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35곡 고막남친 됐다...카운터테너 최성훈 첫 단독콘서트 감동

정통클래식에서 크로스오버까지 2개 콘셉트 소화

민은기 기자 승인 2022.03.21 17:56 의견 0
독보적인 음색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지난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 단독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EMK엔터테인먼트

[클래식비즈 민은기 기자] 이틀간 35곡을 노래하며 '고막남친'이 됐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첫 단독 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정통클래식에서 크로스오버까지 2개 콘셉트 소화하며 괴력 보이스를 선사했다.

최성훈은 지난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단독리사이틀 ‘Movement(무브먼트)’을 전석매진으로 마무리하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양일간 다른 프로그램, 다른 구성으로 실력을 뽐내 정통 클래식 카운터테너를 넘어 크로스오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성을 펼쳐냈다.

최성훈은 첫날인 19일에는‘1악장 클래식’을 주제로 총 17곡의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로 구성한 무대를 선보였다. 1부는 12인조 바로크 챔버 앙상블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함께 퍼셀, 헨델, 비발디, 모차르트의 오페라 아리아를 선보였는데, 카운터테너의 고전적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시간이었다. 화려한 기교부터 숭고하고 서정적인 아름다움까지 팔색조의 면모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최성훈의 새로운 모습을 선사했다.

인터미션 후 열린 2부는 피아노와 목소리만으로 무대를 채웠다. 최성훈은 모차르트, 슈베르트, 로저 퀼터, 한국가곡 등을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음성으로 전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감동을 선물했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지난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 단독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EMK엔터테인먼트

이날 정민성과 존노가 함께 초대 손님으로 방문해 훈훈한 무대를 꾸몄다. 팬텀싱어를 통해 우정을 쌓은 정민성과 존노는 최성훈과 각각 듀엣곡을 선사하고 각자의 독창곡도 불러,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사했다.

이번 공연은 함께한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 리코디스트 최세나의 활약이 돋보였다. 고색창연한 고음악 성찬을 펼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는데, 특히 비발디의 리코더 협주곡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음색과 경험을 제공했다.

최성훈은 팬텀싱어 첫 출연 때 불렀던 헨델의 오페라 ‘로델린다’ 중 ‘Vivi Tiranno’를 바로크 버전으로 불러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했고, 앙코르 무대에서 헨델의 ‘울게 하소서(Lascia ch'io pianga)’를 피아노 버전으로 연주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2악장 크로스오버’를 주제로 구성된 둘째날은 음악감독 이범재와 12인조 챔버오케스트라, 5인조 밴드 구성에다 롯데콘서트홀의 파이프오르간을 사용해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간을 선물했다. 공연은 오르간 연주로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 ‘옴브라 마이 푸(Ombra Mai Fu)’를 들려주먀 시작해 ‘Danny Boy’ ‘When I Dream’ ‘A Lover’s Concerto’ ‘May It Be’ 등 주옥같은 노래의 향연이 이어졌다.

첫날에 이어 정민성이 또 한번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최성훈과의 돈독한 우정을 전했으며, 최성훈은 이날도 총 14곡의 노래를 관객에게 선사하며 이틀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전날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과의 협연으로 고음악 음색을 선물했다면 이날은 오르가니스트 최규미가 또다른 주인공이었다. 웅장한 오르간과 최성훈의 고아한 음색이 어우러지는 경험은 마치 유럽의 오래된 성당의 무대를 옮겨온 듯했다.

최성훈은 이날 공연에서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우승한 노래였던 데이비드 가렛의 ‘Io ti penso amore’를 불렀는데, 이 곡은 보통 가성을 사용하는 카운터테너의 음색을 중간 부분부터 흉성으로 바꾸어 부르면서 관객들에게 탄성을 자아냈다. 또한 최성훈은 프랑스 유학시절 접했던 재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Fly me to the moon’ ‘고엽’을 밴드와 함께 재즈버전으로 선사했다.

최성훈은 이번 공연 ‘무브먼트’를 위해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아티스트 최성훈의 이야기’를 이틀에 걸쳐 하나의 이야기로 관객들과 나눴다. 카운터테너의 길을 걷게 된 계기, 유학 시절 에피소드 등 최성훈이 걸어온 길을 비롯해 이번 첫 단독 공연의 준비 과정 등을 진솔하게 전했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지난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 단독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EMK엔터테인먼트


2일차에는 그룹 ‘라포엠’의 멤버들과 깜짝 전화 연결을 진행하며 솔직하고 밝은 분위기로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아이유의 ‘마음을 드려요’를 열창하며 첫 단독 공연을 마친 최성훈에게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최성훈은 “이틀 간의 단독콘서트를 위해 총 35개가 넘는 노래들을 선곡하고 연습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첫 시작은 ‘옴브라 마이 푸’의 라르고(Largo)로 매우 느리게 열었지만, 마지막은 (앙코르로 노래한) ‘아다지오(조금 느리게)’로 마무리했다. 침착하게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우며 가고 싶고, 최성훈만의 속도가 담긴 무브먼트(악장)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첫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카운터테너 최성훈의 지난 19일과 20일 롯데콘서트홀 단독공연이 성황리에 끝났다. ⓒEMK엔터테인먼트


공연을 주최한 EMK엔터테인먼트는 “코로나 상황이 엄중한 와중에도 변함없이 공연장을 찾아주고 함께 공감해준 관객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성훈은 정통 클래식계 엘리트코스를 밟아온 카운터테너로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와 학사, 파리국립음악원(CRR de Paris) 최고연주자과정, 프랑스 베르사유 바로크 음악센터 수료, 스위스 제네바 국립고등음악원 석사를 마쳤다.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JTBC ‘팬텀싱어3’ 우승팀 라포엠에서 활약하는 동시에 새로운 장르를 향한 도전과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eunki@classicbiz.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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