팬사인회까지 열어

민은기 기자 승인 2023.02.15 18:38 | 최종 수정 2023.03.16 20:43 의견 0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합창석을 보며 마지막 앙코르를 연주한 뒤 손하트를 지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왼쪽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 ⓒ예술의전당 제공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가 파격 팬서비스를 선보이며 관객 2500여명을 사로잡았다.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곡을 모두 마친 뒤 앙코르를 네 곡이나 더 들려줬다. 드뷔시의 ‘보수아’,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을 차례대로 연주해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기립박수를 받았다.

더 감동적인 장면은 아직 남아 있었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공연장을 찾은 관객에게 마지막 앙코르곡인 스티븐 포스터의 ‘밝은 갈색머리의 제니’를 직접 설명해줬다. 그리고는 “여러분 많이 사랑하세요”라는 따듯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특히 합창석에 앉은 사람들은 잊지 못할 선물을 받았다. 정경화는 평소 연주자의 뒷모습이 익숙한 관객을 향해 몸을 돌려 열정적인 연주를 선사했다. 연신 손하트를 지으며 감사함도 전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 ⓒ예술의전당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는 14일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음악회의 첫 무대를 장식했다. 두 거장의 재회로 큰 기대를 모은 이번 공연은 일찌감치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정경화는 2018년 공연 이후 5년 만에 다시 콘서트홀에 서며 거장의 위엄을 증명했다.

1부 첫곡은 ‘비의 노래 소나타’로 불리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G장조’. 군더더기를 덜어내 담백했다. 정경화의 앨범으로 들었을 때보다 훨씬 가벼웠다.

이어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3번 c단조’에서는 환상케미의 진수를 뽐냈다. 2악장 도입부의 잔잔한 피아노 솔로와 2분 정도를 넘기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는 부분은 너무 선명하게 대조돼 잊지 못할 기억으로 각인됐다. 2악장을 끝내고 활로 슬쩍 악보를 넘기는 모습은 '75세의 귀요미'다.

2부에서는 여러 차례 명연주를 남겼던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를 선보여 ‘여전히 레전드’임을 과시했다. 영혼의 동반자로 일컬어질 정도로 딱 맞는 호흡을 자랑한 두 명연주자의 연륜 넘치는 무대는 클래식 팬들의 갈증을 1000% 해소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 기념 특별 음악회를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 ⓒ예술의전당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공연을 마친 뒤 팬사인회를 열고 있다. ⓒ예술의전당 제공


공연 뒤에는 사인회까지 열렸다. 음악회의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듯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선 관객들과 눈맞춤을 하며 정성스럽게 이름을 적어줬다. 앙코르를 계속 들을 것인가, 아니면 서둘러 먼저 나가 사인을 받을 것인가 팬들은 많은 고민을 했다.

한편 개관기념일 당일인 15일엔 독일 출신 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센바흐가 이끄는 KBS교향악단이 화합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미를 담아 말러 ‘교향곡 제번 c단조 부활’을 연주한다. ‘부활’은 연주시간 90분의 대작에 오케스트라, 솔리스트, 합창으로 구성된 장엄한 교향곡이다. 웅장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압도적이다. 4악장과 5악장에는 소프라노 이명주와 메조소프라노 양송미가 독창을 선보인다.

그리고 계속해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의 듀오 콘서트(2월 22일 콘서트홀), 지휘자 김광현이 이끄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한국 최고의 성악가들이 함께하는 가곡 콘서트(2월 24일 콘서트홀)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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