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서울시향과 첫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미국 순회 연주를 앞두고 한국 관객에게 투어 프로그램을 미리 선보인다. ⓒ서울시향 제공
[클래식비즈 김일환 기자]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호흡을 맞춰 10월 말부터 뉴욕 카네기홀 등 미국 공연에 나서는 가운데 한국 관객을 위해 투어 프로그램을 미리 선보인다.
서울시향은 10월 1일(수)과 2일(목)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5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과 김봄소리’를 연다. 김봄소리의 서울시향 데뷔 무대로, 미국 순회공연(뉴욕주 뉴욕 카네기홀·오클라호마주 스틸워터 맥나이트센터)을 앞두고 케미를 맞춰보는 공연이다.
첫 곡으로 신동훈의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를 연주한다. 서울시향이 LA 필하모닉, 밤베르크 심포니와 함께 공동 위촉한 작품으로 2023년 서울시향이 아시아 초연했다. 신동훈이 예이츠의 시 ‘1919’와 작곡가 알반 베르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개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정적인 순간과 격렬하게 솟구치는 순간이 교차하면서 긴장과 해방을 오가며, 존재를 감싸는 고독의 정서를 음악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신동훈은 “절망적인 세상에서 낭만을 노래했던 시인과 작곡가에게 보내는 러브레터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어 맑고 선명한 음색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서울시향 무대에 데뷔한다. 연주할 곡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3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손꼽히는 명곡으로 바이올린의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과 날렵하고 화려한 연주가 귀를 사로잡는다.
얍 판 츠베덴이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10월 말부터 미국 순회 연주를 앞두고 한국 관객에게 투어 프로그램을 미리 선보인다. ⓒ서울시향 제공
당대의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에게 헌정됐으며,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열린 초연 무대에서 다비트가 직접 바이올린 연주를 맡았다. 오케스트라의 긴 서주 없이 곧바로 독주 바이올리니스트가 주제를 연주하며, 세 악장은 서로 다른 정서를 지니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형식적인 혁신과 선율의 아름다움이 공존한다.
메인 레퍼토리로 러시아 정서와 낭만적 감성이 극적으로 어우러진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을 선보인다. 교향곡 1번의 실패로 깊은 침체에 빠졌던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적 부활을 알린 걸작으로 1908년 상트페테르부르크 초연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반열에 올랐다. 전체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서정성과 장대한 관현악법이 돋보인다.
어둡고 장중한 서주로 시작해 웅대한 주제를 펼쳐내며, 역동적 리듬의 활기찬 스케르초가 이어진다. 특히 클라리넷의 감미롭고 긴 호흡의 선율이 중심을 이루는 3악장은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성을 잘 보여주며, 힘차고 환희에 찬 눈부신 클라이맥스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한편 서울시향의 미국 투어는 뉴욕주 뉴욕 카네기홀(10월 27일)과 오클라호마주 스틸워터 맥나이트센터(10월 29일·10월 30일·10월31일·11월1일) 등에서 모두 다섯 차례 열린다. 협연자로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와 피아니스트 박재홍(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연주)이 번갈아 나선다. 신동훈의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 뿐만 아니라 정재일 작곡의 ‘인페르노(Inferno)’를 연주해, 한국 작곡가들의 실력을 뽐낸다. 메인 곡으로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과 브람스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2025 서울시향 얍 판 츠베덴과 김봄소리’의 티켓은 좌석 등급별 1만~12만원이며, 서울시향 누리집(www.seoulphil.or.kr)과 콜센터(1588-1210)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서울시향 누리집 회원은 1인 4매까지 10% 할인을 받을 수 있고, 만 24세까지 회원은 본인에 한해 4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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